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량횟집 등에도 손님 전혀 없고 양식업자 “날벼락 기분”
소문피해 확산이 더 문제, 피해보상‧어장 축소 등이 해결책
과학적으로 별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오염수’란 용어도 달리 써야한다는 정부 발표가 무색할 만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24일부터 현실화되면서 어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특히 추석을 한 달 남짓 앞두고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상태다.
마량 수협어판장에서 해산물을 판매하는 박 모(64)씨는 “방류가 되기 전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며 “토요일에나 조금 있을 뿐 평일에는 전혀 없어 놀다 가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고기를 100kg 사서 냉동에 넣은 사람도 생겨났다”며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량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죽을 맛을 봤는데, 겨우 장사가 되는가 싶더니 일본의 방류로 인해 일요일인데도 손님도 없고, 다니는 사람도 없으며 토요일마다 다니는 ‘남도한바퀴 버스’도 오지 않았다”며 “추석 대목이 큰일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뾰쪽한 방법이 없어 그저 상황을 주시할 뿐이다”며 “코로나땐 끝날 날이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오염수 여파는 후손들까지 미친다니 앞날이 캄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은 어판장이나 횟집 뿐 아니라 양식업자들도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마량에서 명진수산을 운영하면서 이번에 새어업인상을 수상한 김사우 대표는 “전복 양식에 있어 생산량은 많아져 가격이 반토막으로 뚝 떨어진 상태에서 후쿠시마 여파가 일어났다”며 “투자액은 많은 데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그저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가 있다는 쪽, 없다는 쪽 등의 의견들로 소문피해가 더 문제이다”며 “피해보상과 함께 어장을 축소하고 어선 역시 감척을 하는 것이 해결책이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는 또 “2021년 7월 5일 600mm 폭우가 내려 전복농가 30여 양식장이 100% 집단폐사가 되었는데 겨우 일어서려니까 이런 일이 발생해 큰일이 아닐 수 없다”며 “김양식이나 매생이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말뚝을 박아야할지 박지 말아야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범석 강진군수협조합장은 “25일 오전 9시부터 수협중앙회에서 국민의 힘 핵심 멤버들과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며 “후쿠시나 오염수 방류 후 피해가 생겼을 때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의견과 미리 놀라서 소문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말들이 나왔고, 저리자금 지원과 시식회 등을 통해 홍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마량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상인 역시 울상이다. 오염수 방류로 인해 걱정하는 손님들을 설득하느라 몹시 힘들다는 것이고, 평소보다 손님들이 아예 없다시피 해 살길이 막막하다는 하소연이었다. 또 추석대목에 제사용 건어물이 많이 팔리는데 하필 추석을 앞두고 방류를 할 게 뭐냐고 울상을 지었다.
그런데 수산업의 한 어민은 “후쿠시마 방류는 제주도를 비롯해 다른 바다로 흘러갈 수는 있겠으나 완도 이쪽 강진해안은 조류상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지역은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큰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올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3만1200톤을 방류할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한덕수 총리는 24일 “30여년간 계속될 방류과정에서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정보를 공개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23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안정성 조사를 1200건으로 확대하고, 도내 4개 해역 대상 방사능 실시간 측정, 방사능 광역 감시용 어업지도선 1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송하훈 기자)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 일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2013년 3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오염수 처리 시작
2015년 8월 도쿄전력, 후쿠시마 어업현동조합연합회와 ‘관계자가 이해하 지 않으면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는다’ 문서로 합의
2016년 6월 일본 전문가 회의, 5가지 검토안 중 바다 방류 의견 공표
2018년 8월 오염수 탱크 약 70%에서 방사능 물질 기준치 이상 포함 밝 혀져
2020년 2월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바다 방류지지 발언
2021년 4월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오염수 바다 방류 결정
7월 국제원자력기구, 오염수 방류 안전성 검증 일본과 합의
2023뇬 5월
23~24일 한국 시찰단, 후쿠시마 제1원전 방문
6월 26일 해저터널 1030m 등 방류 위한 설비 공사 완료
7월 4일 국제원자력기구 ‘국제안전기준에 부합’ 최종보고서 기시다 총 리에게 전달
8월 18일 윤석열 대통령,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국제원 자력기구 결과 신뢰”
8월 22일 기시다 총리, 관계각료회의 열고 24일 방류 개시 결정
8월 24일 오염수 460톤 첫 바다 방류 시작
<한겨레 제공>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