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았습니다>
강홍철(47) 이향숙(43) 부부는 올 4월에 강진읍 군동면 파산리로 귀농했다. 900평 6동 하우스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강씨 부부는 오래전부터 귀농을 하려고 결심했었던 농업인이다. 이유는 표고버섯 재배를 양평, 안산 등지에서 해오면서, 버섯재배는 농촌지역이 환경적으로 더 알맞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귀농을 하기 위해 강씨부부는 2년 가까이 전국을 다니며 귀농 지를 물색했다. 그러다가 산, 강, 바다가 있는 지역으로 전남지역을 택하였고, 특히 바다를 좋아해서 더 남쪽으로 내려왔다. 처음엔 화순으로 귀농하려 마음먹고 귀농 할 땅까지 봤으나, 이상하게도 자꾸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는 강 씨다. 왜 그런지 이곳에서 어떻게 살까 그저 삭막한 느낌만이 들고 정이 들지 않아 다시 귀농 지를 찾게 됐다고 했다. 그러다가 표고버섯 재배로 더 알려진 장흥을 생각하기도 했으나, 자신이 하려고 하는 표고버섯 재배와는 맞지 않는 오히려 재배 가구 수만 많은 지역으로 보였던 차에 이웃에 있는 강진 쪽으로 마음이 내켜 귀농하게 되었다.
이처럼 귀농 지를 선택하는 데 있어 심혈을 기울인 강씨부부는 버섯 재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 이유의 하나가 장성한 두 아들도 진로를 버섯재배로 정했기 때문이다. 군대에 간 큰아들 강준영(21), 또 둘째 민영(20)씨도 부모와 함께 버섯재배에 꿈을 담고 있다.
“아빠 하는 것을 보면서 버섯재배가 전망이 있는 농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아들 민영씨는 “버섯재배가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고 자신과도 맞아 부모와 대화를 통해 진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표고버섯 재배에 대한 확실한 노하우를 아는 강씨부부는 강진으로 귀농하여 하고자 했던 표고버섯 재배를 빨리 하게 된 것을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버섯재배라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귀농 지를 물색했으나, 토지 구입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귀농인들의 애로점 중 하나는 토지구입을 하려하지만 외지인이기 때문에 지역 토지 거래를 알기 어렵고, 또 팔지 않아 정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처럼 같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진에서 버섯 재배하는 사람을 알게 되어 쉽게 정착지를 정하게 됐다.
한때 버섯재배에 실패를 하기도 했던 강씨는 버섯재배는 “1년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대부분 1년 하다 실패하면, 종자나 시설 탓을 하게 되는데 그 때를 잘 견뎌내야 한다”고 말한다. 버섯재배 농민 70%가 실패하는 데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에 “농사는 몸으로 짓는 것이고 경험이다”고 그는 말한다.
귀농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강씨부부지만 버섯재배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2015년에는 정상적인 생산과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버섯재배는 3개월 정도면 생산과 수익이 바로 이어지는 농업이어서 현재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군동면 파산리에 땅을 임대하여 버섯재배를 시작한 강씨부부는 앞으로 규모를 점차 늘려 장흥보다 더 나은 표고버섯 재배에서 고부가가치를 생산해 내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세계로 농산’ 이라는 농장명은 오래전에 붙였다. 처음엔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두 아들까지 농업을 이어가게 됐다. 그래서 크게는 세계시장으로까지 뻗어나가는 버섯 사업을 가꾸어가려는 가계의 희망을 담고 있다. 부모와 함께 버섯재배를 하고 있는 둘째 민영씨는 “꿈을 크게 갖고 있다”며 “유통까지 스스로 하여 수익을 올리고 경매장에 나오는 버섯이 우리농장에서 나오는 버섯들로 채워지도록 국내시장을 잡고, 나중 세계시장까지 낼 수 있는 물량 재배를 위해 차차 배우며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귀농의 실패는 빨리 효과를 보고 싶어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농사를 평생 짓는 분들도 쉽지 않은데 1년을 해보고 안 되면 작물을 쉽게 바꾸어 버리는 게 문제라고 강씨는 지적한다. “해마다 작물을 바꾸니 안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그런 분들 때문에 귀농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흐려지게 된다”며 “귀농의 목표가 뚜렷하면 하고자하는 작물에 집중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씨부부는 표고버섯 재배는 1동 하우스에서 년 2천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농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5동을 잘 관리하면 년 1억 소득을 올린다. 버섯재배는 첫째 종균회사에서 잘 배양된 종균을 들여야 한다. 이후 2~3개월 하우스에서 그 후속과정을 거치면 10개월가량 계속 버섯을 수확하게 된다. 물론 온도, 습도, 채광 등 관리에는 중요한 버섯재배 노하우가 필요하다. 강씨부부의 하우스에는 메주처럼 생긴 배지가 가득하다. 참나무 톱밥으로 만들어진 메주 모양의 배지에서 버섯이 쑥쑥 나와 자라고 있다. “버섯은 산소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면 그만큼 통통하게 잘 자라고 이뻐진다”는 강씨는 “느낌으로 알고 관리한다”고 말한다.
또 표고버섯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수익면에서도 좋은 농업이다며 권장한다. 그러나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관리하는데 철저한 관심이 필요한 작물이다. 강씨는 “버섯은 경영자의 얼굴이다”며 “자기는 잘 키웠는데 가격은 안쳐준다는 맞지 않고, 잘 키워내면 돈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씨부부는 앞으로 버섯재배를 더 확장하여 2015년에는 흰목이버섯과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재배한다는 망태버섯까지 넓혀서 생산할 계획을 준비하는 버섯재배 전문농업인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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