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플어쓴 노자 이야기 (26회)
제 26장 가볍게 처신하지 말라.
重爲輕根 靜爲躁君 是以聖人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중위경근정위조군 시위성인종일행 불리치중 수유영관 연초초연 奈何萬乘之主 而以神經天下? 輕則失本 躁則失君
내하만승지주 이이신경천하? 경즉실본 조즉실군.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뿌리가 되고
고요한 것은 조급한 것을 다스린다.
이로써 성인은 종일토록 행해도
짐 실은 수레를 버리고 떠나는 일이 없으며
화려한 구경거리가 있다 할지라도
높은 곳에 있는 재비 집처럼 초연 하다.
하물며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이
몸을 가볍게 해서 천하를 다스릴 것인가.
가볍게 행동하면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하게 행동하면 군주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다.
하늘이 텅 비어있는 허공처럼 보이지마는 하늘처럼 무거운 것은 없다.
하늘에는 해가 있고 땅이 있고 별이 있다. 우주라고 하는 크나큰 공간이 있다.
비어 있으면서 가볍게 보이지마는 얼마나 무겁고 단단하기에 해와 달과 지구와 별들을 들고 있는 것일까!
무거움은 가벼움의 뿌리가 되고 고요하고 말없이 있는 사람은 시끄럽고 요란하게 움직이는 사람의 주인이 된다.
본 문장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인간도 마땅히 자연의 모습을 본받아 그렇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내용이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 것인가를 헤아리게 하는 장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수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노자는 무엇보다도 자기를 무겁게 하고 자기를 고요하게 하는 것으로 자기를 유지 관리해야 하며 가볍고 조급하게 서둘러 잃어버리는 것 을 범하지 말기를 밝혀주고 있다.
重爲輕根 무거운 것은 가벼움의 뿌리가 되고 靜爲躁君 고요함은 시끄러움의 임금이 된 다라고 하였듯이 자기에게 다가온 욕망들을 버리고 고요히 자연과 일치하는 생활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노자는 자연의 본 모습을 고요함 신중함 침묵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인간에게 접근 학려고 하였다.
무위의 성인은 무위자연의 도를 체득한 사람으로 하루 종일 길을 가도 무거운 짐을 실은 짐마차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다.
짐수래는 옛날 중국의 왕이 전쟁을 하기위해 출행하는 중에 식량과 전투 장비를 가득 실은 짐마차를 끌고 가는데 무거운 짐마차가 빨리 갈 수 없기 때문에 마차가 가는 속도에 맞추어 따라가서 전체 행렬이 진행 되므로 그 무거운 짐마차와 같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된다는 것이다.
성인은 하루 종일 활동 하드라도 내면의 깊은 중심의 신중함을 벗어나지 않아야 된다.
성인은 자기의 명예가 천하에 드날릴 지라도 길을 가면서 주변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광을 본다 해도 내면의 중심에 편하게 머물러 대상적 영예나 풍광에 마음을 흘리거나 영향을 받지 않아야 된다.
한마디로 타인의 영예나 외부의 아름다운 대상에 관심이 없고 항상 일상 활동에서도 내면의 중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萬乘之主란 천하의 패권을 거머쥔 대국의 왕을 말 한다.
만약에 천하를 휘어잡는 대국의 왕이 가볍게 처신 하게 된다면 천하도 그에 따라서 천박하게 출렁이며 변하게 된다는 의미의 말이기도 하다.
옛날 중국 고사에 걸주는 천하의 미희들을 자기 곁에 두고 마음껏 주무르다 가 결국 나라를 빼앗기고 비참한 최후를 마지 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도 백제 시대 의자왕은 삼천궁녀를 거느리고 살다가 나당 연합군에 의해서 나라를 잃어버리지 않았는가?
그러기 때문에 한나라의 지도자는 내면의 중심에서 편안하게 머물러 높은 곳에 살고 있는 제비집처럼 매사에 초연해야 한다.
요즘 국회의원들이 면책특권을 이유로 아니면 말고 식의 인신공격으로 동료의원이나 특정인들에게 명예를 실추시켜 억울함을 호소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역시 지도자로써의 품위나 행동거지가 아닌 것이다.
경박한 언행은 자기중심을 잃어버리는 행위이며 조급하게 서두르고 참견하는 일이 많게 되면 우두머리로써의 자격을 잃어버리게 된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원수로써 자기 자신에 대한 처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는 전직 대통령의 경솔한 말 한마디로 한 기업가와 관리가 목숨을 끊은 일이 있고 퇴임 후 자신의 부주의로 인하여 자살까지 이르게 되는 안타까운 사건을 접해 본 일이 있다.
적어도 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통수권자는 말과 행동에 있어서 항상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