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한 주증장애인 돕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인권.고용 등 모두가 취약한 현실에 무거운 사명감
강진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3,500여명 된다. 그중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을 제외한 지체장애인은 2,000여명 정도다. (사)전남지체장애인협의회는 올해까지 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장애인 단체로서 전국적으로 23개 지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다.
차재훈(61) 회장은 강진군 남성리 태생으로 강진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유학을 갔다. 서울선인고와 인천체전을 졸업했는데,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특기로 하면서 고등학교 시절 본격적인 태권도 선수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태권도를 해온 실력으로 서울에서 태권도 학원을 운영하기도 한 차 회장은 태권도 5단의 실력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체육활동을 해온 체육인답게 겉으로 보기에도 나이보다 훨씬 건강해보이는데 장애인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에 어떤 장애를 갖고 있을까 먼저 궁금해진다.
그러니까, 차 회장이 장애인이라고 말하기 전에는 장애인인지 모르기 쉽다. 왜냐하면, 얼마든지 장애를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지체6급 장애인이다. 왼손가락 검지와 중지2개가 절단되어 없다. 손을 내밀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장애다. “파상풍 후유증으로 손가락 2개를 절단해야 했다”는 차 회장은 “생활하는데 특별한 지장은 없지만, 젊었을 때는 심적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부모님이 살아 계신 고향이기에 도시생활을 하던 중 늘 왔다갔다하다가 91년도부터 강진에 정착하게 됐다”며 “건설업, 조경업 등 여러 사업에도 손을 대다가 지금은 강진군청내 식당을 운영한지 10년 됐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강진생활 중 어느 날 문뜩 나도 장애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애인 계통에 계신분이 단체를 소개해주어 참여해보니, 장애로 생활하기가 힘든 사람들을 보면서 내 장애를 뒤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차 회장은 장애인들과 만나면서 점점 장애인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됏다. 젊어서는 오히려 장애를 감추고 싶고, 장애 때문에 나서기도 힘든 경우도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장애인들 속으로 들어가면서, 신체적으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이 장애인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자의 마음을 모두 헤아리기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장애인들을 위해 앞장서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실제 움직여보니 여러 난관에 부딪혀서 매우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한 차 회장은 “장애인협회를 통합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며 “오랫동안 갖추어진 틀을 바꾼다는 일이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그만두려고도 했다”고 소회했다. 지금의 회장임기는 전 회장의 잔여임기를 채운 것으로 앞으로 3년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일들을 하며 대변자역할로서 봉사할 기회로 삼겠다는 차 회장이다.
차 회장은 자신이 장애에 대해, 다른 장애인에 비하면 복 받은 장애인이라고 표현했다. 장애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인권문제에서도 매우 취약하고, 특히 일자리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생활자체가 어려운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강진의 장애인 인구가 3,500여명이라면, 전체인구의 10%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지체3급 이상의 장애자들은 장애가 심한편이어서 주변의 관심이 절실한 편이라고 한다. 차 회장은 “이왕 맡게 된 회장직을 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장애인의들의 삶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앞장 서겠다”고 피력했다. 또, 남은 임기 회장을 맡은 동안 아무것도 한 일이 없어서 죄송할 뿐이다“며 ”어려웠지만 자체 힘으로 장애인 사무실을 마련이 되어가고 있어 내년 1월에는 사무실 개소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차재훈 회장은 가족으로 김미영(61)여사와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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