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풀어 쓴 노자이야기(41회)
제44장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 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명여신숙친,신여화숙다, 득여망숙병, 시고심애필대비, 다장필후망,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이름과 자신 중에 누가 더 중요 한가? 자신과 재물 중에 어느 것이 더 대단 한가? 얻는 것과 잃은 것 중에 어느 것이 병이 되는가?
이 때문에 너무 아끼면 반드시 크게 허비되고 지나치게 쌓아 놓으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만족 할 줄 알면 치욕을 당하지 않고 멈출줄 알면 위태로움을 당하지 않아서 영원 할 수 있다.
노자의 무위사상은 공자의 이를테면 군자가 인을 버리면 어떻게 이름을 이루겠는가?
군자는 세상을 마치도록 이름이 알려지지 않음을 싫어한다. 와 같은 정명 주의 사상을 부인 한다. 그래서 노자는 목숨이나 재물과 같은 인위적인 행위를 기피하고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고 자연 그대로의 삶을 주장하고 있다.
노자의 다음과 같은 질문은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름과 몸은 어느 것이 더 친한가? 그리고 몸과 재물은 어느 것이 나으며 얻는 것과 잃은 것이 생기면 어느 것이 더 손해를 보게 되는가?
우리들 생활 주변에 흔히 발생되는 경제활동 즉 돈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생겨나는 잘못되고 불행한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은행에 들어가 권총 강도질 하는 강탈자, 갓난아이를 납차하는 유괴범, 유산 때문에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아 등, 이런 불행한 사건들을 접 할 때마다 과연 재물이 내 몸 즉 나의 생명보다 그렇게도 중요하다는 말인가?
언젠가는 잡히게 되면 자신의 장래가 끝장난다는 것을 왜 더 깊히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이런 물음에 대해서 문명사회에 대한 자괴감이 한없이 솟아날 때가 있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사건들은 부질없는 짓이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요 한낱 허구에 불과한 것들이다.
문명사회에서는 목숨도 소중하고 재물도 중요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자기 자신을 감싸주거나 아끼게 되면 크나큰 손해를 볼 우려가 있고 반면에 숨기고 감추게 되면 더 많이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도 알아 야 한다.
이 장을 잃어보면 참 사람 답답할 때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뻔히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 감방살이 할 줄 알면서도 살인강도를 하는 경우 결국 이러한 것 들은 삶의 원초적인 명예와 재물에 대한 추구 때문이다.
이숍 우화집에 파리와 부나비란 얘기가 있다.
어느날 배고픈 파리가 맛있고 향기로운 꿀 단지를 발견 했다. 처음에는 꿀단지의 변두리를 돌면서 조심스레 꿀을 먹던 파리는 나중에는 아예 꿀단지 속으로 들어가서 먹다가 날개까지 젖고 말았다.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파리를 보고 부나비가 말했다. 이 어리석은 놈아 네가 돼지처럼 먹기를 좋아 하니까 그렇게 빠져 죽지?
그러나 밤이 되자 둘의 상황은 바뀌었다.
부나비는 촛불을 보다 그 주변을 빙빙 돌면서 불빛의 아름다움에 취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부나비는 불에 타 죽고 말았다.
이때 파리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꿀을 너무 좋아한 다고 지적한 네가 영특한 지혜로도 불과 노는 것을 그만 두지 못했구나. 너도 나랑 똑같은 바보가 맞지
뻔히 죽을 줄 알면서도 재물의 욕심에 취해 도리어 목숨을 잃은 하찬은 미물을 비유해서 설명한 우화의 내용 일부다.
남의 재산을 탐내면서 목숨을 소중히 하기보다는 언제나 만족할 줄 알고 살어 가면 욕되지 않을 것이고 잘 나갈을 때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해방이후 어려웠던 시절에 조국근대화를 부르짖고 민족중흥을 꿈꾸면서 중화학공업을 일으켜 산업사회로 발전시킨 인물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군부의 힘으로 혁명을 완수한 박대통령은 카리스마와 같은 힘으로 보리 고개를 물리치고 경부고속도로를 완수하고 포항제철을 세웠으며 수출정책을 장려하고 경제성장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우리도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어 우리 국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져 한강의 기적이라는 단군 이래 최대의 업적을 쌓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정치적으로도 경제성장 못지않게 크게 발전 되어야만 했는데 정치는 민주화라라는 이름만 있을 뿐 일당독재로 인한 국민들의 반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결국은 부하의 총에 의해 시해되는 불운을 격게 되었다,
이런 비운이 다름 아닌 잘 나갔을 때 멈출 줄 알고 그만 두지 못하는 욕심 때문에 생겨난 비운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자기가 하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자긍심을 가지면서 남을 돌보지 아니하고 자기 것이 최고인양 생각하고 감추고 숨기게 되면 반드시 남에게 의심을 받게되고 결국은 그간에 쌓인 공적이 공염불이 되어 헛수고에 지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행할 바 언제 어디서든지 적은 것이라도 만족 할 줄 알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 하면서 살아가게 되면 욕되는 일이 없을 것이요 나갈 때는 멈출 줄 알고 나가면 위태롭지 않는 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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