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뛰어넘는 ‘발총유자’ 강진문화원 이사회
發塚儒者(무덤을 파면서도 명분을 내세운다)
원용호 원장 당선자의 정관위배 “우리는 모르겠다”
정관 무시하고 원 후보 인정하고
정관 들이대며 이의신청하자 “당사자끼리 알아서 해라”
제10대 강진문화원 원장 선거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9일 치러진 강진문화원장 선거에 원용호 후보가 당선되었으나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차후 법적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된 것은 문화원 이사회의의 잘못된 판단과 직무유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진문화원 이사회는 지난 4월 24일 이사회의를 열고 회비를 4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원용호 씨를 원장 후보로 인정했었다. 정관에 엄연히 회비를 납부한 자만이 회원자격을 인정한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원용호씨를 인정하는 실책을 범했다. 원용호 씨가 당선이 안 됐을 경우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문제가 당선됨으로써 불거진 문제다. 많은 회원들은 이번 문화원장 선거 당시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선거권을 주지 않았다”며 불만스러워 했다. 그러나 회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을 경우엔 회원 자격이 없으므로 당연한 행정적 처리였다.
그런데 강진문화원 이사회는 5월 23일 이사회의에서 원용호 당선자의 정관 위배 건을 두고 “우리는 모르겠다. 선거에 출마했던 당사자들끼리 하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사회의를 주재했던 윤영규 원장은 “우리가 변호사, 판사가 아니므로 정관 유권해석을 로펌에 의뢰하자”고 발언했으나 묵살 당했다고 전했다. 윤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돈이 들더라도 명쾌한 법적 해석을 받아 처리하려고 했지만 안 되었고, 애초 원용호 씨를 후보로 인정하는 이사회의를 다시 재의결하는 것으로 끝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의를 신청한 당사자가 법적 해석을 사법부에 요청 하든지 말든지 거기에서 할 일”이라고 결론지었다는 것이다. 결국 문화원 이사회는 정관을 무시한 채 원용호씨를 후보로 인정했고, 정관을 들이대며 이의신청을 하자 법률적 해석을 받으려는 노력은커녕 이의신청 당사자가 법률적 해석을 받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이의신청한 당사자는 “문화원측에 이의신청을 한 것은 하나의 절차에 불과할 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변호사로부터 법률적 자문을 받아놓은 상태인데, 상담 변호사는 ‘정관에 원용호씨에게 해당되는 평생회원이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없어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쉬운 문제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펌의 한 변호사도 이와 관련 “정관에 평생회원이 언급되지 않았으므로 법적 해석이 매우 쉬운 사건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에서 문화원 이사회의 의결이 정관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전 포인트이긴 하지만 일반 상식으로도 납득하기가 힘든 이사회의의 결론이다. 회원의 자격에 있어 전 원장이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그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사회의의 결과로 인해 법률적 일정이 가다리고 있어 강진문화원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원의 원로회원은 “이 같은 일이 발생된 이상 원용호 당선자가 사퇴하고 재선거를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또 다른 회원은 “이미 문화원은 지난 김 모 원장의 파행적 운영으로 인해 그 위상을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원용호 당선자측에서는 강진문화원 이사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화원의 한 회원은 “원용호 당선자도 피해자이다”라고 말했다. 법률적 판결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강진문화원의 앞날은 이래저래 어둡기만 하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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