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농협에 손바닥 비벼서야 되겠는가”
강유신(69)씨는 20년 전에 평택에서 도암면 신리마을로 내려왔다. 평택에서 목장을 했던 강 씨는 지인을 통해 당시 6,529평의 땅을 평당 만원에 사서 개간을 했다. 신리마을에서도 목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해태우유에 우유를 납품하기 위해 이곳에 목장을 계획했던 강씨는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목장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해태우유가 망해 우유를 납품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목장을 하려했던 땅에 배나무를 심었다.
땅을 버려둘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배나무를 심으면 돈을 번다는 소리에 배를 심었다. 하려했던 목장도 뜻대로 안됐지만, 땅 구입부터 가까운 사람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고는 비애를 느꼈다는 강씨, “나중 알고보니 당시 삼천 원 하는 땅을 내게 만원에 팔아먹었더라고요.” 믿고 땅을 구입했다는 강 씨는 시작부터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고, 이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서 여러가지 상처를 받은 말들을 쏟아냈다.
“강진은 텃새가 심해서 타지 사람이 와서 살기 힘들어요.” 도로문제로도 이웃과 약간의 다툼이 있었던 것을 털어놓았다. “사실 여기서 20년이나 살았지만 나도 언제 떠날지 모를 사람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타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굉장히 경계심을 하고, 배도 해남에는 팔아먹어도 강진에는 못 팔아먹으니, 농협은 농민을 위해서 있는 곳인데 자기네 물건만 팔아먹을라 하고 농산물은 안 팔아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제 배 농장을 팔거나 임대를 하거나 해서 여기를 떠나고 싶다”며 “시골이 주변환경이 좋아서 그나마 환경 때문에라도 살게 되는데, 먼지를 내는 기업과 오리농장 등이 들어서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군에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을 대우해야 하는데, 진급은 딴 사람이 한다”며 “명산이 있는 곳에 주변환경을 해쳐놓고 거기다 구름다리를 해놨다”고 비판했다.
또 강 씨는 “95년도만 해도 강진 장에 나가면 발을 들여놓지 못할 정도로 붐볐다”며 “지금은 이웃군보다도 못한 시장을 보게 되니, 안타깝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민원을 없애기 위해서는 군의원을 없애야 한다”며 “군의원을 뽑아 봉급만 나가고 있고, 군수도 제대로 일을 하기 힘들고 서로 봐주기식 행정은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살았어도 정이 안가는 지역이다. 강진은 바뀌어야 한다”며 언젠가 있었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그때 배가 떨어지면 빚이 있는 사람에게 1년치 이자를 탕감해준다는 소식을 알았는데, 그런것도 농민에게 전혀 물어보지도 않고 지들 맘대로 써 올려서 혜택을 못 받게 한 행정이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나주 가서 정보를 듣고 알게 되어 물으니 그때서야 통사정을 하고 또 나중 진급은 하더라”며 “공무원은 시민을 위해서 일을 해주어야 하고,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씨는 무엇보다도 농촌에서는 환경문제를 중요시 생각해야 발전할 수 있음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태풍 볼라벤이 왔던 12년도에 배가 거의 다 떨어져서 군에서 무상으로 비료 등을 구입할 돈을 주었던 때를 떠올렸다. “300평 짓는 사람이나 6,000평 짓는 사람이다 돈을 똑같이 주면 그게 맞는 행정이냐”며 “차이를 두고 줘야지 조사해보지도 않고 책상머리에서 처리하니 말이 되냐”고 따지듯 물었다. 또 “2014년 태풍 때도 무이자 융자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군에 전화했을 때 아니라고 대답하더니, 농림부에 전화하고 확인해서 따졌더니, 그때서야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하더라. 아는 놈이나 찾아먹지 모르는 놈은 안줘불고 그래서야 쓰겠냐”고 말했다. 또 그는 “군직원이 사정사정하며 실무자가 장가가게 되어 돈을 못 올려준다고 하니, 그런 상황이면 누군가 그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나서지 않으면 전혀 못 찾아먹고, 중앙을 상대하여 알고 따지면, 그때서야 움직이는 행정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농민을 바보로 아는지 이자 갚으라고 독촉이나 해서 농가 부도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올해 5월부터 가뭄이 들어 매일 쿨러를 24시간 돌리고 있다“며 ”하루 80~90톤 물을 주고도 부족하니, 7월말 출하해야 할 배인데, 이런 상태가 좀 더 지속되면 출하를 제대로 할지 걱정이다“고 한숨이다. 더구나 작년에도 배금이 형편없이 떨어져 마이너스가 되었다”며 “이곳은 돌이 많아 돌을 엄청 주어내면서 이 고생을 해서 이뤄놨는데, 노력한 만큼 돈은 안 되니 농사가 참 어렵다”고 털어놨다.
강 씨는 현재 배 6천평과 감 1천평을 하고 있으니 큰 규모다, 그는 “강진에서 배가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도 특산물에 배는 아예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강진배는 기후와 해풍이 맞아서 매우 우수하다”며 “군에서 박스 등 이라도 보조해주면 좋을텐데 하나도 없고, 외지사람들이 강진에서도 배가 나오냐고 묻고 있으니 배를 제대로 팔 수 있겠냐, 사실 그래서 강진배는 경매장에서도 돈을 덜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마지막으로 “농민은 자신의 농산물을 무조건 좋게 만들어야 하고, 농협에 농민이 손바닥 비벼서야 되겠냐”며 “농사지어 수익을 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하고, 나는 20년간 고생만 한 것 같다”면서 “빨리 비가 내려 7월에 제대로 배를 출하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유신(69)씬는 아내 차사금(67)씨와 배농사를 짓고 있으며, 1남2녀를 두었다. (이현숙 기자
강진 귀농 20년... 어려운 농사일 보다 더 힘든 ‘인심’
다음 귀농세대를 위해서도 “강진은 반드시 바뀌어야”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