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단독보도】
실물(實物)이 아닌 ‘도록’(圖錄)으로 고려청자
감정한 사단법인 한국고미술협회는 어떤 단체?
2007년 12월 한국고미술협회 부회장 정모씨 구속
전․현직 감정위원들이 ‘허위감정’으로 사기행각 벌여
모조품을 진품으로 허위감정한 혐의로 경찰에 무더기 입건
고미술협회 감정 뒤 모조품이 수억대의 진품으로 둔갑
지난 9월 30일 성윤환 의원실 심재진 보좌관이 특별감정을 신청한
‘청자상감연화목단국화절지문과형주자’(靑磁象嵌梅蘆鶴蝶文四耳壺, 2007년 구입)과 ‘청자상감모란문정병’(靑磁象嵌牡丹文淨甁, 2009년 구입)를
실물(實物)이 아닌 ‘도록’(圖錄)으로 감정한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종춘)는 어떤 단체일까.
1971년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고미술협회는 국가공인 전문감정기관이 아니다.
지난 2007년 고미술협회 부회장 겸 감정위원 정 모씨가 돈을 받고 ‘모조품’을 진품(眞品)으로 둔갑시켜준 혐의(업무방해 및 배임증재)를 받고 검찰에 구속되면서 협회의 고질적인 감정(鑑定) ‘신뢰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007년 12월 21일 서울중앙지검은 2004년 모조품으로 감정됐던 금동여인상 2점을 1,000만원을 받고 시가 수억원대의 중국 명(明)나라 시대 작품으로 감정해 준 혐의로 한국고미술협회 금속품․도자기 분야 감정위원을 구속했다.
한국고미술협회 감정위원이 돈을 받고 수십만원에 불과한 모조품을 수억원대의 진품으로 ‘허위 감정’한 사실을 드러나 당시 미술계 안팎에 충격을 주었다.
한국고미술협회의 감정증서(鑑定證書)가 위조돼 보험사기 등 범죄에 악용된 경우가 적발된 적이 있고 2005년에는 고미술협회 전 지부장이 절도(竊盜) 문화재를 알선해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7월에도 모조품을 진품인 것처럼 허위 감정서를 만들어주고 가짜 도자기를 진짜인 것처럼 판매하도록 한 혐의로 협회 감정위원 이 모씨가 서울경찰청 외사과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 씨는 지난 2006년 250만 원짜리 백자 모조품을 1,800만 원짜리 진품으로 감정해주는 등 두 차례에 걸쳐 허위 감정서를 발급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현재 고미술시장은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 믿고 맡길 만한 고미술 감정기관은 전무한 셈이다.
서울=송승환 기자 fn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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