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온 길 윤재준 (주)선도소프트 사장 회고록
애들과 만남
큰 애는 은영이고 작은 애는 덕규라고 불렀다. 마침 브라질 대사 부인이 브라질에 가는 길에 LA 를 들르게 되면서 그 부인 편에 애들을 보내기로 했다. 그 때 은영이는 만 5살이고 덕규는 만 3살이었다. 자기들이 어떤 처지인지 알기 때문인지 예방 주사 때문에 몸이 불편했지만 여행 중에 얌전하게 군 모양이었다. 애들이 성숙하게 굴어서 어려움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비행기가 도착하고 애들이 나타날 때까지는 우리 모두가 긴장했다. 애들을 보는 순간 아내는 눈에 눈물을 보이면서 반가워 했지만 여행에 지쳤는지 애들은 냉랭했다. 은영이는 엄마 아빠라고 말문을 열었지만 덕규는 말이 없었다. 다만 누나에게 딱 붙어서 우리를 피하는 눈치였다.
아내는 아들이 벙어리가 된 줄 알았는데 마침내 덕규가 말문을 열었다. 자기 누나가 비로드 기지로 된 원피스에 혁대를 매고 있었는데 ‘언니 이것이 삐틀어졌어’ 라고 혁대의 버클을 똑바로 가운데로 맞추어 주었다. 그리고는 또 말이 없었다. 아들은 거의 40살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무엇이든지 똑바로 되어야 하고 말수가 적은 성격은 변함이 없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한국에 계실 때 우리들 사진을 보이면서 이 사람은 엄마고 이 사람은 아빠라고 수없이 이야기 했다지만 실감이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애들과 첫날은 큰 이모 집에서 보냈다. 아내는 애들을 데리고 자고 싶어 했지만 덕규는 자기 누나 옆에 붙어서 엄마를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직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도 않고 환경이 바뀌고 예방 주사 열 때문에 밤에 깨어서도 ‘언니 언니’ 하면서 자기 누나만 찾았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는 애들을 끔직히 사랑하고 돌봐 주셨다. 어느 부모보다 더 정성을 쏟으셨다. 애들을 미국에 보내 놓고는 마음을 잡을 길이 없어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셨다. 그리고는 돌아가실 때까지 거의 30년 이상을 열심히 신앙 생활 하시면서 노후 생활을 하셨다. 처갓집은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 자녀들도 전부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 더 무섭다고 했던가. 애들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끔찍하게 생각한다. 두 분께서 하와이에 이민 와서 사실 때 애들은 무슨 명절이면 꽃과 용돈을 꼭 보내 드리곤 했다. 지금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기일이면 하와이에 들러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마음을 기리곤 한다.
l실리콘밸리 (Silicon Valley)
Stanford 대학은 환경과 기후가 좋은 샌프란시스코 (San Francisco) 베이 에어리어 (Bay Area) 에 있는 팰러앨토 (Palo Alto) 시에 위치하고 있다. 팰러앨토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로 40분, 산호제이 (San Jose) 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다. 베이 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Golden Gate Bridge) 밑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빠지는 만 (bay) 이다. 이 만 주변에 거의 30개도 넘는 크고 작은 도시들이 둘러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로는 위에 샌프란시스코와 아래 산호제이가 있다. 그리고 금문교와는 V자 형으로 뻗은 베이 브리지 (Bay Bridge) 다리를 건너면 버클리 (Berkeley) 시가 있고 여기에 캘리포니아 (California) 주립 대학의 하나인 UC 버클리가 있다. 그러므로 베이 에어리어에는 미국의 일류 대학 중 스탠포드와 UC 버클리 두 개가 있는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에서 남쪽으로 차로 10분 거리에 싸우스 샌프란시스코 (South San Francisco) 가 있고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LA 에 있는 LA 공항과 더불어 미국 서부의 주요 관문으로서 쌍벽을 이루고 있다.
싸우스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제이 사이에는 컴퓨터, 전자, 통신, 최근에는 바이오 분야에 수많은 첨단 기술 기업들이 모여 있다. 컴퓨터 칩 (Chip)이 실리콘 (Silicon) 으로 만들어 지고 이러한 칩을 사용한 첨단 산업이 여기에 활성화 되어 있으므로 산타클라라 (Santa Clara) 시를 중심으로 그 일대를 실리콘밸리 (Silicon Valley) 라 부른다. 여기에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데이터 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 (Oracle), 컴퓨터 칩 설계 업체인 인텔 (Intel), 컴퓨터와 전자기기 업체인 휴렛패커드 (Hewlett-Packard) 및 최근에 오라클에 인수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Sun Microsystems)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많은 기업들이 있다.
이러한 실리콘밸리는 스탠포드와 버클리 대학에서 이 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길러지고 기업과 대학 사이에 기술적인 협력이 계속 이루어진 결과라고 믿는다. 대표적인 예로 초창기 스탠포드 대학 전기전자과 교수인 프레더릭 터만 (Frederick Terman) 은 자기 제자들인 빌 휴렛 (Bill Hewlett) 과 데이비드 패커드 (David Packard) 에게 회사 설립을 하도록 지도했다. 이렇게 해서 휴렛패커드 회사가 탄생했다. 자연 실리콘밸리에는 이들 기술들을 사업화 하는 벤처캐피탈 (Venture Capital) 회사들이 생겨났다. 이렇게 해서 실리콘밸리는 첨단 기술 산업의 요람이 되었고 세계의 첨단 기술 산업을 만들어 내고 또한 이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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