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정직한 먹거리는 농민들을 살리는 쌀과자"
정병길·김해옥 부부
쌍지뜰은 순천만정원에서 청암대를 지나 낙안읍성 방면의 지방도를 따라 차량으로 15분쯤 달리면 나오는 상사면 쌍지마을에 위치해 있다. 2010년 폐교된 쌍지분교를 2012년도에 임대받아 체험장을 만들고 쌀과자 쌀보리빵 등을 만드는 공장으로 개설한 사람이 강진출신 김해옥(57) 대표다, 현재 직원만 6명이며 상시로 인원을 써야 돌릴 수 있는 규모로 발전되었고, 기자가 찾아간 날이 주말인데도 한 달이 더 남은 추석선물 제품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해옥 대표는 강진읍 동문마을 출신으로 동초등학교 및 성요셉여고를 졸업했다. 그리고, 남편이 현재 강진농협 정병길 상임이사다. 이 부부는 농협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은 부부이기에 일찍부터 농업에 관심이 많았고, 결국 농업현장에서 뛰고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 강진농협의 무농약쌀 ‘천명’은 이곳의 쌀과자와 누룽지 등의 재료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김해옥 대표는 “서울에서 감 하나에 천 원씩 했을 때였어요. 순천에 와보니 50개들이 한 봉지에 오천 원씩 하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어렵게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농협에 근무할 때도 농업인들의 고충이 늘 안타까웠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래서 그녀가 나중 가장먼저 연구를 시작한 것도 단감이었다.
서울에서 농협에 근무하던 중 같은 회사에 다니던 남편이 순천으로 발령이 나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내려오게 되었다고 한다. 2년만 살다가 가야지 했던 삶이었는데, 순천이 너무 좋아서 계속 살게 되었다는 김해옥 대표다. “직장 생활하랴 아이들 키우랴 정말이지 쉴 틈 없이 생활하다가 이곳에 내려오니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다시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마음속에 피어오른 열정으로 김 대표는 2002년 42세 나이에 순천대 호텔조리과학과에 입학해서 8년 동안 학,석사 과정을 모두 이수하였다. 또 요리관련 자격증을 7개나 취득하고 순천시에서 요리강사로도 활발하게 뛰며, 사업도 하는 활동적인 여성으로 변모된 것이다.
그녀는 “농민들이 힘들게 생산한 단감이 왜 그리 싼가” 순천에 와서 처음 느꼈던 생각을 그냥 넘기지 않고 대학 교수님들과 단감의 효율적인 판매대책에 대해서 연구했다. 그 결과물이 2005년도에 나온 단감 장아찌였고, 특허까지 내게 이르렀다. 그렇지만 선뜻 사업과 연결을 짓지 못하다가 지금의 쌍지분교를 보는 순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다.
그렇게 해서 폐교되었던 쌍지분교는 지금 농업회사법인 쌍지뜰 전통식품주식회사로 변화되었다. 제조 공장과 제품보관창고, 사무실로 재탄생했고, 학교 앞 운동장은 아이들의 체험교육의 장소와 동네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리고 김 대표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수확한 작물을 전부 수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 장아찌를 개발했고, 들깨와 도라지 등도 모두 수매함으로써 마을 어르신들의 소득 증대와 판로걱정을 덜어주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사업이 번창 할수록 마음 한 구석에는 미안함이 쌓였다”며 “마을 어르신들의 터전인 쌍지분교에 들어와 혼자만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죄송함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가장 정직한 먹거리는 농민들을 살리는 쌀과자라는 것에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66농가의 마을 어르신들에게 ‘쌍지뜰’ 사업설명회를 갖고 자신의 지분을 거의 내놓으며 법인 전환을 했다. 이에 따라 ‘쌍지뜰’은 2015년 3월 마을의 어르신 21농가가 자본금 3000만원을 공동 출자해 농업법인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지역의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면서 김 대표가 구상했던 미을기업으로 차츰 구체화 되어갔다.
