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③주작산(朱雀山)의 별자리를 찾아서
윤정한(전남문인협회 수필가, 주작별회장)
마침내 하늘의 주작별 따다
5. 이웃은 영웅을 영웅이라 하지 않는다.
동양화의 멋스러움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풍경을 보고 그림을 완성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서 산(山)을 보면 너무 아름답다. 산중턱에 걸쳐있는 안개구름은 신비스럽기까지 한다. 산으로 가까이 다가서 보자.다가설수록 산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며, 험한 자태를 드러낸다. 오죽하였으면 사람들의 모습도 100m미남, 50m미남... 등등 이야기가 나왔을까... 가까이 할수록 미남이 아니라는 이야기렸다.
이웃은 영웅을 절대 “영웅”이라 하지 않는다. 그저 “이웃”이라 한다. 그래서 영웅들은 자신의 고향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한다. 금의환향 한다 하지만 그것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 법. 영웅이 고향에 오래 머무르면 수십 년이 지난 “코흘리개시절” 부터의 이야기 거리들이 저녁술자리의 안주가 되기 십상이다.
안주도 안주 나름이라고 했던가... 고약한 안주거리가 되고 만다. 저자의 중학친구 한분은 성직자가 되어 고향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성직자가 되어 있는 그 친구를 저자는 서슴없이 “영웅”칭호를 주고 싶다. 또한 그 친구는 영웅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중학시절에도 “의로움과 올바름”을 실천하고 있었다. 성직자가 아닌 “이웃”으로 생각하는 고향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그 친구는 “영웅”인 것이다.
하늘의 별자리가 땅위에 그대로 나타나 있는 주작(朱雀)을 고향에서는 그저 평범한 이웃처럼 그저 하나의 산(山)으로 생각할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대구에서는 분명 상서로운 하늘의 주작을 “영웅시”할 것이다. 아니 혜성(彗星)같은 주작산으로 마음깊이 각인 할 것이다. 이웃에는 이웃이 있을 뿐, 정녕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영웅이 되려거든 고향과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단 말인가? 그러나 우리의 주작산은 꿈쩍 않고 우리의 이웃이 되고, 영웅이 되어 양날개 활짝 펴고 비상(飛上)하고 있지 않는가....
6. 주작산 별자리축제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주작머리봉에 새겨진 “주작머리봉별자리”앞에 “한국천문연구원”박사님들이 예를 갖추고 술잔을 올리며 별자리 축제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전국 “초.중.고.대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환호성이 하늘까지 울려 퍼졌다. 행사장에 설치된 천체망원경을 통하여 우리하늘의 “주작별자리”들을 직접보고 체험하는 경이로운 모습이 연출되었다.
박사님...저별은 무슨별인가요? 유난히 반짝이는 별은 무엇인지요. 교과서에 나오는 “은하수별”도 보이네요. 그래 저것은 “좀생이별”이란다. 음, 그것은 주작왼쪽깃(날개)별이고 그 뒤에 반짝이는 별이 주작꼬리별이 란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 여름밤 별자리 축제광경이다.
성미 급한 사람들은 행사장 주변에 설치된 콩국수 코너에서 열무김치를 먹음직스럽게 말아 국수잔치를 시작하고 있었다. 바로 옆 사초리 낙지코너에서는 지역주민들과 외지 손님들이 어울려 낙지를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인다.
주작머리봉에서 바라본 우리하늘은 유난이 아름다운 별들로 밤하늘을 수 놓고 있었다. 먼~남쪽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청량감을 더했다. 밤하늘에 별들이 수를 놓듯이 색소폰 연주로 밤하늘을 아름다운 음률로 장식하였다. 저절로 남녀노소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고 있는 광경은 축제 그 자체였다.
아이들은 경품이 걸려있는 “하늘별따기행사”에 여념이 없고, 부모들은 자식 응원을 하며 목청껏 소리쳤다.
감동이었다. 한마당 여름밤 “주작산 별자리축제” !
주작머리봉에 이르기 200m전방까지 분주하게 “셔틀버스”가 내왕했다. 손에 손잡고, 어깨동무하며, 부모와 자식들이 밤하늘 별을 보며 언제 이런 길을 걸어보았던가? 모두가 행복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부처님오신 날 봉축등불처럼 수많은 별들이 길가에 도열해 모두를 환영하고 있었다. “행사장입구”, “승용차출입금지”, “셔틀버스운행”표지판이 눈에 띠었다. 주작산머리봉 별자리축제를 위하여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하며 밀려드는 차량을 안내하고 정리 정돈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 하게 하였다.
저자는 홀로 행사장 밖을 빠져나와 흔들바위가 있는 곳까지 걸어 내려왔다.
봉황새 한 마리
하늘 높이 솟구쳐
주작별 되었네.
하늘 위 주작별
남쪽 밤하늘 수놓으며
나침반 되었네.
새는 날개를 펴고
별은 반짝이며
서로하나 되어
주작산(朱雀山)이 되었네.
저자는 그 자리에서 흥얼거리며 주작을 노래하였다.
얼굴에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지난 6년 동안 주작산 별자리를 찾아서, 해매였던 순간들이 영상처럼 뇌리를 스쳤다. 우리하늘 주작별자리를 우리땅 강진 주작산에 새겨놓아 하늘과 땅이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인간들은 하늘과 땅의 공간에 머무르며 “하늘 주작과 땅 주작의 축복”을 받고 있는데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별자리축제”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주작산정기(朱雀山精氣)온 누리에 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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