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양 칼럼4)
늑대만도 못한 인간 세상
이형문(수필가 영랑기념사업회자문위원)
예수님의 부활절 고난 주간을 맞으며 강진의 어느 한 교회 주보에 실린 "따로 국밥 신앙"내용 일부를 소개 합니다. "빌딩은 높아만 가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낮아만 가고, 길은 탄탄한 대로인데 마음은 거칠어만 간다. 입은 옷들은 사치스럽고, 고와 보이는데 그 속에 마음은 비뚤어만 가고, 건물마다 십자가는 높아만 가지만, 그곳에 매달린 사람은 보이질 않네." 라는 표현으로 우리들 삶의 현실적 단면을 솔직히 나타낸 내용이었습니다. 오늘날 교회를 찾는 신앙인들이 그저 십자가를 하나의 악세사리 장식품으로 여기고, 남 앞에 과시하며, 가장 선량인냥 하는 우스광스런 사회가 안타깝다는 것이고 밥과 국물이 따로나와 따로 국밥 이라하듯 "이중적인 신앙의 삶"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런 믿음의 이중성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세상 속에서 주님을 따르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가령, 맑고, 곱던 백합꽃이 썩으면 오히려 잡초가 썩는 것보다 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과도 같습니다.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려면, 진정한 성도의 삶이 무엇이며, 십자가를 짊어지고, 뒤쫓을 수 있는 그런 삶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종교의 정신은 참으로 현대생활에 꼭 필요합니다. 독일이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순교당한 신학자" 본 훼퍼"씨는 독일 교회들이 값싼 은혜에 집착해 있기 때문이며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길 싫어하고, 자기희생을 거부해 말과 실천이 다른 값싼 은혜에 빠져 있다고 했습니다.
성숙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하느님 앞에 바르게 예배하고, 다시 오실 예수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회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기독교의 원조격인 영국이나 미국, 독일들의 나라들이 일요일에는 교회가 텅텅 비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 같은 곳에서는 비어있는 교회들을 한국인들이 빌리거나 구입해서 사용한다는 소식입니다. 범죄나 향락에 빠져 신앙생활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예 천당 가기를 포기한 상태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와 정 반대로 신개발 도시만서면, 제일 먼저 교회를 세우겠다고 서로 이마빡이 터질 정도로 싸운다고 합니다. 교회들마다 문전성시요, 대만원 사례로 기복신앙으로 전락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 천당 갈 사람이 이 지구상에서 제일 많을 것이나, 반대로 사기, 절도, 강도, 강간, 교통사고, 정치도적 경제도적 할 것 없이 세계 일등국가로 낙인 되어 있어 장식품 신앙인을 빼고 나면, 알짜배기 독실하고, 진실하게 믿음을 가진 그런 신앙인으로 하늘나라에 갈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심스런 현실입니다. 부활절 고난 주간을 맞아 참된 신앙인의 양심에서 호소하는 경고 같은 주보 내용이었습니다.
부활절에 늑대의 한 예를 들어 봅니다. 수놈 늑대는 평생 한 마리의 암컷만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또, 자기 목숨까지 바쳐 암놈과 새끼 보호를 위해 다른 놈과 싸우는 포유류 동물입니다. 사냥을 해 잡아오면, 암컷과 새끼에게 먼저 먹이고, 자신은 양보하며 뒤치다꺼리를 하고, 사냥을 할 때면, 자기보다 약자에게는 건드리지도 않으며, 제일 강자만 골라 싸워 이긴 후 고기를 먹인다고 합니다. 그런 것을 자식도 배운다고 하며, 자식 늑대는 커서 독립한 후에도 자주 자주 부모를 찾아와 서로의 따뜻한 정(情)을 나눈다고 합니다. 짐승 중에는 특히 말이나 늑대만이 혈통을 안다고 합니다. 인간들이 총을 쏴 공격하거나 괴롭히지 않는 한 절대로 먼저 사람에게 공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처럼 우리 인간들도 수컷 늑대같이 가정을 잘 돌보고, 자기 아내만을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정말 우리 사회가 밝고 행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 세상에는 참으로 늑대만도 못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남자라는 자존심 하나로 약한 아녀자에게 폭력을 서슴없이 휘두르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자식 같은 어린 애를 성폭행하는 무자비한 짓들을 합니다. 마치 세상이 요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말세 같은 현실 사회입니다. 인륜도덕이란, 말이 이젠 사전에서 지워져야할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예수님 부활절 고난주간을 기하여 우리 인간들 삶의 어수선한 현실을 덧붙여보며 인간답게 사는 사회 속에 진실한 믿음을 갖고 믿는 신앙정신이 절실하고, 중요한 때라 생각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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