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확장 계획에 동령마을 입구로 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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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덕비 앞에 선 윤국현 거사의 장남 윤영표 씨 |
윤국현 거사는 일제 강점기 말 흉년이 계속되자 고객(행려객)이 많이 발생되는 것을 보고 낮이고 밤이고 맞아들였다. 그리고 개다리소반에 한 사람씩 대접을 했다. 저녁을 들고 나면 밤늦게라도 찾아올 과객을 대비, 항상 솥에 밥을 안쳐놓았다. 과객 중에는 환자도 생기는 법이어서 한약으로 치료까지 해주었고, 집을 떠날 때는 약간의 노잣돈까지 챙겨주곤 했다.
어느 해 추운 겨울 과객 한 사람이 졸지에 사망하게 되자 눈이 녹은 땅을 골라 치상을 치루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 땅이 명당이었던지 그 자식들이 전라남도 도교육감을 하는 등 출세를 했다. 나중 안 사실이지만 사망한 과객은 영암 서호면 사람들로 소금 장사를 하기 위해 강진 땅에 왔다가 비명횡사를 당한 것이었다. 자식들은 묻힌 땅을 사고 위토답도 장만해 부친의 묘를 관리하는 한편, 윤국현 거사집에 여러 차례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하고 갔다.
윤국현 거사는 청상과부가 된 모친 슬하에서 자랐다. 그런데 모친은 넉넉한 살림살이가 아니었는데도 인자하고 봉사정신이 뛰어났다. 독자인 아들에게는 엄했지만 남에게는 지극히 섬기는 마음이었다. 모친의 그 같은 마음을 닮았는지 윤국현 거사 역시 가는 사람 오는 사람 싫은 내색 없이 누구에게나 끼니 대접을 했고 잠을 재웠다. 그래서 사랑방에는 항상 과객들로 넘쳐났다.
과객들은 윤국현 거사를 기념하기 위해 주머니 추렴을 해 송덕비를 세웠다. 송덕비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天降此公 慈悲出眞
하늘에서 공을 보내셨으니 자비로운 성품 인간참뜻 나았도다
深樹其德 廣施于人
그 덕망이 뿌리 깊은 나무와 같아서 널리 뭇사람에게 배풀어지도다
遺命百世 頌口萬人
그 이름에 천백세 영원토록 남으니 칭송이 만인에게 퍼지도다
片石感語 以褒鄕隣
여기 한 조각 돌에 충정을 새기노니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될지어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에게 비가 세워지면 안 되기 때문에 철거를 해버렸는데, 해방 후(35년 전) 30개 마을 이장들이 재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 국도변에 다시 세워지게 됐다. 그러다가 강진 해남간 4차선도로 확장계획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설하게 됐다.
이 일을 주도한 윤국현 거사의 장남 윤영표(78세) 옹은 “부친의 후덕한 성품 때문인지 손자 중에는 교장이 네 사람, 박사가 두 사람, 의사가 사위까지 합쳐 네 사람, 천주교 신부가 한 사람, 목사 사위가 한 사람 등을 두었다”며 “공덕비 이설 제막식 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영표 옹은 숭일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하는 등 38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현재 해남윤씨 회관에서 사무장으로 족보발간에 힘쓰고 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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