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강진군이 개최한김영랑 선양사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에 전문가들과 주민 60여 명이 참여, 지금까지 추진했던 영랑선양사업에 대한 향후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등 영랑 김윤식 시인(1903~1950)의 브랜드 격상을 위한 영랑시문학상 운영의 쇄신을 요구하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송하훈 영랑기념사업회장은김영랑 선생 선양사업 추진 실적 및 현황이란 주제 발표에서 영랑시문학상 상금(1천만 원)이 16년 전이나 현재나 변함없다면서영랑 시인의 무게감으로 보아 상금 증액은 불가피하며, 강진군의 의견을 받아들여영랑시문학상 운영위원회의 설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선주 광남일보 문화특집부장은국내 문학상의 현주소와 개혁방안의 주제발표에서 대부분의 문학상들이 정실주의나 연고주의, 나눠 먹기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문학상의 건강성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영랑시문학상 역시 한계점이 노출돼 있는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운영위를 조직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덕규 단국대 예술대학장은김영랑 문학콘텐츠의 발전 방안과 전망이란 주제발표에서문학상 운영은 먼저 운영위가 꾸려지고, 그 운영위로 하여금 심사위원을 선정토록 하는 게 기본이라면서영랑의 문학자원은 전국화 할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기에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나 중앙언론사와의 연계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선기 박사(시문학파기념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선 김영랑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애정이 그대로 투영돼 나타났다.
김영랑 선생 선양사업 추진 현황과 향후 발전 방안
송하훈 (사단법인 영랑기념사업회장)
제1부 영랑문학제와 영랑시문학상의 역사
영랑시문학상을 시상한 지 올해로 제16회가 되었다. 다른 권위 있는 문학상에 비해 그 연륜이 짧지만 이제 시단에서 영랑시문학상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영랑시문학상이 2000년 초에 제정되기 전에는 영랑문학상이 시상되고 있었고, 그 시상의 주최는 3류 시문학지였다. 그러다 보니 수상자들도 갓 신인에 가까운 시인이었고, 그 문학지를 사서 보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그만큼 시문학지는 일반적인 시문학지에 비해 수준이 현저히 낮았다.
따라서 영랑의 이름에 반해 영랑문학상은 권위도, 시단에서의 인정도 없는 상태로 수년 간 지속되고 있었는데, 명색 영랑문학상이 다른 문학상에 비해 지나치게 초라하다는 말을 유족의 한 사람에게 했더니 그 분은 이렇게 답변을 했다.
“부친의 이름으로 문학상을 제정, 시상하겠다는데 유족으로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현재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모란촌문학동인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사단법인 영랑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켰고, 영랑문학상이 아닌 영랑시문학상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당연히 영랑문학상을 운영하는 시문학지 주간으로부터 거친 항의가 잇따랐다.
“이번 영랑문학상의 수상자가 모 경찰서장인 줄 모르느냐? 김대중 정부 말기에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은 김대중 정권에 별로 좋지 않는 일이다.”
너무나 황당하고 무례한 항의였는데, 어쨌든 영랑의 이름을 건 문학상이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영랑시문학상의 제정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제가 정관을 만들고 창립위원들을 위촉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금 출연자를 모색했는데, 마침 서울의 강진출신 출향인이 2천만 원을 기부하여 제1회 영랑시문학상 시상을 할 수 있었다.
제1회 영랑시문학상의 상금은 1천만 원으로 시단의 문학상 가운데 가장 높은 상금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영랑시문학상의 권위에 부합되었던 것이다.
제1회 수상자는 송수권 시인이었다. 심사위원은 유종호, 오세영, 김용직 교수 등이었는데, 영랑의 시세계를 가장 계승 발전시키는 시인을 뽑자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으로 송수권 시인을 제1회 수상자로 정했다. 제1회 수상자야말로 영랑시문학상으로서의 면모를 제시하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1940년 전남 고흥 출신인 송수권 시인은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문공부예술상, 서라벌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영랑의 서정시를 가장 계승한 시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당시 영랑기념사업회는 영랑시문학상의 권위를 위해 서울 중앙지와의 공동주관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일보 문화부장을 만나 상의를 했었다. 한국일보 주필과도 타진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신문사에서 희망하는 부동산내지는 자금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불발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영랑시문학상이 권위도 지켜지고 시단의 역사적 기록은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와 시학>사와 공동주관으로 제1회 영랑시문학상을 시상하는 한편, <시와시작>사에서는 수상자를 특집으로 싣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제1회 영랑시문학상의 출발은 순조로웠고, 시단에 커다란 반향을 가져왔다. 서울의 중앙지와 방송국에서는 영랑시문학상의 출발을 알리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문단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초대회장은 1억 내지 2억 원의 사업비를 기부해서 이어가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자 <시와시학>사에서는 영랑시문학상의 권위를 위해 중단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스스로 2회~3회의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였고, 수상자를 특집으로 실었다.
