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와 미국의 속내
김 현 철 (전 언론인)
(먼저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전 번 호 필자의 글 "잠자는 언론" 제하의 칼럼 중 17행 "언론 매체에 나서서 잘 못된 점"은, '언론 매체에 나타난 잘 못된 점'의 오타임을 양해 바랍니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우리 한민족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6.25 전쟁으로 우리 남북한 민족이 자그마치 4백만 명이나 목숨을 잃었고 실종과 부상자까지 합한다면 무려 6백만이나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 말이다. 한반도 전체에서 봉기했던 1919년의 3.1 운동 때는 30만 명의 애국자들이 목숨을 잃었으니 6.25는 그 13배가 넘는 희생을 치른 것이다. 한민족이라면 어찌 이 6.25를 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 민족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그 배경을 아는 분이 우리 국민 중 과연 얼마나 될까? 거의 대부분의 우리 국민은 6.25는 북한 김일성이 적화통일을 위해서 남침했기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는 사실만 알 뿐 그렇게 김일성이 남침을 강행할만한 여건을 누가 만들어 주었는지는 아는 분이 거의 없는 현실이다. 1950년 6.25 바로 1년 전인 1949년 6월29일, 당시 국군의 북한군 남침 대비 군사력은 전무한 상태여서 미군 철수를 결사반대한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여러 차례의 호소를 끝내 외면하고 미국은 5백명의 비무장 군사고문단만 남겨 둔 체 주한미군 무장병력 전원을 일본으로 철수시키는 짓을 감행했다. 미국 정부는 거기에서 그치질 않고 곧 이어 미 국무장관과 맥아더 미 극동군사령관이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극동방어선은 일본"임을 전 세계에 공포했다. 왜 미국은 국군이 전쟁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그토록 무장 미군을 완전 철수해야 했을까? 또 미국은 왜 이렇게 한반도는 미국 극동방어선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그토록 빨리 알려야 했을까? 국군 군비 증강 이후 철수를 하든지 아니면 철수 후라도 그냥 모르는 척 지났다면 한반도 사태는 당분간이나마 전쟁이라는 사태까지 몰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오, 당시 북한이 남침 준비를 완료했다는 정보를 갖고 있던 미국이 진심으로 북의 남침을 염려했다면 국군의 군비 증강 기회를 얼마든지 마련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미국 정부의 내심은 그게 아니었다. 우리 국군에는 한 대도 없는 탱크와 전투기를 북한은 2백 40여대와 210여대, 10만 밖에 안 되는 국군의 3배가 되는 인민군 30만 등, 남침 준비를 완료하고 기회만 노리던 김일성에게 미국의 두 고위층 공식성명은 일생일대의 기쁜 소식이 아니었을까? 그러던 미국이 6.25 남침 1주일 후 김일성의 남침을 기다렸다는 듯 한국전에 참전함으로써 그제야 김일성은 미국에 속은 사실을 알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이 이런 짓을 했을까?
당시 미국의 국내 정세를 살펴보면 원자탄 투하로 일본을 3년 앞당겨 항복시킨 미국 정부는 그 후 국내 방산 업체들이 제조한 3년간의 무기가 적체되는 바람에 업자들의 견딜 수없는 저항에 직면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 상 어디에선가 다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소모해야 할 처지에 직면해 있었다. 그리고 미국은 바로 이 문제 해결책을 한반도에서 찾은 것일 뿐이다.
원래 미국이라는 나라는 우리 한국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선량한 나라도, 남의 나라를 무조건 도와주는 자비심 많은 나라도 아니다. 남의 나라를 도울 때는 반드시 미국 국익에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외교 정책임을 의식이 올바른 나라 국민들, 그리고 의식이 깨어있는 우리 국민들도 많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거기에다 자기네 국익에 맞으면 다른 나라 국민 몇 백만이 희생되어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국익을 챙기고야 마는 비정한 나라가 미국이다. 1905년에 체결된 미국과 일본의 "가쓰라 테프트 밀약"을 보아도 우리 국민이 미국의 참 모습을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 내용은 미국이 필리핀을, 일본은 한국을 독점하는 데 상호간에 간섭하지 않고 양해한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 한국의 국권을 강제 침탈한 것은 분명히 일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뒤에는 이렇게 미국이 '대한제국'의 멸망에 기여했던 것이다. 필자는 미국에 오래 살면서 우리 국민이 거의 모르고 있는 미국의 추한 모습을 너무 많이 보아 왔다. 세계에서 몇째 안 가는 오일 유전을 빼앗기 위해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숨겨놓고 있다"는 엉뚱한 거짓말로 미국국민들을 비롯해서 전 세계 인류를 속인 후 남의 나라를 침략해서 그 나라의 대통령을 납치해 사형 집행까지 한 깡패 행동, 그리고 10년이 되어오는 지금까지 "대량 살상 무기"는 발견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고서라도 미국의 참 모습은 알만하지 않은가? 이러한 미국의 대외정책을 잘 알고 있었기에 미국이 지정학적으로 보아 대한민국의 전략적 가치를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십분 활용해서 대미 외교에서 추호도 저자세를 보이지 않았던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대미 외교 자세는 독립국가의 위상을 제대로 지킨 훌륭한 대통령으로 추앙받아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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