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이장님
군동면 라천리 남향마을
박무성 이장님(67)
남향마을은 강진읍에서 3.5km 지점에 위치한 평야마을이다. 사방이 들로 에워싸인 전형적인 평야지 농촌마을로 매우 한적한 느낌을 주는 마을이지만 국도2호선 바로 인근에 위치하여 면소재지나 군소재지 등 어느 방면이나 편리하게 오갈 수 있다. 또한 마을 주변의 농경지는 경지정리가 잘되어 있고 농업용수도 풍부한 마을이다. 박무성 이장은 70년대부터 여러 번 마을 이장을 해왔다. 부인 이안심(65)씨와 5남매(박길현, 현옥, 중현, 옥현, 수현)를 둔 박 이장은 계속 낳았으면 축구 한 팀은 둘 터인데 라며 유머스럽게 가족을 소개했다. 박이장은 “해병대 하사출신 아들을 두었더니, 읍에 나가면 해병대 사람들이 경례를 하면서 ‘아버지 한잔 합시다’라며 이상 대접을 합디다. 이상 재미져요. 밖에 나가면 재미가 있고 젊은디, 집에만 오먼 딸싹을 못허겄어요.”라며 “아따 이장도 인자 나이가 있어서 못허겄소. 마음은 젊어도 여러 가지로 잘 안 되더만요. 처음 이장할 때 초임이던 군직원이 면장 할 때까지 이장을 하고 있으니 말이요.”라며 마음은 젊지만 많은 것을 접어야 할 때도 된 것 같다며 주변에 펼쳐진 평야처럼 편한 웃음을 짓는다.
평야지의 중심부분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남향마을은 호우 또는 장마가 들면 침수되거나 제방둑이 무너져 큰 피해를 입곤 했다. 따라서 미맥농사 외에 특용작물 재배가 어려운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 26가호 3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70대 이상 고령자가 많고 60대가 젊은 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남향마을은 74년과 84년 두 차례의 큰 호우 피해를 입었다. 그로인해 마을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많은 이주를 하기도 했다. 박이장은 “호우피해가 너무 커서 도에서 집단 이주를 시키기 위해 나주 다시면으로 견학을 가기도 했어요. 그러나 어르신들이 고향을 떠날 수 없다고 하였고 결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어요.”라고 말했다. 호우피해는 70년대에 이루어진 경지정리가 잘못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박이장은 “설계가 잘못되었는데 그대로 했기 때문이지요. 물이 한군데로만 빠지게 해놨으니 장마 때마다 피해는 당연한 것이지요.”라며 현재 하고 있는 용배수로 공사가 완공되면 앞으로 피해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남향마을의 회관은 오래되어 금이가고 천정 쪽에는 철근이 드러나 보여 비가 샐 정도라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매일 모여 놀고 있는 장소이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임시적으로 처리해 놓았으나 걱정거리이라는 것이다. 박이장은 “건의를 하고 싶지만 예산이 쉽지 않다고 하니 그저 시급해도 참고 예방만 하고 있어요. 그러나 농기계 창고는 하나 필요한데 어쩔지 모르겠어요.”라며 마을에 필요한 것들은 많지만 오랜 경험으로 봐서 모든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교통이 편리한 지역이고 농로포장이 잘 되다보니 음주단속을 피해 마을 쪽으로 꺾어 돌아가는 차량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로인해 마을에 세워놓은 농기계 등에 부딪히는 차량들이 생기기도 하고 잊어버리는 기계도 생기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농기계를 들여놓을 수 있는 창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향마을 논 가운데 세워진 튼튼한 정각은 철근 바닥재로 되어 있어 시원함을 더해주었다. 오래되어 썩어가는 목재바닥을 걷어내고 마을 몇 사람이 돈을 모아 바꾸었다고 한다. 마을의 전통놀이로 당산제가 있었으나 고령화로 인해 끊어졌으며, 지금은 초복 등에 함께 모여 먹거리와 한잔씩 나누는 시간으로 대신한다. 14일(화) 초복에도 모여서 한잔씩 하기로 했지만 그날이 마침 보리맥 수매날이라 어찌될지 모르겠다고도 말한다. 마을의 출향인으로서 서울에서 농협경제이사를 하는 이덕수씨가 동네 표지석을 세워주고 명절이나 마을 행사에 찬조금을 보내오고 있으며, 강진읍에서 영락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손재현씨도 찬조금을 협찬해 주고 있어 마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을의 조직은 개발위원회(회장:김우석), 부녀회(회장:이안식), 청년회(회장:송기순), 노인회(회장: 김우석), 새마을지도자(회장: 김영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요한 회의를 통해 안건을 결정한다. 들판의 한 중심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남향마을은 여러 번의 재해로 인해 서로 협동 단결하는 정신과 인내심이 강한 마을로 주변의 평화스러운 평야처럼 무척이나 편안해 보이는 마을이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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