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
28년 장수이장 "마을일이 곧 내집일지죠"
마량면 신마마을
이재범(63) 이장님
신마마을의 서쪽 고개 너머로는 마량리 1구.2구가 있고, 북으로는 연동과 원포마을, 동으로는 숙마마을과 농경지가 펼쳐져 있으며 면소재지로부터 500미터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바다가 인접하고 있어 한때는 바다에서 얻어지는 소득이 높아 어업 종사자가 많기도 했던 마을이다.
신마마을에서 28년간 이장을 맡아오고 있는 이재범(63) 이장은 신마마을의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리 마을은 원을 막으면서 생겨났어요. 생긴지 100년 정도나 되었어요. 이곳 간척지 논에서 나오는 쌀은 미질이 좋아 밥맛이 아주 좋습니다.” 신마마을의 평화로운 모습만큼이나 매우 평화로운 인상을 한 이 이장님이다.
성실함 그 자체가 28년 동안 마을 이장을 맡아올 수 있는 힘이 아니었나 싶다. 생각해보면 100년이란 짧은 역사에서 4분의1 이상 마을 이장을 맡아 왔으니 말이다. 부인 선옥순(64)씨와 성실하게 일한만큼 2녀(순휴44, 진옥33)를 출가시켰고, 아들 종우(38)씨가 외항선 선장으로 있지만 아직도 농사와 축산업, 수산업 등 손을 놓지 않고 부지런히 일한다.
신마는 원래에는 원마마을에 속했으나 오래전에 있었던 사라호 태풍으로 인해 원이 터지면서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되다시피 한때가 있었다. 그래서 사라졌던 마을이 다시 생기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시대에 다시 바다에 제방을 축조하여 간척지가 생겨나면서 부터였다. 간척지사업으로 개펄이 없어지고 많은 옥토가 생겨났다. 농토가 많아지자 자연적으로 마을이 다시 형성되었고, 그때부터 신마로 불리게 되었다.
과거에는 바닷물이 마을 앞까지 들어와 마을 샘에서 배에서 먹을 식수를 실어 가곤했었지만, 바다가 멀어짐에 따라 자연적으로 농사에 종사하는 마을이 되어갔다. 간척사업이 완공되면서 인근 섬에서 이주해온 사람들과 품을 팔러 드나들던 상인들이나 간척사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머물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마을이 형성되었고, 마을 앞산이 말의 형국이면서 신촌이라하여 신마(新馬)라 칭하게 되었다. 반농반어에 종사하는 마을 사람들은 현재 42가호에 176명 정도가 거주한다. 70대 이상이 60%정도이고 40~60대 젊은 층이 다른 마을에 비해서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가 바다가 인접해 있는 점이기도 하다.
신마마을에는 김용관씨의 김가공공장과 나종윤씨의 전복양식, 권원본씨가 미역종묘생산 등 큰 수익을 올리는 수산업 종사자들과 수국과 방울토마토 하우스를 하는 권재관씨 등이 있다.
이 이장은 “통발낚지 작업만 해도 한 해 1억씩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어요. 또 우리 마을에 자연산 매생이는 최고로 맛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4농가가 참여하고 있는데, 그 수익도 괜찮은 편이고요. 고동이나 감태가 많이 나고 맛이 좋습니다.”라며 부지런한 마을 사람들을 자랑한다. 넒은 농토와 바다가 인접해 있어 부지런한 사람은 큰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된 마을이다. 매생이는 매년 11월 20일 경 자연 채묘를 해서 12월 20일부터 1월말까지 수확을 한다. 신마마을에서 나오는 매생이는 발이 가는 매생이로 그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28년간 마을 이장을 해온 이재범 이장은 “솔직히 집 일보다 마을 일에 더 관심을 갖고 살아 왔습니다. 때로는 마누라한테 혼나면서 말입니다.”
신마마을은 마을 공동자산도 넉넉하다. 창고3동, 회관, 논9마지기, 바다 옆에 산 18평 정도가 있다. 이 이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마을의 자산을 만들어 왔다고 한다. 30살이 못되어서부터 어촌계장 등을 하다보니 여러 임원들을 맡기도 했다는 이이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을이장일이 가장 중요했던 것은 마을은 바로 내 집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란다. 점점 고령화되어 가는 마을에서 이장으로서 할 일은 어르신들이 좀 더 편하게 지내게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이 이장은 “노인들이 회관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들이 많아집니다. 기름값이 비싸지고 하기 때문에 회관에 판넬을 깔아서 겨울에 따뜻한 곳에서 함께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한전에서 노인당 전력을 반절로 해준다면 참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라며 노인들을 위해 할 일이 제일 많다고 말한다. 신마마을은 해안도로 쪽으로 신마항이 착공하게 된다. 2010년 쯤 착공할 예정인 신마항은 내항으로서 상당히 좋은 곳이 될 전망이다. 살기 좋은 마을이어서 인지 올해 귀농 인 가호가 두 가구 늘었다고 한다. 이재범이장은 현재 마량면 지역발전협의회장을 맡아 마량면의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이장은 “9월 중순에 열리는 마량 미항축제가 성황리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민과 마량 상가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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