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풀어쓴 노자 이야기(20회)
제 20장 학문을 버려라
絶學無憂
절학무우
唯之與阿 相去幾何 善之與惡 相去何若 人之所畏 不可不畏
유지여하 상거기하 선지여악 상거하약 인지소외 불가불외
黃兮其未央哉 衆人熙熙 如亨太牢 如春登臺 我獨泊兮其未兆 如嬰
왕혜기미앙재 중인희희 여형태뢰 여춘등대 아독박혜기미조 여영
兒之未孩 유류兮若無所歸 衆人皆有餘 而我獨若遺 我愚人之心也哉
아지미혜 승승혜약무소귀 증인개유여 이아독약유 아우인지심야재
沌沌兮 俗人昭昭 我獨昏昏 俗人察察 我獨悶悶 澹兮其若海 飂兮若
순순혜 속인소소 아독혼혼 속인찰찰 아독민민 담혜기약해 요해약
無止 衆人皆有以 而我獨頑似鄙 我獨異於人 而貴食母
학문을 버리면 근심이 사라진다.
예하고 정중하게 응대하는 것과 응하고 오만하게 대답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 선과 악의 거리가 얼마나 될까 남이 두려워 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을 수 없다. 황망하구나. 다함이 없도나.
잔치를 벌여 놓고 향연을 열때처럼 봄날에 누대에 올라갔을 때와 같이 뭇사람들은 즐거워 하는데.나는 홀로 담박하여 아무 조짐이 없다. 마치 갓 태어난 간단 아이가 웃을 줄도 모르고 아무 감정표현도 못하는 것같이 돌아갈 곳이 없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은 여유가 있는데 나는 홀로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 하다.나는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이로다. 혼돈 스럽구나 속인들은 초롱 초롱한데 나만 어수룩 하고 사람들은 똑똑한데 나만 흐리멍텅하다. 고요함이 마치 바다 같으면서도 세찬바람이 몰아치듯이 머물곳이 없는 것 같구나. 모든 사람들은 쓸모가 있는데 나 홀로 우둔하고 촌 스럽구나 나만 홀로 남들과 달리 삶의 근본인 어미를 귀하게 여긴다.
학문을 버리라는 말은 무슨뜻인가?
공자는 논어 학이편에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했다. 배움이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배울때 얻게 되는 께달음에서 오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노자는 어찌하여 학문을 버리라고 했는가?
우리나라 옛말에 식자우환이라는 말이 있다.
안다는 것은 자못 주관적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자칫잘못 하다가는 남에게 자기 생각대로 말 하다가 실수하기가 쉽다.
공자의 인륜지학은 자기 자신 인격을 연마하여 남들을 이롭게하고 나가서 세상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학문이지 남에게 자기의 지식을 자랑하고 남이 자기를 알어주게 하기 위해서 하는 학문이 아니다. 이른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그것이니 그래서 옛날에는 학문을 선비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출세와 성공의 기준이 되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위치를 굳히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 인 것이다.
요즘 세상에 누구나 다 하는 일이지만 결혼한 젊은 부부가 자식을 낳아 기르게 되면 경쟁적으로 초등학교 다니기 시작 하면서 부터 무슨무슨 학원이다 하여 부모의 의지대로 자식을 혹사시키는 모습을 종종 보게된다. 이것은 부모의 욕심에 지나지 않지만 과연 많이 배우고 공부 잘하는 것만이 만병통치약인가..
너도나도 일등만을 고집해서 경쟁하다보면 학문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오히려 반항심이나 비행 청소년이 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것이야 말로 많이 배우려다가 화를 자처하는 경우다.
옛날에 우리 어머니들은 배움이 전무했었다.
오늘날과 다른 남녀불평등에 기인한 면도 있지만 더욱이 명성이 자자한 양반가문 일수록 글을 배우는 여자들이 없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여자들이 글을 배우게 되면 남편의 하는 일에 시시비비를 가리게 되어 순종의 미덕이 사라지고 가문에 채통이 없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반가문의 여자들은 어려서부터 학문 보다는 부덕을 배우게 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었다.
노자의 절학무우 사상은 인간의 인위적인 학문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학문을 서술한 글이다.
전혀 배우지도 않고 일자무식으로 살라는 말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적어도 남이 표현하는 문자 정도는 알고 글 뜻이 무엇인지 이해정도는 할 줄 알어야 한 것이 아닌가
날이 갈 수록 복잡해진 현데 사회에서 무엇을 긍정쪽으로 판단 하고 무엇을 부정적으로 판단해야 할지 예측 할 수가 없을 때가 많다 아무리 많이 배워도 장래에 일을 모르기 때문에 인간의 고뇌가 커지는 것이다.
차라리 배우지 않고 모르게 되면 구태어 고민하고 괴로워 하지 않해도 된다. 배워서 자꾸 새로운 것을 발견 하고자하는 욕망 보다는 차라리 배우지 않고 모르게 되면 인간의 고민은 싻트지도 않을 것이다.
여기서 노자의 도덕경 48장 의 첫 구절을 한번 생각 해 보자
학문은 날마다 더해 가는 것이지만 도는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다.(爲學日益 爲道日損) 더해가는 학문의 세계는 끝이 없다. 그만큼 열망이 더해 갈 수록 학문은 끝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깨달음의 세계는 크기가 더해가면 더해 갈 수록 기쁨이 슬픔보다 앞설 수 있다.
만약에 학문 하는 것을 중단 할 수 없다면 도로써 학문을 삼아 덜어내는 학문을 하면 된다.
말 하자면 배울수록 덜어내고 배움이 크면 클 수록 더 많이 덜어내게 되면 모든 근심이 없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도학으로 학문을 하는 경우와 지식의 축적 수단으로 하는 학문과 확연히 구별 괴는 부분이다.
노자는 모든 존재하는 바를 유와 무에 대비시켜 설명 하고 있다.
무에서 모든 만물이 시작이 되고 존재 또한 무에서 유가 탄생되는데 유는 만물의 어머니라고 했다.
노자는 어머니를 귀하게 여겨 어머니의 먹이를 귀중하게 알고 현실세계와는 다른 자연의 진리에서 위안을 삼고자 했다.
사람들이 배우기를 그치고 자연에게서 배우게 되면 근심도 걱정도 모두 사라질 수 밖에 엾음은 너무나도 당연 하다.
도의 품에서 자라나는 행복을 얻기 위해 인위적인 학문을 버리라는 절학무위 사상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노자의 인간적 고뇌를 엿보게 하는 글임을 새삼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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