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이 쉽게 풀어쓴 노자이야기(9)
제 9장 물러 날 줄 아는 지혜
가지고 있는데도 채우려 하는 것은
그만 두는 것만 같이 못하고.
두들겨 맞는 칼을
다시 예리하게 만들면 오래가지 못한다.
금과 옥이 집안에 가득하면
그것을 지킬 수 없고
부귀하여 교만하게 되면
스스로 화를 초래하게 된다.
공을 이루고나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도이다.
持而盈之 不如其已
지이영지 불여기이
摧而銳之 不可長保
최이 예지 불가장보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富貴而驕 自遺其咎
부귀이교 자유기구
功成名逐 身退天之道
공성명축 신퇴천지도
물러날 줄 아는 지혜.
이 장은 노자의 장구 가운데 비유 없이 사실적 표현으로 설명한 대목이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지금도 권좌를 누리다가 일생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욕심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길을 걸어 가면서 후회하게 되고 눈물도 흘리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께끗한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본의 아니게 나 아닌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부정이 저질러져 너무나도 부끄럽고 눈물 나도록 자기 자신이 보기 실어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엉뚱하게도 자신의생을 마감할 때가있다.
이미 지난 얘기여서 할 말은 아니지만 한나라의 대통령을 지니게 되면 퇴임 후에는 국가에서 예우와 생계로 경호까지 떠맡아 죽는 후에 까지도 명예를 책임지어 주는 최고의 영광을 누리는 자리다.
무엇이 부족하고 어려워서 남의 돈으로 자식의 생계를 뒷바침 하려 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러한 일은 비단 오늘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는 고령이면서 죽을 때 까지 물러나지 않고 있다가 부마항쟁으로 권자에서 쫓겨났고 그 뒤 실권을 잡는 박정희 대통령은 경재강국의 초석을 닦아 오천년 역사 가운데 가장 잘 사는 나라로 탈바꿈 시켰으면서도 유신이라고 하는 또 다른 정책으로 무리수를 두려다가 믿고 사랑하는 부하의 종탄에 맞아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이 얼마나 비극적인 삶인가. 불명예스러운 오점으로 인하여 한 평생 쌓아 놓았던 업적이 물거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역사는 햇갈리는 평가를 내 놓게 했으니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래서 노자는 공을 이루고 명예를 드높았으면 물러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 하신 것이다.
이러한 예는 비단 통치자의 일만이 아니다
사업하는 개인도 예외가 아니다. 잘 돌아가는 사업을 기반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남의 돈까지 끌어 들여 문어발식 사업을 확장해 놓고 마침내 경영악화로 빛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산 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계선진국들의 예를 들어보자. 잘 사는 나라일수록 기부문화가 발달하여 공을 이루고 나면 물러나는 지혜를 스스로 발휘하는 예가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갑부 빌게이츠 경우가 그렇다.
그는 지금 50대 중반의 나이에서 그가 30년 이상을 몸담았던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떠나 모든 사업을 후배들한테 물려주고 사회봉사와 자선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소외된 자를 위하여 전력 투구 하겠다는 것이니 한국의 재벌과 다른 3차원의 인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돈은 많을 수록 불안 하지만 봉사는 많이 할 수록 행복해 진다고 한다. 돈 있는 재벌이 봉사하고 자기의 재산을 자선 사업을 위해서 사회에 환원 한다는 것은 곧 그 사회를 맑고 께끗하게 해주는 등불이 된다.
우리나라도 이조시대 경주의 최갑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그의 자손들이 유업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옛날 조상님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맑은 샘물처럼 솟아나 힘차게 흐르고 있지 않는가.
오늘날 우리나라의 최고의 갑부는 삼성과 현대의 일가들이라고 한다 .물론 빌게이츠의 재산으로 따지만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그 많은 자산을 형성하고 있으면 어느 정도 사회에 환원하고 봉사정신으로 헌신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만 되어 준다면 길거리에서 오고 갈 곳이 없는 노숙자들이 사라질 것이고 늙고 병들고 어려운 이웃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부정을 저지른 재벌 총수가 법원으로부터 강제로 봉사명령을 받아 봉사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나라도 옛날처럼 개인 능력으로 돈을 벌었다고 해서 그 돈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여 내가 죽고난 후에라도 자손대대로 물려주려고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내가 번 재산은 당대에서 끝내고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이것이 덕을 배푸는 일이다. 옛날처럼 먹고살기 힘들었을 때 자손들을 굶어 죽지 않게 하려고 재산 상속을 하였지만 지금은 노력만 하면 먹고 사는 것에 별 걱정이 없고 교육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세상인데 꼭 자식에게 까지 물려주어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야만 되겠는가?
정치는 민주주의가 되어 임기가 끝나면 대통령이 바뀌는데 경제는 아직도 옛날 그대로 내려오고 있으니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모두가 잘사는 사회는 현대사회의 기본이념이다.
돈을 버는 것은 개인의 재주와 능력에 있지만 벌어들인 재산을 영원히 지키는 것은 기부와 봉사정신에 있다.
세상에는 영원한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달도 차면 기울게 마련이고 구름도 모여들면 흩어지고 바닷물도 밀려 들면 빠져나간다. 내가 부자가 되고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그 지위가 오래 보장 되지 않는다.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처럼 직위에 있을 때 베풀어 주고 봉사와 사랑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게 된다면 사회는 더욱더 맑고 명랑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자는 자신의 직무를 엄격히 규제 하고 있다.
한자리에 오랫동안 머물지 말라. 이미 가지고 있는데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것을 탐하다보면 가지고 있던 자리마저 위태로워진다. 너무 지나치게 많이 모아놓고 숨겨두게 되면 지키기 어렵고 부자라고 거드렁 거리고 교만하면 스스로 화를 초래하게 된다.
공을 이루고 나면 물러나 앉은 것이 하늘의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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