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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천면 하평마을 김영선(62)
월출산의 거대한 기암괴석이 멀리 병풍처럼 펼쳐져 보이고 넓은 평야가 두 팔을 벌려 감싸고 있어 풍요롭고 넉넉함의 여유를 볼 수 있는 하평마을에서 김영선 이장을 만났다.
“인구 254명 97세대 농가수 53농가이고, 거의가 65세 이상으로 후계자가 없어요. 60세가 한 둘이고······.”
김영선 이장은 벼 건조작업을 하다가 볶은 콩을 안주삼아 맥주 한 컵을 막 들이키고 있었다. 바쁜 일손을 멈추고 기꺼이 오토바이를 타고 회관 앞까지 와준 김이장은 금세 준비해온 장부를 펴더니 마을의 주민현황을 읽어준다. “맥주를 한 잔 더 마시고 올 것 인디 급해서 한 잔만 마시고 와 부렀소.” 맥주 한잔을 더 마시고 왔더라면 줄줄줄 말이 나올듯한 김이장은 하루 종일 벼 작업을 해서인지 피곤해 보였지만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저그 돌아가먼 정자나무가 오래 되았어요. 보호수로 등록은 안 되았는디 60년이나 70년 가량은 되았을 것이요.” 2년차 이장을 맡아오고 있는 김이장은 마을 뒤길 개보수공사와 농로포장이 중요하여 해왔으며 아직도 농로개보수가 안된 곳이 많아서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도로변 가에 170미터가 예산이 안 되어서 못되고 있어요. 그곳이 좀 시급한데 앞으로 되도록 해야지요.” 농촌이 고령화 되다보니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아 힘든 점이 많다고 말한다. “어느 곳이나 많이 그렇다고 합디다. 요즘 사람들은 서로 의견이 강하다보니까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는 점도 있어요. 무엇보다도 서로 단합하고 화합하여 의견들이 달라도 좋은 것이면 밀어주는 협조가 중요하지요. 우리 마을은 잘들 협조하는 편입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한 가지 부탁하자면 방송을 하면 잘 나와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평야지대 마을로 모두가 논농사에 종사하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해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김이장은 현재 80마지기 정도의 논농사를 짓고 있는데 힘들다고 말한다. “건조기와 트렉타가 있어도 사람이 움직여야 일이 되잖아요. 정부에서 벼 값을 4년 동안 동결하고 있으니 뭐 남는 게 있어야지요. 1등품 정부수매는 48,460원이고, 일반상인은 52,000원인데 누가 정부 수매하겠어요. 비료값이나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잖아요.” 작천 지역의 농민들은 조생종 벼 후기작으로 마늘을 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마늘을 심고는 있어도 재래식으로 하기 때문에 수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논을 놀리느니 하고 있는 셈이 된다고 한다. “예전 한때는 논에 딸기를 많이 재배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딸기도 인건비가 안 맞아 결국 하우스를 전부 철거하고 다시 논농사로 돌리기도 했지요. 지금 농업인으로 산다는 것은 전망이 없다고 봐요. 농사를 지어오면서 좋았던 때는 통일벼 품종을 할 때였어요. 그때 수익이 많이 났지요.” 하평마을에서 태어나 평생을 농사에 종사해왔다는 김이장은 이 마을의 대농에 속한다. 10가호 정도가 대농이며 마들 주민 모두가 논농사에 종사한다. 그래서 김이장은 농업인으로서의 애로점을 해결하는 점이 바로 마을 발전이며 젊은 사람들도 들어와 살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김이장은 김정임(52)과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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