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35회)
마량면 원포마을
이재팔(59)이장님
‘마을 심부름꾼’ 꼭 한번은 하고 넘어가야죠
원포리는 1945년까지만 해도 원포, 숙마, 연동 세 마을은 원래 1개 마을이었으나 일제시대 제방을 설치하면서 갯벌이 논으로 바뀌었다. 이때 경지면적이 늘어나면서 해방과 더불어 연동과 숙마마을이 분리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북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봉대산은 명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옛날 봉화를 밝혔던 산이다. 동쪽으로 23번 국도를 따라 장흥과 경계를 이루면서 고개를 넘으면 상분마을과 하분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마량의 끝자락에 위치한 원포마을은 과거에는 교통이 매우 불편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다도해에서 불어오는 계절풍과 겨울에는 봉대산 길게 둘러싸고 있어 따뜻한 지역에 속한다. 해양성 기후와 비옥한 토질을 이용하여 한때 유자나무를 많이 식재하기도 했다. 이재팔 이장은 올해 처음으로 이장을 맡았다. “올해 1월부터 이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안하려고 많이 빼기도 했는데 지역에 살면서 한번쯤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진해서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마을을 위해서 생각도 해보고 사람도 더 많이 알고 싶기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인 김분례(53)씨도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부부간에 마을을 위해서 나서고 있다. 1남 2녀의 자녀 진호(30.강진군청 민원실), 효정(28), 효란(25)은 잘 성장하여 직장에 충실하고 있다. 태어나서 줄곧 원포마을에만 살아온 이 이장은 어렸을 때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뒤늦게 목포제일정보고 야간을 졸업했고 순천대 축산과를 2년 수료하기도 한 학구파다. “이 근처에 학교가 없어 학교에 다니질 못했어요. 지금이야 교통이 편리해졌지만 옛날에는 멀리까지 학교를 보낼 엄두를 못냈다고 봐야지요. 물론 가난도 문제지만 교통불편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라고 말한다. 원포마을은 현재 33가호에 60여명이 살고 있다. 70세 이상이 3분의 2가 될 정도로 고령화된 마을에서 두 번째로 젊은이가 이 이장이다. 벼농사 농사가 주 소득원으로 고추농사 등의 밭작물을 하며 많지 않은 농토에서 알뜰살뜰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원포마을 사람들이다. 바닷물이 현재의 앞 길 근처까지 들어오던 일제시대에는 김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재 바다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러나 1962년 사라호 태풍으로 인해 제방 둑이 터져 농경지가 침수되고 가옥 2동이 완전 파괴되는 엄청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옛날에는 부자들이 많은 동네로 60년대까지도 하인을 두고 있는 집들이 있을 정도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다른 곳에 비해 적은 농토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2년 전 마을 회관을 신축했으며 작년에는 범죄 없는 마을로 선정되어 회관에 간판을 붙여 놓아 마을 사람들은 살기 좋은 마을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아직도 자갈길인 농로들이 많아 농사짓기 불편한 점이 많지만 현재 시급한 것은 다목적 창고를 짓는 일이라고 이 이장은 강조한다. 토지구입이 되면 신청하고 싶은데 잘 될까 조금 걱정되는 일이라고 덧붙인다. 마을을 떠난 향우들 중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마을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강진출신 서예가로는 최고로 알려져 있는 김원당(서울.서예가)선생은 회관 등 곳곳에 글씨를 써주셨고, 강진 여러 곳에 글씨가 산재되어 있기도 하다. 황옥기(인천)씨는 행사 때마다 몇 백 만원씩의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김용태(인천)씨도 회관 TV 등 희사금을 보내오고 있다. 마을구성은 개발위원회(회장: 윤순완) 부녀회 노인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년 섣달그믐에는 마을을 찾은 외부인들과 함께 재야 때에 어르신들께 합동세배를 해오고 있다. 오랜 전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재야 합동세배는 타 마을에서도 부러워 할 정도로 귀감이 되고 있는 전통행사이기도 하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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