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시인의 쉽게 풀어쓴 노자이야기(17회)
제 17장 간섭하지 않는 통치자
太上 不知有之 其次 親而譽之 其次畏之 其次侮之
태상 부지유지 기차 친이예지 기차외지 기차모지
信不足焉 有不信焉 悠兮其貴言 攻成事遂 百姓皆謂我 自然
신부족언 유불신언 유혜기귀언 공성사수 백성개위아 자연
나라를 다스리는데
최상은 다스림이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며
그다음은 친절하게 하여 명예를 가지는 것이다.
그다음은 두렵게하고
그 다음은 얏잡아 보게 하는 것이다.
신의가 부족하니 여기에서 불신이 생긴다.
느긋하게 말을 아끼니 공과 일이 완수 되어도
백성들은 모두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장에서는 이상적인 治者 즉 무위의 정치가 덕치의 근본임을 밝히고 있다.
노자는 나라 다스리는 지배자를 4가지로 분류했다.
제일 나뿐 통치자는 폭정이나 학정을 일삼는 자로 백성들로 하여금 외면 당하는 지배자, 그 다음은 백성을 두렵게 하여 형벌로 다스리는 지배자, 세 번째는 백성들로 하여금 칭찬을 받을려고 하는 자로 온갖 미디어를 총 동원하여 백성들을 설득 하려고 하는 지배자, 그리고 네 번째 가장 바람직한 지배자는 지배자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정치를 하는 지배자다.
이상에서 밝힌 4가지의 통치 스타일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지배 자 상은 두말 할 것 없이 백성들이 정치를 의식 하지 않고 각자 맡은바 생업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게 하는 자이다.
일자리가 없어서 먹고 살기가 힘들고 늙고 병들고 힘없는 노약자가 길거리에 내려 앉아 가는 곳 마다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백성들은 자연스럽게 통치자를 탓하게 되고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여 명예는 물론 권자에서 물러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어쨋던 무위의 정치는 한나라의 지배자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먹고사는데 근심 걱정이 없으며 어디를 가든 자유롭게 일 하면서 태평가를 부르며 살아가게 하는 그런 정치를 말 한다.
요임금 시절의 얘기다.
요임금이 하루는 신하를 데리고 시골에 갔는데 밭에서 김을 메고 있는 사람들 중 누구도 임금을 알아보지 못했다. 당황한 신하가 김매는 사람을 꾸짖으려하자 임금님은 그를 말렸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노래 소리가 들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밭 갈고 곡식을 얻으며 배 을 때 먹고 목마를 때 마시니 임금이 어디에 계시는 곳조차 모르겠다./
이 노래를 사람들은 격양가(擊壤歌)라 불렀는데 요임금은 백성들이 스스로 잘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면서 자신을 내 새우거나 누구에게도 자신을 알아 줄 것을 간청하지도 않았다.
후세에 그를 성군이라 불렀다.
그래서 가장 훌륭한 정치를 하는 지배자는 천지자연의 도에 순응 하면서 백성들 스스로가 알어서 자연스럽게 책임지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천하가 태평해도 자신의 공이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백성들은 지배자가 있다는 것만 알 뿐 그의 공을 알지 못한 것이다.
여기서 노자는 무위의 정치 즉 무위자연의 정치가 무엇인지를 유가의 덕치주의와 다른 차원에서 설명 하고 있다.
자연이란 있는 그대로 존재 하면서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아니하며 작위에 의하거나 부당한 처사로서 권력이나 명예를 탐하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천지는 있는 그대로 존재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바 묵묵히 제 갈길만 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봄이면 새싻이 돋아나고 여름이면 잎이 무성하고 가을이면 단풍 들고 겨울이면 낙엽이 진다.
이러한 생성화육의 모습들이 자연의 본래 모습이라고 본다면 인간도 결국은 자연의 일부분으로써 이러한 범주를 벗어나서 행동 할 수 없다는 것이 노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권력이나 부귀 영화와 같은 인위적인 집착을 버리고 자연의 본 모습인 무위로 돌아 갈 때 비로소 어떠한 제약이나 걸릴 것이 없는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말 하자면 최상의 정치란 그 나라의 지도자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어떠한 통제나 구속력이 없이 저절로 놔두어도 잘 다스려지는 정치를 말 한다.
일국의 통치자가 나라를 다스린다는 구실로 이것해라 저것해라 사사건건 간섭이나 하고 나라 다스리는 비용이라 하여 세금이나 걷어가고 이것 저것 가릴 것 없이 규제하려 들면 설령 그렇게 해서 잘 다스려 진다해도 백성들은 불편해서 서로 원망하고 불만을 사게 될 것이다.
백성들이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 할 수 있도록 편안 하게 해 주는 그런 정치야 말로 최상의 정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선거때만 되면 각 후보자 들이 앞 다투어 백성들을 위해 봉사하는 섬김의 정치를 하고 편안 하게 해 드리겠노라 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유세장에서 장담 하지만 글쌔요 과연 그렇게 하기가 말처럼 쉬운 일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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