기왕 발족된 영랑기념사업회에서는 군비와 국비 포함해 거창한(?) 문학상으로 발돋음 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강진군의 비협조로 불발되고 말았는데, 황주홍 군수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시와시학>사에서는 단독으로 황 군수를 만나 협조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전석홍 전 전남도지사가 앞장섰는데, 강진군에서 매년 5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 약속함에 따라 제4회 영랑시문학상 시상과 함께 영랑문학제가 강진 영랑생가 일원에서 웅대하게 치러지기 시작했다.
영랑문학제와 영랑시문학상을 시상하면서 장관상을 내건 전국영랑백일장을 개최해 사실상 영랑을 기념하는 행사다운 행사가 지속되었다.
한편, 시문학파기념관이 생기고 영랑 선생의 3남 김현철 선생이 시문학파기념관에 몇 해 상주함에 따라 영랑문학제 및 영랑시문학상 시상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되었고, 서울 영동농장 김용복 명예회장이 영랑기념사업사업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는 탄탄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왜냐하면 김용복 회장은 사비 1억 원 이상을 기부하여 영랑기념시업회와 사무국을 활성화시켰기 때문이었다.
제2부 <시와시학>사와 결별 후 <시작>사와 공동주관
제1회를 제외한 제12회까지 영랑시문학상 수상자 심사는 <시와시학>사에서 도맡아 해왔다. 물론 수상자들을 살펴볼 때 우리나라에서 기라성 같은 시인들이 수상했음을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또한 행사 때마다 많은 시인들이 참여해 영랑문학제와 영랑시문학상 시상은 누가보아도 올바르고 영랑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로 비쳐졌다.
그런데 문제는 <시와시학>사에서 독점 심사를 함에 따라 마치 우리나라 유명시인들을 줄 세워 시상하는 것 같은 인상이 있었고, 영랑기념사업회에서 추구하는 영랑의 시세계를 계승 발전시키는 시인과 무관한 수상자가 배출되는 듯한 인상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전문성을 이유로 심사를 독점함에 따라 그에 따른 심사의 공정성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일은 시단에서 의구심을 느끼는 말들이 나돌기까지 했다.
이에 영랑기념사업회측에서는 심사위원을 선출함에 있어 독단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5대5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 운영위원회를 두어서 <시와시학>사 측 주간이 참여하는 방식보다도 그쪽의 비중을 절반 주기 때문에 크게 서운함을 느낄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수상자의 특집을 계속 편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영랑기념사업회 의견은 묵살되고 말았다. 결국 <시와시학>사에서 독단적으로 심사위원을 선정하였고, <시와시학>사 주간은 단골 심사위원으로 연이어 관여를 하였다.
이에 영랑기념사업회는 그러한 독주를 막고 건전한 심사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시와시학>사와의 결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나중 영랑기념사업회측의 안을 수용하겠다는 의견이 뒤늦게 전달되었지만 10년이 넘도록 해온 올바르지 않는 심사방식을 어떤 형태로든 고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결별을 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시전문지에 영랑시문학상 수상자의 특집을 중단할 수는 없어 서울 <시작>사와 공동주관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특집과 함께 심사위원을 5대5로 구성하자는 계약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시작>사로 옮긴 후 수상자로 고진아 시인, 고재종 시인, 오세영 시인, 오봉옥 시인들이 수상함에 따라 시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과정을 진행함에 있어 강진군 해당 과의 깊은 관여나 간섭이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하였음을 말해두고 싶다.
