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주조
병영 민속주 일본 수출 예정
현대적 상품 잇달아 개발하는 향토기업
옛 막걸리 이미지 살려 민속주 수출 준비
술 한 모금도 하지 않는 병영주조 김견식(71) 사장은 술에 관한 한 명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조에 몸담은 지 51년. 그 세월은 반 백년을 넘기 때문에 산천이 변해도 다섯 번 정도는 변할 세월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농촌은 막걸리에 의존하다시피하며 농사를 지어왔다. 소위 막걸리 전성시대였지만 이농현상과 기계화를 통한 집단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과 때를 같이해서 막걸리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1957년부터 집안 형님과 함께 일하던 김견식씨는 70년대 후반 그 어려울 때 인수를 맡았다. 그런데 막걸리를 만들어서 삼시세끼는 해결될 줄 알았지만. 하지만 무장 사양길이었고, 찾는 사람들이 없었다. 마시는 사람이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좋은 술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될 처지였다. 솔직히 배운 것도 술 만드는 기술뿐이었다. 김견식씨는 막걸리 뿐 아니라 새로운 약주를 만들고자 연구를 거듭했다. 그래서 나온 술이 청세주(淸世酒)였다. 세상을 푸르게 살아간다는 이미지를 지닌 청세주. 그 술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전통방식을 도입해 찹쌀을 발효시킨 다음, 산수유, 참솔잎, 구기자, 오가피, 더덕 등 좋은 한약재를 첨가해 은은한 향이 혀끝을 녹이는 술이었다. 싱싱한 생선회에 시원한 청세주를 곁들이면 달콤하고 쌉쌀한 향이 비린내를 없애주었고, 육류 역시 마찬가지로 육질을 녹여내는 느낌을 자아냈다. 18도여서 소주처럼 즐겨 마실 수 있는 술이 청세주였다. 청세주는 입소문으로 타고 특히 향우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강진의 대표 전통주가 되었다. 첨단화된 자동화 생산라인과 오랜 정성,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청세주는 대기업의 소문난 술보다 더 좋다는 말을 애주가들로부터 듣게 된 것이다.
김견식 대표는 다시 2004년에 증류식 전통주인 ‘사또주’를 개발했다. 도수가 40도여서 양주처럼 마실 수 있으되 오디가 첨가되어 부드러운 맛을 주는 ‘사또주’였다. 청세주는 청세주대로, 사또주는 사또주대로 인기를 끌었고 또한 잘 팔려나갔다. 그러나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공격적인 경영방식을 통해 지난 7월부터는 증류과일주를 만들기 위해 착착 진행해 왔다. 알코올 도수 40도의 브랜드로써 오디와 복분자가 재료였다. 아울러 알코올 도수 15도 이내의 과실주도 만들 예정인데, 최근 쏟아지고 있는 타지역의 과실주와 한바탕 경쟁을 벌일 작정이다.“주조장하면 다 같은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한약초로 만드는 사람이 있으나 시설, 검사, 허가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나 역시 그런 절차를 밟아왔다”고 말하는 김견식대표는 아들 둘(영희 41 영환 34)와 함께 영업, 기술의 양 축으로 병영주조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병영주조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일본으로부터 4만 병의 민속주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그 주문을 받고 4만병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출을 하기 위해 최근 자동시스템을 도입했다. 라벨을 손으로 붙이던 것을 자동화시킨 시스템이었다. “기술면에서는 전국의 어떤 유명 술과도 지고 싶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도 하고 새로운 술을 만들고 있다. 자신을 믿지 않고서는 아무 일도 못하는 법이다”
이렇게 말하는 김견식 대표는 “주문이 들어왔다고 해도 컨테이너를 선적해야 비로소 수출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한사코 그 때 기사화 해달라는 말에서 사업을 철저한 기업정신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복분자를 1천평 재배하고 있고, 건평 250평의 공장에서 날마다 술과 씨름하는 김견식대표의 모습은 분명 희망찬 강진발전의 시금석임에 틀림없었다. 글 : 송하훈 국장
사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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