천재의 탄생
곽영체: 전남완도교육청교육장(전강진교육청교육장)
세계적인 교육학자 불룸(Bloom)은 학문, 예술, 스포츠 등에서 세계적 성취를 이룬 120명의 천재들의 생애를 연구했다. 인물자신이나 그의 부모, 교사 주변사람들을 30년에 걸쳐 심층적으로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8가지의 결론을 내렸는데
천재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대개는 네 살 전후해서 그 영역의 활동을 시작했다. 모짜르트의 네 살 때 작곡, 다윈의 네 살 때 아버지와 함께 식물채집, 바이올린의 장영주도 네 살 전후부터였다.
천재들은 대개 부모나 가족 중에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활동으로 인도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모짜르트의 아버지는 음악교사였고 다윈의 아버지는 생물학자였다. 장영주의 부모는 음악가이다. 여기에 유전적인 요인으로는 해석할 필요는 없고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닮으려는 강한 동일시의 심리기제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부모가 책상 앞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아이가 책상 앞에 앉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천재들의 집에서는 그 일이 유별나고 희한한 일이 아니라 의례 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천재에게는 그의 활동이 그의 삶의 일부이고 아침이면 젓가락으로 밥 먹는 일과 같은 것이다.
천재들은 엄청난 양의 수련시간을 자신의 활동에 쏟는다. 정상급 피아니스트는 초등학교 때 하루 서너 시간, 중등학교 때 6,7시간, 대성기엔 하루 10여 시간이상 연습에 몰두 한다. 정상급 학자나 스포츠 천재도 보통사람으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고행의 연습시간을 갖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좋은 본보기이다.
천재들은 유난히 자율적이다. 타율을 싫어한다. 긴 시간의 연습도 혼자서 알아서 한다. 아인슈타인도 그랬고 에디슨도 그랬다. 스스로 하고 싶어 그 일을 한다.
천재들은 그 활동의 재미에 홀려있고 물리학이나 스포츠나 피아노나 그저 오묘한 세계에 심취해 근본적으로 내재적인 동기에 의해 노력한다.
천재들에겐 성장단계마다 스승이 있었다. 원초적인 스승은 부모이고 초등학교 때 스승은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실력자이며 중등학교 때는 전문적인 기량을 길러주는 스승이 있었고 대성기엔 세계적인 수준의 스승으로부터 철학과 삶의 스타일을 배웠다.
천재는 남에게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그가 천재가 되기까지 시종일관 뒷바라지 해주는 헌신적인 후견인이 필요하다. 대부분 부모가 그 일을 맡기 때문에 천재의 뒤에는 부모의 희생이 따르면서 탄생하는 것이다. 천재는 홀로서지 못한다. 좋은 스승을 만나는 천행(天幸)이 없으면 천재는 홀로 탄생하지 못한다.
위 모든 조건을 다 갖춘다면 천재로 자녀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그 조건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창조적인 천재를 만들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천재란 다른 사람의 생을 희생으로 하면서 탄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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