*무설탕 쌀과자, 미국수출 계속 증가
가족요리체험부터 농산물 수확체험, 해마다 1000여명 이상 방문
올해 추석선물상품, 다미뜰 명품강정세트 인기
쌍지뜰은 2015년 1차, 2016년 2차에 이어 6차산업 인증을 지정받아 농협중앙회의 유통 지원을 받으면서 판매문제를 해결하여 주문 후 생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윤보다는 인건비와 다시 재투자하는 상황이다”며 “처음에는 서로 인건비 없이 마음이 맞아 시작했지만, 매출이 좀 더 뛰면 좋고, 움직인 만큼 수익이 창출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재배·생산되는 친환경 쌀과 현미로 무설탕의 쌀과자를 만들어 미국까지 수출하는 착한 마을기업으로 변신해 있다. 마을 주민들이 쌍지뜰에서 함께 일하며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하여 수익을 창출하면서 조용한 시골동네는 마을기업으로 인해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마을기업 쌍지뜰의 쌀과자와 찰보리빵, 전통한과, 무 장아찌 등은 순천만정원 홍보관과 갈대밭 쉼터, 농특산품관에서 지역의 대표적 간식 먹거리가 되고 있으며, 순천조례호수공원의 로컬푸드 특선매장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된다. 조만간 순천아랫시장에는 쌍지뜰의 단독 제품판매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쌍지뜰의 ‘착한농부 쌀과자’는 순천농협과 최근 협약을 체결하고 납품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3월부터는 쌀과자 2400개(70g)가 미국 첫 수출 길에 올랐다. 최근에는 쌀과자 1만2000개(70g)가 배에 선적돼 미국 LA지역으로 두 번째 수출에 나섰다. 불과 6개월만에 쌀과자의 수출물량이 5배나 증가한 것이다.
김대표는 “쌍지뜰은 쌀 가공식품에서 후발주자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에 차별화를 두었다”며 “방부제와 색소 설탕 같은 첨가물은 모두 빼고 무설탕 무농약 친환경쌀로 만든 건강식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력상품은 쌀과자와 들깨강정이다. 강진농협 무농약쌀 ‘천명’으로 만들어내는 누룽지 또한 건강식으로 매우 인기가 있으며, 들깨가 각종 매체를 통해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들깨강정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쌍지뜰에서는 다가오는 추석선물상품으로 다미뜰 명품강정세트를 내놓았다. 들깨강정과 쌀강정, 찹쌀방울유과를 넣어 35,000원에 판매하는 실속형 세트는 벌써부터 주문생산에 들어갔다. 이러한 쌍지뜰의 발전은 점점 쌍지분교가 매우 작게 느껴지고 있다. 늘어나는 시설물과 저장용품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문량에 따라 생산하기 때문에 늘 손길은 바쁘게 움직여지고 따라서 이곳 상품은 즉석음식처럼 그 맛에서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주는 상품이 되어 꾸준히 판매가 증가되는 추세지만, 임대하고 있는 쌍지분교에 맘대로 시설을 할 수 없는 애로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쇠퇴해가는 시골마을에 희망을 불어넣은 쌍지뜰, 이곳 체험장에는 우리밀 케이크와 쿠키만들기 등 가족요리체험부터 농산물 수확체험을 위해 해마다 1000여명 이상이 찾아올 정도다.
김해옥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제2의 도약을 해야 하는 시기다”며 “판로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왔고, 지금도 인터넷 등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코레일 등 역내 매점에도 입점을 하는 등 판로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강진농협 상임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정병길 상임이사는 2012년에 농협강진군지부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퇴직 후 아내 김해옥 대표의 쌍지뜰 사업을 1년간 돕기도 했고, 지금은 강진과 순천을 오가며 강진쌀 판매를 쌍지뜰과 연계시키고 있기도 하다. 두 분 사이 가족으로는 3남이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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