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행사차 온 외지인도 힘모아 "박근혜 퇴진" 함께 외쳐
3일 저녁, 어느 한 단체 25명이 송년회 겸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었다. 절반은 광주에서 온 고향사람들이었다. 7시 쯤 송년회가 끝나자마자 누가 촛불집회에 참여하자는 말을 하지 않았어도 강진 아트홀 밖 광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미 와서 촛불집회를 하고 있던 군중들과 합세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촛불집회가 자발적임을 말해주는 움직임이었다.
광주 금남로에서는 3일 오후 15만 시민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며 박근혜 탄핵 가결을 촉구했고, 전국적으로는 232만의 촛불이 훨훨 타올랐다. 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이러한 촛불집회로 새누리당 비주류가 4일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기로 태도를 바꿨다. 박근혜 탄핵이 통과되느냐 마느냐 열쇠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비주류가 3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보고 탄핵 동참을 밝힌 것이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4월 말 대통령 퇴진, 6월 말 대선’ 당론 채택에 동참했었으나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가 4일 급선회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월에 퇴진을 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다 해도 9일 열리는 탄핵안 표결에 참여할 뿐 아니라 만나자고 해도 만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이에 야3당의 탄핵 추진도 탄력을 받게 되었는데, 야3당으로는 탄액안을 가결시킬 수 없는 상태에서 여당 찬성표 28표가 보태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은 가결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탄핵이후에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야당의 모습이다. 강진에서 2년간 칩거를 하고 떠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리부터 바꾸는 게 정도(正道)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광장 민심이 ‘바로 물러나라’이니까 정치권은 그 이후를 생각해야 되는데 대책이 없다"며 “정치권이 9일 탄핵한다고 하면 그전에 우리가 원하는 사람을 총리로 내세우는 게 정치권의 책임이며 탄핵이 가결되면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인데 그게 국민이 원하는 것이냐”며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탄핵이 부결될 경우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성난 민심이 국회로 향할 것이고,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촛불집회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권의 분위기로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촛불집회에 참여한 한 군민은 “국민 10명 중 7명이 ‘당장 물러나라’이고 ‘질서 있는 퇴진은 말이 안 된다’고 거부하고 있다”며 “촛불집회는 박근혜가 하야 또는 탄핵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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