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법경찰 권한 입법화로 불법개설 의료기관 엄중 대응 및 건강보험 재정 보호
국민건강보험공단 완도강진 지사장 정호경
급격한 고령화 및 저출산 지속에 따른 사회구조 변화와 새로운 전염병 발현 등 각종 위기로 인해 현대 사회에서의 건강보험시스템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이 흔들리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정과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무장병원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은 재정누수를 방지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단이 제3자의 입장에 있는 현재의 수사 체계로는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사무장병원’ 이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非)의료인이 의사의 명의를 빌려 병원을 개설하고 불법으로 운영하여 공단의 재정누수 뿐 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이들은 영리추구를 위해 환자 진료는 뒷전이고, 과잉진료 및 부당청구 등 각종 위법 행위로 국민들에게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8년 1월 화재로 159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세종병원은 위기상항에서 비체계적인 대응으로 사무장병원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공단에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 적발한 곳은 1,700여 개소에 환수결정 금액은 약 3조4,000억 원으로, 연간 2,3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국민의 건강보험료를 매일 6억3,000만 원씩 소진하는 엄청난 규모지만, 공단의 환수결정 금액 중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부터 실제 환수율은 6.92%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공단은 수사권이 없어 자금추적이 불가능하고, 평균 11.5개월이라는 긴 수사기간 때문에 불법개설 의료기관은 그 사이 재산을 은닉·세탁하는 등 환수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공단은 재정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전문 인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법개설의심기관 분석시스템'을 구축하였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공단의 재정을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법경찰직무법' 즉, 공단에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이다. 특사경은 불법개설 의료기관에 대해 3개월 이내 수사를 종결하는 등 신속한 수사를 통해 불법개설 의료기관의 편취금액을 현재보다 빠르게 환수하여 공단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공단은 특사경 도입에 대한 세부적인 절차와 감독체계를 마련하여, 수사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의료계가 우려하는 수사권 오남용을 방지할 계획이다.
국민의 건강권, 공단의 재정 및 의료 생태계를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특사경 법안이 조속히 입법화 되어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보험료가 낭비되지 않고, 정당한 의료행위를 제공받을 국민의 권리와 적법한 의료기관을 보호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특사경 법안의 통과를 절실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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