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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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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시인 '겨울을 부르는 주술(呪術)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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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부르는 주술(呪術)비
김남현
겨울을 부르는 주술비가
겹겹이 쌓인 미세 먼지를 씻어 내는가.
마지막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잎 새는 오돌 거리며 떨다가
빗물 안은 채 마지막 가을을 데리고
흙으로 귀의 머나먼 시간 여행을 떠난다.
겨울을 재촉하는 빗소리 속에
가을이 매달린 구슬나무에
때까치 떼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그리움의 신열이 싸늘한 비안개에
젖은 몸을 감싸고 안고
차갑고 불안한 시간을 때때로 퍼 나른다.
문턱 가까이 온 겨울, 비 갠 후엔
뼈 시린 엄동을 온 몸으로 안고
삭막하고 험상한 겨울 속을 걸어야 한다.
앙상한 뼈들을 숨기기 위해
푸르게 살집을 늘리는 나무들이
쉼 없이 하품하듯 아가미를 부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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