제3부 영랑시문학상의 상금과 영랑문학제 운영의 문제
영랑시문학상의 제1회 상금이 1천만 원으로 16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1천만 원 그대로이다. 16년 전에는 상금의 무게도 있었으나 그 후 많은 문학상이 탄생되고 상금도 대폭 오르는 추세이다 보니 영랑시문학상의 상금은 적은 축에 들고 있다.
예를 들어 제1회 영랑시문학상의 수상자였던 송수권 시인의 문학상이 고흥군에서 제정되었는데, 그 본상 상금액이 무려 3천만 원이다. 30회가 넘도록 시상을 해온 정지용문학상의 경우에도 상금이 2천만 원이어서 영랑시문학상의 상금이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상금이 문학상의 권위를 크게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랑에 걸맞는 상금이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2019년 강진군의회 모 군의원은 강진군 해당과 책임자와 대화를 통해 상금을 2천만 원으로 올릴 것으로 공감대를 가졌지만 불발이 되고 말았다. 요컨대 상금이 다른 문학상에 비해 적다는 점을 공감하고 예산에 올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중 이유를 물었더니 운영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고, 다시 공동수상자를 선정했기 때문에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두 가지 이유는 잘못된 지적이 아니지만, 그러나 영랑의 문학적 성과와 문학사적 위치를 기리는 영랑문학제와 영랑시문학상의 본질에 찬물을 끼얹는 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가타부타 말 한 마디 없었기 때문이다.
운영위원회 구성은 심사를 올바르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 누가 보아도 올바른 심사, 올바른 심사위원의 선정을 통해 수상자가 선정되어야 한다고 할 때 운영위원회의 장치는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전자에서도 밝혔듯이 <시와시학>사의 10년 이상의 독주를 막는 일이 영랑기념사업회로서는 급선무였다. 거듭 강조하는 말이지만 전적으로 심사를 주관하였기 때문에 5대5로 나누어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결국 <시와시학>사의 거부로 일단 <시작>사로 옮긴 후 수상자 특집을 실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였지만 정작 <시작>사로 가는 금액은 전국백일장 광고료 1백만 원에 불과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밝힐 것은 2009년도 경우 상금을 제외한 1천2백 만원이 <시와시작>사로 지급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거기에는 심사료가 포함되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금액이 지급되어 왔으나 <시작>사에는 겨우 1백만 원의 광고료뿐이었다.
1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물가는 올라갔고, 무대비 · 심사료 등이 상승했기 때문에 예전처럼 공동주관측에 흡족한 예산을 반영할 수 없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예산이 늘어나기는커녕 제자리였고, 오히려 예산이 줄어든 상태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전국영랑시낭송대회의 경우 별도의 예산 5백만 원이 책정되었으나 몇 년 전부터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랑시낭송대회를 해야 한다는 강진군의 주장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치루긴 치렀지만 시상금, 심사비 등 열악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다.
예산 문제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얼마나 열악한 상태로 영랑문학제를 열고 있는지 지출내역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전국영랑백일장 역시 장관상을 내건 백일장답지 않게 입상자 수나 시상금 등이 열악한 상태로 추락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으로는 공동수상자를 냈기 때문에 상금의 증액을 거부했다는 강진군의 답변이다. 물론 강진군의 의견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수상자 내역을 살펴볼 때 그와 같은 의견과 지적은 설득력에 있어서 약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제4회와 6회, 7회, 8회, 9회 등 다섯 번에 걸쳐 본상 외에 우수상이 시상되었고, 제11회에는 특별상이 시상되었으며, 12회에는 범대순, 김종철 두 시인이 공동수상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전으로 심사를 도맡았던 <시와시학>에서 결정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공동수상자는 이미 영랑시문학상의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고, 여러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무엇보다도 강진출신이자 강진의 문학 발전을 위해 그 공이 지대할 뿐 아니라, 시단에서 무게가 있는 시인이었다.
영랑시문학상 시상이 16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영랑의 시세계를 계승 발전시키는 강진출신의 시인이 수상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박수와 격려를 보내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강진에서도 영랑시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중견시인의 탄생은 강진의 자랑이자 자긍심이기 때문이다.
