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풀어쓴 노자이야기(19회)
제 19장, 3가지 버리기
絶聖棄智 民利百倍 絶仁棄義 民復孝慈 絶巧棄利 盜賊無有
절성기지 민리백배 절인기의 민복효자 절교기리 도적무유
此三者 以爲文不足 故令有所屬 見素抱樸 小私寡慾
차삼자 이위문부족 고령유소속 견소포박 소사과욕
성스러은체 함을 그만두고 지혜로은체 함을 버리면 백성들에게 이로움이 백배가 될 것이다.
인자한체를 그만두고 정의로은체 함을 버리면 사람들에게 효성과 자애가 회복 될 것이다.
기교(재간)부리기를 그만두고 이익된 것을 버리면 도독이 없어진다.
이 3가지는 문명이긴 하지만 이것 자체만으로 써는 부족하다.
그러므로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물들이지 않는 명주실과 같은 순수함을 드러내 보이고 다듬지 않는 통나무의 투박함을 껴안으며 사사로운 이익을 적게 하고 욕심을 줄이게 하는 것이다.
공자는 부정과 타락으로 썩어가는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하여 천하를 돌아다녔다.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면서 성인을 말하고 현인을 말하고 수기치인을 외쳤지만 권세를 탐하는 자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눈독을 들이고 천하를 제 것 인 양 착각하며 무력으로 큰나라는 적은 나라를 침략하고 강자가 약자를 죽이고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사건이 끊일 사이 없이 자행되고 있었다.
춘추전국시대의 역사는 공자와 같은 대 성인이 필요 했지만 노자는 공자의 이러한 행위를 부질없는 짓이라고 하여 나무라 했다.
왜냐하면 공자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고 전쟁과 빈곤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자는 성스러움과 인자함과 지혜로운 사람이 제 아무리 생겨난다해도 오히려 백성들은 살기가 어려워지고 가정에는 불효와 불화가 계속되고 사회에는 강도와 도적이 끊일 사이 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앞에 인위적이고 도덕적인 쇠사슬을 끊어버릴 것을 주장 하고 나섰다.
예컨대 사람들이 그럴뜻한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얼굴을 분칠해서 남에게 예쁘게 보이려 하고 하는 문화적이고 형식적인 삶 보다는 자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각자 개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사람다운 삶의 길이요 문화를 되살리는 길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노자의 말을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세상에 큰 도가 없어지니 인과 의가 탄생 되었다는 것이다. 대도가 시행 되는 곳에서는 구태어 인과 의를 거론 할 필요도 주장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공자가 인의를 부르짓는 까닭은 성인의 도와 군자의 도를 현실세계에서 실현 하고자 함이었다.
실천 방법으로 효제를 들고 있는데 논어 학이편에 군자는 근본에 힘써야 되나니 근본이 서야 도가 스게 된다. 효와제는 사람 됨의 근본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제아무리 효제를 근본으로 삼고 실천 한다 할 지라도 성인이나 군자가 될 수 있겠는가.
성인이니 군자니 하는 말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실용 불가능의 표현일 뿐이다.
노자가 인과 의를 끊어버리라고 하는 것은 일체의 인위적인 생각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무위의 도에 따라 행동하고 실천 할 것을 천명 한 말이다.
절교기리(絶巧棄利) 역시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동일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디.
논어에서 공자는 교언 영색(巧言令色)을 잘 하는 사람은 어진 사람의 행위가 아니라고 했다.
듣기 좋은 말로 사람을 현혹시키거나 얼굴에 화장을 해서 예쁘게 꾸미는 말하자면 오늘날 의술 가운데 미용성형의 위장술은 인자(仁慈)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나치게 약사빠른 재주를 없애고, 지혜를 버려 멍충하게 살게 되면 백성의 이익은 백배로 늘어난다.
사랑을 마음속으로는 실천할 의지가 없으면서 말로만 사랑한다고 외치고 정의가 어쩌구저쩌구 떠벌리기만 했지 행동에 옮기거나 실천하지 않는 얌채같은 짓거리만 하지 않는다면 백성은 저절로 효도 스럽고 자애하는 모습으로 돌아가고 기교를 버리고 이익을 버리면 도적이 생겨나지 않는다.
이상의 3가지, 즉 성(聖)과 지(智), 그리고 인(仁)과 의(義), 교(巧)와 리(利), 이런 것들은 인간이 지켜 나가야 할 문명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인간을 위한 장식 일뿐 진정한 인간의 참 모습은 아닌 것이다.
노자는 이러한 장식과 같은 꾸밈을 싫어했다.
아름다운 장식은 보기에는 좋을 수도 있지만 진정성에 있어서는 꾸미는 것이 결코 좋을리 없다. 그러므로 꾸미는 것을 버리고 본래의 자기 자리로 되돌아 가라고 외친다.
이를테면 소박함을 아 몸에 지니게 하고 사사로움을 멀리해서 욕심을 줄이는 것 들이다.
견소포박(見素抱朴)이란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생활 하는 것을 말 한다.
똑똑하고 잘난 체 하지 말고 재주를 자랑하거나 능력을 과시 할려고 하지 않으며 정직하고 인자한 척 꾸미려 하지 말며 온갖 수작을 부리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거나 욕심을 채우려 하지 말고 내 자신을 소박하게 하고 있는 그대로 행동 하라는 뜻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는 말을 했다.
문은 후천적이고 문화적인 것이고 질이란 지극히 소박한 것으로 꾸밈이 없는 본래의 바탕을 말 한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사람들의 행위가 너무 지나치게 사치스런 생활로 흐르게 되거나 앞서가게 되면 인간성을 잃게 되고 반대로 꾸밈 없이 본래대로 살게 되면 야만적인 생활에 가깝게 된다 .
그러므로 문과 질이 반반씩 섞여서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만이 군자로써 품위를 지켜가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공자가 말하는 군자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말하는 것이고 노자는 자연 본래의 모습에서 순수하고 소박하게 행동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소사과욕(少私寡慾) 사심을 버리고 욕심을 적게 가지라는 것이나 견소포박(見素捕朴) 있는 그대로 마음을 쓰고 행동하라는 뜻은 자기가 스스로 작아지게 되고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어 .인간에게 닥아 오는 모든 근심이나 걱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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