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이장님(66)
군동면 덕마마을 오동준(60)이장
고령화된 마을 어르신 복지문제가“가장 우선”
“마을회관에 무리치료기 시설 지원을”
농촌생활···부지런함속에서 보람도 커
덕마마을은 강진읍에서 국도 23호선을 따라 마량쪽으로 가다보면 남강식당과 남강주유소가 인접한 삼신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 좌측도로를 따라 200미터 정도 가면 나온다. 국도 23호선 삼신삼거리에서 강진~마량간을 운행하는 군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강진읍으로 갈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한 반면 면사무소와 농협이 있는 면소재지로 가는 교통은 불편하다. 덕마마을은 벼농사 위주의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평범한 시골마을이다. 옛날에는 바다가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나룻배를 이용하여 건너야 해서 불편이 많았던 동네였지만, 목리다리가 가설되면서 교통이 편리한 마을이 되었다. 오후 5시 30분경 오동준 이장은 회관 옥상에 걸린 태극기를 새것으로 갈아서 세우고 있었다. 95년도 1월 회관을 설립한 후 96년에 이장을 그만 두었던 오이장은 예전에 했었던 마을일을 다시 맡게 된 것은 마을을 위해서 봉사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며 고령화된 마을 어르신들의 복지에 관심을 나타냈다. 덕마마을은 40가호 중 빈집이 2채가 있고, 70세 이상 어르신이 60%로 벼농사에 종사하며, 젊은 층인 50대가 5가호 있지만, 건축업, 덤프트럭 등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 마을 입구에 미역공장이 있는데, 주인이 자주 바뀌는 점도 있지만 마을과는 유대관계가 없다고도 했다. 오이장은 오랫동안 농산물 유통업을 하면서 부인 박영례(59)씨와 3남1녀를 대학까지 가르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마을 동답 1600평을 경작한다는 오이장은 “농산물 유통업을 15년 가량했어요. 전남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농민들하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지역이나 일할 사람이 없어서 인력 부족으로 걱정이었어요. 그런데 때로는 서울에서 대학 나온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좋은 수입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농사도 역시 지식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어르신들보면 농촌어르신들이 편해요. 또 농촌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 보면, 도시 사람들 수입보다 훨씬 좋아요. 사실 농사는 1년에 몇 달 열심히 일해서 수입을 내잖아요.”라며 농촌생활이 그리 나쁘지만 않음을 강조한다. 덕마마을은 해마다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마을의 액운을 방지하기 위해 지내기 시작한 당산제는 매년 대보름날 마을의 가장 연장자가 제관이 되어 지내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의복을 갖추고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는 오이장의 말이다. “20년 전에는 경기도 사람이 와서 사장나무에서 재를 모시곤 하는 일이 있었어요. 미신이지만 안하면 좋지 않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불길한 마음에 계속해오고 있는데, 마을의 전통행사입니다.” 농촌의 마을들이 고령화 되었고 젊은 층이 없는 것이 사회의 큰 문제이지만, 노인들만의 마을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노인들의 복지 문제도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오이장은 마을의 어르신들이 거의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읍내에 있는 병원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현실에서 마을회관에 물리치료가 하나쯤 있으면 매우 효율적일 것임을 강조했다. 덕마마을 회관에는 10여 년 전에 놓았던 누워서 하는 물리치료기가 있었지만, 다시 반납한 상태였다. 오이장은 “누워서 하는 물리치료기가 위험했어요. 쇠가 돌아가기 때문에 허리를 상한 사람도 있었어요. 저도 하기 힘든 기계였지요. 요즘 앉아서 하는 좋은 물리치료기가 많이 나오던데, 가격이 비싸더라도 여러 사람이 잘 사용한다면, 그만한 효용가치가 있다고 봅니다.”라며 면에 있는 복지관에 점심을 먹으러 갈 수 없는 마을의 노인들에게 좋은 물리치료기 하나쯤 놓아주는 혜택을 제안했다. 또 오이장은 “삼신다리 부근의 깔대 제거를 이리국토관리청에서 해주기로 했었지만, 환경청에서 시기에 맞추어야 한다는 이유로 미루어왔는데, 작년 황주홍군수님께서 해결해주었어요. 20년 마을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신 점에 대해 마을 주민을 대신하여 감사드린다.”면서 지금의 임병호 군동면장의 세심한 배려에 놀라웠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면서 정말이지 훌륭한 면장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오이장은 겸손한 말씨처럼 어떤 일에든 감사와 고마움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같았다. 3남 1녀의 자녀들이 사고 없이 잘 자라준 것이 고마운 일이라며, 최근 서울에서 한 집에서 생활하는 미혼인 세 아들을 따로 따로 분가 시켰단다. “아짐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아들들을 함께 있게 하면 결혼하기 힘들다고요. 그 말을 들으니 일리가 있어서 당장 싼 집이라도 얻어 분리 시켰지요. 경제적인 면도 있고 해서 한 집에서 생활하게 했는데, 30살이 다 된 세 아이들이 서로 자유롭게 생활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생각을 못했었지요. 그러고나서 당장 결혼들 하라고 전화했지요.”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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