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12회)
화산리 화방마을 윤치성 이장님(74)
산천이 수려하고 마을 배산인 화방산이 마치 꽃이 피어있는 모양으로, 화방산 정상은 화주병풍을 둘러놓은 모양이다. 마을 명칭을 화병, 화동, 화오, 화촌, 화방 등으로 불렸다는 화방 비파산 기슭에 신라시대 학자 고운 최치운이 설립하였다는 고운사지가 있는데 빈대가 극심하여 폐찰 되었으며 화방산 중턱에 위치한 현 화방사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현재 가구 수는 60세대이며 60세 이상 90%이며 젊은층이 50대로 다섯 사람 있다. 화방마을 윤치성 이장은 올해 2년째 이장을 맞고 있다. 화방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마을에서 살고 있는 윤 이장은 강진 지역 농촌지도소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77년 퇴임하였으며, 81년 전남지사장이 주는 식량증산 시책추진상, 81년 한국방송공사 사장상인 영농성공사례 수기공모 입선, 88년 강진군수상인 근검절약저축 솔선수범상, 97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바 있다. “젊은 사람이 없어서 좀 아쉽기는 합니다. 마을이 논농사 밭농사 위주다 보니 젊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은 안 되지요. 인구가 꾸준히 줄고 이제 고령자들이 논밭을 다 가꾸고 있다고 봐야지요. 그래도 화방산을 중심으로 경치가 좋아서인지 새로 들어와 사는 사람도 있어요. 타지 사람인데 대학교수로서 정년을 하고 이주 와서 살고 있는 사람도 있지요.” 마을 앞 넓은광장은 100호 광장이라 불린다. 한 때 세대가 100호가 넘었을 때 붙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로 밭농사 논농사 위주이다 보니 마을사업은 뚝을 없애는 일과 마을 안길 정비하고 농로 조성하는 일이었어요. 꾸준히 해 와서 지금은 길도 넓어지고 농로도 많이 좋아졌어요.” 마을 회관은 2001년 12월 완공되어 부락회의장소로 쓰이며 여자노인당과 남자노인당에서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노는 장소로 이용된다. 마을의 중요한 안건이 생기면 마을 주민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개발위원회의 회의를 통해서 의견을 절충한다.
윤이장은 주인의식을 특히 강조한다. 자신의 일터는 자신과 가족의 미래가 걸린 만큼 근무공간을 밝고 단정하게 꾸며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란다. 따라서 우리의 삶터를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문 앞이나 현관 앞의 쓰레기는 현관으로 통하는 자연의 생기를 왜곡시키는 기운이 있으며, 널 부러진 부엌잡기는 가족의 건강을 헤치며, 침실의 쌓인 옷가지나 잡동사니는 가장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며, 어둡고 깨진 조명은 가족 모두의 진로에 해롭고, 분수에 맞지 않는 가구나 집기는 집안을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웃들의 모든 삶터가 자연의 숨결이 통하는 생명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므로 서로 간에 주인의식을 가질 때 마을도 살기 좋은 마을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화방마을에는 500년 된 느티나무가 많은 손님들을 맞기도 한다. “무당들이 40여명 와서 무당굿을 한 적이 있어요.” 지난 9월 한국민속예술연구원 경기지부 회원 40여명이 느티나무에 제를 지내러 찾아온 것이다. 느티나무 앞에 상을 차리고 음식을 놓아 북장구를 치며 두 시간 동안 마을의 안녕을 비는 굿을 했다. 그 이유는 느티나무 아랫부분에 생긴 달마상 때문이다. 7월 SBS TV의 ‘세상에 이런일이’ 란 프로에 나온 화방마을 달마상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화대화상-돈주머니를 찬스님)이라고 이름 지은 한국민속예술연구원 회원들에 의하면 위쪽은 달마상 형태이고 아래쪽 튀어나온 부분이 돈자루라는 것이다. 따라서 화대화상이 화방마을에 많은 돈을 가져다 줄 상으로 국가발전과 국민들의 안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윤치성이장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다 그러잖아요. 10여년 전부터 나무가 튀어나오면서 동쪽으로 달마상 모양이 만들어지기 시쟉했어요. 달마상이 알려진 뒤 찾아오는 구경꾼들이 많아졌지요. 달마상이 마을에 좋은 일을 가져다주고 돈도 많이 벌게 해줄려는지 아무튼 사람들 발길이 많아지니 좋은 일이지요.” 윤이장은 자신의 고희때 ‘윤치성 회고록 ’역경을 딛고 사랑으로 이겨낸 인생이야기‘이라는 소책자도 발간했었다. 편안하고 자상한 윤이장은 김순심(74)여사와 3남 4녀를 두었다. 이현숙 기자
달마상이 있는 느티나무 달마상을 가르키고 있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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