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길목에서
시문학 도서관 건립은 고장의 과제
박양배(수필가. 영랑기념사업회 자문위원)
남도답사 1번지인 고장 강진에는 청자축제를 비롯하여 다산초당 그리고 영랑생가, 병영성 등 관광브랜드가 될 수 있는 문화유산이 많은 곳이다. 그 중에서 예향 문향이면서도 시인 영랑에 대한 홍보가 전국적인 호응을 얻는데는 아직도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금년에 5회를 맞는 영랑문학제가 전국적인 축제로 인정받기 위해서 보다 언론매체를 통하여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지역의 축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이에스씨소프트(주)에서 발행한 [월간축제이야기] 4월호에 전국 4월의 축제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작성된 축제리스트에 빠져 있어서 매우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2010년에 우리나라에서 1,000여개 축제가 펼쳐진는데 축제, 문화제, 잔치에는 지역의 특산물을 비롯하여 동식물과 역사적인 위인 등 다양한 것을 지역화해서 자기지역의 위상과 명성을 높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찍이 고향 강진군은 군 단위에서는 전국적으로 앞장 서 군립도서관이 건립되어 횃불을 든 고장으로 명성을 떨쳐 자부심을 갖게 되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새로운 관점에서 지역의 문화적 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고장에는 이미 훌륭한 영랑이라는 서정시인이 탄생한 곳으로 순수하게 정서를 자극하고 개인의 주관적인 사상과 체험감정을 언어의 가락이나 음감에 의하여 그려내는데 앞장을 섰던 보배 같은 선배를 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다행스럽게도 사단법인 영랑기념사업회가 조직되어 영랑과 연계되는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아직은 지역의 행사에 머물고 있어서 하루빨리 전국적 기념사업으로 승화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의 계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유인성, 흥미, 효과성, 다양성 등을 고려한 행사의 전개와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선 시문학과 관련하여 20세기에 만들어진 지혜의 곳간을 만들어 옛날의 위인들처럼 책에서 길을 찾고 책에 길을 남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문학이 우리일상의 평범한 일들의 관현악 편곡이듯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의 나침반 같은 활자매체의 결정판인 도서를 보존 열람하는 특수도서관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지난 20세기는 우리가 살아온 격동의세기로 가장 값진 뜨거운 정열을 쏟으면서 빼앗긴 조국을 찾기 위해 독립투쟁을 했고 동족상잔의 전란을 막아내야 했으며 가난을 벗기 위해 산업전선에서 땀을 흘렸고 이상을 펼친 민주주의를 성장시키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쳤던 일이 있었다.
이처럼 격랑의 세기에 살아온 우리는 생활 속의 상황과 감정이 시대의 흐름을 각자 자기의 정서로 그려내는 시문학이 탄생했고, 이것을 사랑하는 의미로 채워진 언어를 가꾸면서 맑고 깨끗한 양심의 표현을 가꾸어 왔기에 수많은 기록물인 도서가 출판하게 되었는 바 이 귀중한 자료를 후세대에게 남겨 주어야 할 의무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된 귀중한 문학작품이 후손에게 빠짐없이 넘겨주기 위해서는 금세기에 수집 보존되지 않으면 전자매체의 발전으로 휴지화 되거나 관심부족으로 문화유산으로 빛을 내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순수서정시인의 고향에 20세기의 시문학도서관인 특수도서관이 건립되어서 이 고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시인의 고장다운 도서관을 개방하여 활용하도록 했으면 고장의 빛이 더욱 찬란히 비추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보배 같은 귀중한 시문학관계 기록물 책자를 한 뜻으로 모아서 보존하는 슬기로운 선조들이었다고 후손들이 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호응과 협조로 수집 기증에 동참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할 일이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