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돌아서 온 인생의 노을
덕(德)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이랍니다. 우리 인생이 한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가 만고풍상 어려운 고비를 다 겪고 가는 속에서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바른 삶을 살아간다면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후덕한 인품으로 남아 남들에 인정받고 자신의 나이만큼 성장되는 것이겠지요. 그러므로 노년의 경험적 연륜이란 달고 쓰거나, 미움과 절망과 사리분별력까지도 자신의 나이만큼 완성되어 품을 수 있는 때입니다.
중년이후에는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외모도 변해가고, 빛나는 대머리나 늘어진 피부 그리고 눈꺼풀이 처져있음을 실감합니다. 나이에는 잉여(剩餘)시간)이란 존재치 않습니다. 가차 없이 도망가는 잔혹한 날들이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하는데 정신적, 육체적 노력만이 철저하게 잃어가는 시간 앞에 대처할 뿐입니다.
늙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합니다. 왜냐하면 자기 주변에 사람도, 재물도, 의욕도 자신도 모르게 떠나가는 숙명이니까요. 그런 보기 싫고 추한 모습을 발견한 중년이후에는 누구나 겪는 나이기 때문에 자신의 외양보다 깊고 진한 인품 있는 존재로 남는 것이 중요하지요. 다시 말해 추하게 나이 들지 말아야하기에 남들이 있는 그 자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 지위나 학력이나 재산이나 크게 문제될게 없기 때문이지요.
늙어가는 사람들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는 이유는 나머지 인생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적어도 남은 생(生)만이라도 아름답게 잘 보내야겠구나하는 다짐이 자꾸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 아름답게 늙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필자가 남태평양 지상 마지막 낙원이란 곳 피지에 살 때 종종 가까운 ‘퍼스트 렌딍’(호화요트 자유 정박지)이란 곳에가 수영을 하며 하루를 이들과 함께 뒤섞여 즐기다보면, 온 가족이 몇 십 억짜리 요트를 타고와(뉴질렌드, 호주, 영국, 일본, 미국인들) 할 것 없이 늙어 옳게 걸음도 불편하지만 자식들과 노년의 부부가 함께 손잡고 모래사장을 거닐며 나머지 인생이라도 즐기려는 모습이 찬연해보였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그게 참 멋들어진 인생 마지막 장식의 모습임을 느껴지게 되다보니 지금의 필자에게도 성큼 그 때의 모습들이 들이닥쳐 와있음을 진짜 실감해봅니다.
필자의 어린 나이 때는 너무 어렵게 살아오며 못 입고, 못 먹어 굶주리며 헐벗게 살아온 세월을 회상해보니 날 가는 것이 아쉬움만으로 가득하지만, 지나온 과거가 헛되지 않았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스위스나 독일 등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물이 석회석(石灰石)이라 생수로 마실 수 없어 끌려먹거나 생맥주로 대신해서 먹기 때문에 몸이 비대해져 불균형을 이루지만,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도 웃는 인사성과 친절미와 노년을 즐기도록 나라에서 복지혜택을 받아 여유롭습니다. 이웃나라 일본 같은 경우는 태평양해풍이 불어와 고온다습하여 여름이면 습도가 높아 오래 머물다보면 몸이 축 늘어지고 끈적끈적하며 답답해 하루도 목욕이나 온천을 가지 않으면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런 곳에 비하면 삼한사온(三寒四溫)이 뚜렷한 우리나라같이 물 좋고, 기후 좋은 곳이 이 지구상에는 찾아보기 어려워 정말 살기 좋은 나라임을 실감합니다.
먼 길을 돌아서온 인생 길 노을, 어르신이란 말을 듣기에 부끄럽지 않은 존경받을 수 있는 모습을 갖추려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정신이 우선입니다.
일본에서 오래된 문예춘추(文藝春秋)라는 잡지 속에 107세로 세상을 떠난 목각(木角)의 대가(大家)로 불리는 유명한 노인분의 집에가 보고 깜짝 놀란 사실을 공개했는데 앞으로 30년은 충분히 작업할 수 있는 양의 특수목이 창고에 가득 쌓여 있었다지요. 그 이유는 앞으로 30년은 장인으로서 더 살지 않을까? 라는 마음의 희망을 갖고 자신의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하루하루 할 일이 있어 행복으로 나무를 쌓아뒀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 열정을 놓지 않았다는 그 목각 장인의 정신은 청춘이었을 것입니다. 청춘이란 어떤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고 하지요. 은퇴 후 30년의 시기를 핫 에이지란 말 그대로 열정을 가지고 다른 인생을 사는 시기라는 뜻입니다. 열정을 잃을 때 그때부터 늙기 시작한다고 하자요. 젊은이들에게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라고 물으니 그 대답이 의외로“삶에 대한 가치관”이라는 답이 81.2%나 됐다고 합니다.
삶의 가치관이 자신의 정신적 열정을 만드는데 경제적 고통, 질병의 고통, 사회와 단절된 고통의 소외감 등등의 짐들이 열정을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고독이나 우울증은 남은 인생의 아픔이기에 지혜로 약해지지마시고 극복하는 길을 찾아 나서보십시오. 나이 들어 도덕적인 기준이 무너질 때 한순간 인생은 몰락되고 소생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인생을 즐길 줄 모르기에 타락한 삶이기에 그것은 웰빙(Well_being)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일몰 인생이 되지 마십시오. ‘대일 카네기’씨가 말하기를 “오늘 최선을 다하라. 오늘 속에 진리가 숨어있다. 오늘이 영원한 내일을 결정한다. 오늘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사람이 내일이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은 바로 지금이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이지만, 필자가 피지에 이민 가 살며 느낀 생각인데 고국에 늦은 가을 짙게 물든 오색단풍이 활짝 피어난 봄꽃보다 아름답다고도 말하지만, 하루의 일과를 장엄하게 다 마치고 바다로 빠지는 저 일몰의 황혼 빛은 더더욱 환상임을 ‘나후토카’ 동산에 앉아 바라보며 느껴지게 했습니다.
비록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 황혼의 인생길이지만, 남은여생을 존경받는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자신만의 인생 설계를 만들어 여명의 인생life)으로 다시 살아나는 열정의 자세를 만들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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