공동수상자를 뽑고 안 뽑고는 심사위원 의견이다. 당연히 주최측의 의견에 따라 1명의 수상자를 뽑아야 옳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공동수상의 의견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춘문예나 장편소설 공모 심사 때에도 지극히 드물지만 공동수상자를 뽑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심사위원들이 그런 의견을 내고 주최측에서 받아들일 때 가능한 일로 사료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상금은 증액되지 않았는데, 애초부터 상금의 증액이나 사업비의 증액에 대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군에서 상금 증액을 하겠다고 영랑기념사업회에 통보한 후 아무런 말 한 마디 없이 예산에 반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의견을 내면 될 일이요, 확실하게 군의 의지를 밝히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군의 의견이 충분히 옳다고 판단되므로 정관 제4조 7항, <영랑시문학상 시행을 위해서 별도로 운영위원회를 둘 수 있다>는 근거에 의해 운영위원회 설치를 적극 추진토록 노력하겠다.
운영위원회는 영랑기념사업회 임원 2명, <시작사 주간 및 편집위원 2명, 군의 해당과장, 당해 연도 수상자, 중견시인 1명, 문학전문 교수 1명, 문학단체장 2명 등으로 구성하면 좋을 듯싶고, 공동수상자나 우수상을 결정할 때는 운영위원 전원이 찬성한 경우에만 하겠다.
그런데 왜 열악한 조건 속에서 영랑문학제와 영랑시문학상을 운영함에 있어 예산 증액에 대한 의견은 없었던 것일까?
몇 년 전 군에서 영랑문학제를 격년제로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영랑시문학상 시상도 격년제로 바뀌어 지는 데, 이럴 경우 영랑시문학상의 시상이 아예 없는 것이 좋을 수 있을 만큼 그 위상이 추락된다는 우려가 발생될 수 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격년제만이라도 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따른 예산증액은 불가피하다. 예산이 증액되지 않고서는 특히 전국영랑백일장, 전국영랑시낭송대회가 그만큼 위축되기 때문이다. 또한 상금의 증액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불가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병영성축제는 5천만원의 사업비에서 1억 원으로 껑충 뛰는 것에 반해 영랑문학제는 상금 증액 문제만으로 갈등이 유발되는 것을 보면 혹시 블랙리스트 제1호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문화예술은 가만히 지켜봐주는 것이 최대한 그들을 도와주는 일이다”
한 가지 예 하나 들어보겠다. 영랑문학제를 할 때 강진출신 작가 중 책을 낸 사람들이 참여해 사인회를 실시한 바 있었다. 1인당 책 10권씩이었는데, 당연히 책값을 지불했다. 이는 강진작가들을 격려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했으나 영랑을 기념하는 사업 외에는 일체 해서는 안 된다는 관여로 중단되고 말았다. 물론 그 간섭은 맞는 것 같지만 강진의 문학인이 함께 즐기는 문학제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과는 거리가 먼 일이 아니겠는가. 강진의 작가들이 활발히 문학행위를 하는 것도, 그들을 격려하는 것도 영랑의 시세계를 계승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틀린 말일까?
제4부 영랑을 통한 강진의 희망
영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인임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영랑은 일제 강점기 말기에 유명한 시인들이 거지반 친일문학을 할 때, 붓을 꺾을지언정 친일문학을 하지 않았고 저항시를 썼던 서정시인이다.
이러한 영랑이 강진출신임을 생각할 때 우리는 영랑의 업적을 기리는 한편, 영랑의 시세계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첫째는 사업비와 상금의 증액이 절실하다.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산이 똑 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전국영랑시낭송대회까지 떠맡고 있는 상황이다. 적어도 영랑문학제와 영랑시문학상이 어떤 행사에 비해 탄탄한 토대 위에 진행되어야 한다면 예산의 증액은 불가피한 것이다.
둘째는 시집, 시화 등 영랑 선생과 관련된 문화사업을 관광사업과 연계해야 한다. 군에서 지원하는 모든 사업에 있어서 상패는 청자로 만들어 전달하듯이 모란을 통해 영랑과 연계된 청자사업과 연계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이미 영랑기념사업회는 영랑 선생과 관련된 문화사업을 일체 유임한다는 유족대표의 위임장을 받은 바 있다.
셋째는 인문학적 차원에서 영랑이 많이 다뤄져야 한다. 세계모란공원을 만든 것도 중요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 영랑에 관한 동화책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이런 사업이 전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강진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영랑을 심어주는 일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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