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출신 바람의 시인 금별뫼
「김영랑 시의 창작방법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다
강진출신의 금별뫼 시인이 최근 환갑의 연셍도 불구하고 김영랑을 소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진출신인 금별뫼 시인을 (영랑문학제 행사를 앞두고) 만나 보았다.
1. '시와사람' 문예지 등단할 때 어떤 시로 등단하셨습니까?
A. 「오월의 선팅」외 「소리의 집」「콤파스의 꿈」「자본주의의 숲」「시집 속으 로 시집가기」등 4편입니다.
2. 문학을 언제부터 시작했고 성장과정에서 문학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A. 문학의 출발점을 꼭 짚어서 얘기할 수 없는 일이지요. 더구나 시를 써야겠다고 작정한 것은 더욱 아니었으니까요. 저의 고향이 농촌인 만큼 환경에서 오는 정 서의 요인과 문학적 감각을 가지고 계신 아버지 때문에 자연스럽게 문학과 가까 워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우리 강진 출신의 시인 영랑의 「모란이 피기 까지는」을 어느 때부터 인지는 몰라도 암송해 온 터여서 특히 시 장르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3. '한국문예진흥기금' 수혜는 어떤 작품으로 받으셨으며. 그 작품의 내용은 무엇이 었습니까?
A. 「피아노」외14편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양한 주제들로 선택된 작품이라 기억 은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저의 문학적 명제는 서정성을 본질로 내면화 된 자연 적 풍경의 이미지를 빌려 저의 시적세계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삶의 풍경은 외로움이고 사랑이며 때로는 세계와의 불화로 말미암은 갈등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자기화 시켜보는 일 또한 인간과 자연을, 나아가서는 세계를 지키는 '사 랑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 아무래도 첫 시집은 시인으로써 특별한 의미가 있을 터인데 수록된 작품에 대한 문학적 평가는 어떠셨는지요?
A. 시집 제목은『문턱』으로 56편을 3부로 나누어 실린 시집입니다. 현재 영남대학 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문주' 문학평론가께서 발문을 써 주셨는데 이 글 에 있는 한 단락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금별뫼는 바람의 시인이다. 그의 바람 속에는 말하지 않는 바람이 살고 있고, 그것이 그 바람을 웅숭깊게 만든다. 때로 그 바람은 허허로운 생의 현실 속에 생명의 기운들을 돌게도 하지만 대체로 삶에 대한 전시간적 감각으로 작용하여 부정적은 현실을 견인하게 한다. 이러한 균형 잡힌 현실주의는 그녀의 시가 사적 감성에 침잠하지 않고 삶의 보편적인 이해와 지혜의 발견에 이르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시를 계몽의 관성에 가두는 자질로도 가능하다. 이러한 관성을 넘어서는 일,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첫 시집『문턱』이 넘어서야 할 '문턱'인 듯하다. 물론 이는 시「문턱」에서 그녀가 말한 것처럼, 단순히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결코 쉽지 않은 경지이다. 모든 길은 결국"나의 문턱"인 '나'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열리는 법이다. 이 지점은 모든 것을 던지지 않고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위태로움 속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5. 그렇게 늦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게 된 그 노력과 끈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 까요?
A. 글쎄요, 저의 시집 '시인의 말'에 다음과 같은 저의 소견을 적어 놓은 바 있습니 다.
"먹어도 허기지고 털옷을 껴입어도 추웠다.
채울 수 없는 간절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모든 것은 내 안에서 시작되어 내게로 돌아온다.
내가 생각한 것들이 나를 여기가지 끌고 왔다
시로써 나를 넘어서야겠다.
6. 특별히 영랑을 소재로 박사학위를 쓰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A. 나의 연구 분야가 시여서 시에 관련된 연구는 당연한데 특히 영랑을 소재 로 한 이유는 그가 우리 시문학사에 끼친 영향은 대단히 클 뿐만 아니라, 나의 시론이 그의 시적 특질이 지향하는 특성과도 가깝고 무엇보다도 그가 내 고향 강진 출생이라고 하는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7. 박사학위 논문에서 특별히 다룬 영랑의 시적특질은 무엇이었나요?
A. 논문 제목은『김영랑 시의 창작방법연구』입니다.
김영랑의 뛰어난 시세계가 일제식민지 치하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문학 독자층 전체에게 널리 파급되지 못한 점은 우리 현대시사의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아 있 습니다. 김영랑의 유미주의적인 특성에 대한 본 연구의 미진한 부분들은 앞으로 보완되고 극복되길 소망합니다.
시문학파의 한 사람인 김영랑은 식민지치하 일제의 문화적 환경 속에서도 한국 어의 재래적인 가치, 고유어 특히 전라도 지방의 서정적인 자연묘사를 예술적으 로 성공시킨 시인이었습니다. 특색 있는 향토어의 사용으로 식민지 후기의 시어 확장에 큰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한자어 보다는 가능한 한 순수 우리말을 찾아 썼고 시 언어의 조탁과 조어의 다양한 구사를 통해 1930년대 시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습니다. 또한 그의 시세계는 상실과 소멸, 죽음의식 등이 주류를 이 루는데 이러한 양상들은 유미주의적 심상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저의 논문에서 특히 김영랑 시의 창작방법에 대하여 고 찰하였습니다. 영랑의 창작방법을 크게 전통적 운율의 재창조, 그리고 유미주의적 세계관과 시대의식으로 상정하여 살펴보았을 때 다섯 가지 양상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한다면 '운율의식과 전통정서', '상실의식의 내면화, '극복의지의 자아화', '초월의식 및 합일의 세계', 마지막으로 '유미주의적 창작의식'이 그것입니다.
김영랑의 시가 시행이 간결하다는 것은 중요한 특징의 하나입니다. 간결한 시행은 짧은 음절의 배열을 통해 박자화 된 리듬을 조성하고 같은 음절수를 반복하거나 비슷한 음절수를 배치함으로써 박자감과 함께 생동감 있는 리듬을 창출해낸 것이 영랑 시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김영랑은 다양한 조어 방식을 통해 음상징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순수 서정시에서 나타나는 음악성과 의미구조의 융합을 효과적으로 성취한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8. 앞으로 창작의 기준이랄까 또는 좌표를 어디에 두실 생각입니까?
A. 시 창작의 본질에 대한 저의 변함없는 생각은 '서정성'에 바탕을 두고 이를 자아 와 세계와의 화해로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그리해 왔듯이 저의 시적 풍경은 자연과의 친화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봄똥 / 금별뫼
봄이 똥을 싸다 들켜놓고 혼자 웃지요
노상에서 넙죽하게 퍼질러 앉아 웃고 있는 할머니 닮았지요
대책 없이 둥글게 너부러진 말똥도 닮았지요
와락, 저질러 논 그것 세상에 들켜버렸지요
들켜놓고 혼자 웃지요
*봄똥 : 겨울을 난 이른 봄배추
<시에> 2011년 봄호
전남 강진 출생
2004년 계간 ‘시와사람’으로 등단
2009년 시집<문턱>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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