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양칼럼15
생명의 윤회사상(輪廻思想)과 인연관계 (因緣關係 )
이형문(수필가·영랑기념사업회자문위원)
불교에서는 윤회(輪廻)의 본 뜻을 끝도 없이 펼쳐진 아득한 생명의 바다에 출렁이는 파도인 개체는 생명이 있는 한 모든 존재는 저마다 얽히고설킨 인연(因緣)의 끄나풀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의 물질이나 힘은 아주 없어져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고, 오로지 우주질서 (宇宙秩序) 즉 인과의 법칙에 따라 상의상관 (相依相關 )하면서 변하여 갈 뿐입니다. 모든 것은 고정 불변함이 없이 인연 따라 돌아다닌다는 회전목마식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인 우리의 업식(業識)도 육체가 분해될 때에 육체를 따라 일어났다 꺼졌다하므로 해서 (다시 말해 바다물결이 파도가 일렁이는 이치와 같음)쉴새 없이 애증(愛憎)과 희로애락 (喜怒哀樂)속에 부심(浮沈)따라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천상(극락) 또는 다시 인간으로 수레바퀴가 돌듯 돌아다니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죽은 후에만이 아니라 갈등과 모순 속에 살고 있는 현재의 생(生) 자체가 곧 윤희입니다. 그러나 자기 성품(性品)을 깨쳐 일어났다 꺼졌다하는 갈등과 무지가 사라지면서 윤회는 끊어지고 만다고 합니다. 인간이 생존하는 한 상호간 되풀이되는 원한의 고리는 우리들의 삶 그 자체를 병들게 하고,(법구경 제5게의 교훈) 우리속담에 상대에게 저 주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이긴다는 결론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불도(佛道)함은 끝없는 자비(慈悲)의 실천에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불타는 자비심의 근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한 생각은 자비심이며 자비심은 곧 부처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히 사는 것은 하나도 없기에 모두 죽음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무상(無常)은 단순히 덧없고 허무하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존재는 생멸 변화하면서 같은 상태로 머물지 않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무상의 본뜻은 변한다는 것, 변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고, 창조적이고,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갈 의무가 있으며 누구나 후회 없이 살아가야함이 마땅한 도리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나와 인간이면 누구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은 사는 동안 자기 몫의 생에 대하여 책임을 질 의무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간은 빵으로만 시는 존재가 아니라 가치를 추구(追求)하며 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곧 아름다운 삶이 아름다운 죽음이 된다는 뜻입니다.
법정스님은 윤희의 굴레에서 인간의 삶을 살펴보면, 눈앞에 일만 가지고 아등바등 따질 것이 못되고, 끝도 없이 펼쳐진 아득한 생명의 바다에 출렁이는 파도인 개체는 저마다 얽히고설킨 인연의 끄나풀로 이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원한의 복수를 복수로 갚지 말라는 교훈은 윤희의 괴로움이 전제되기에 되풀이되는 원한의 뿌리의 근원인 고리가 인간을 병들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그 원한의 복수가 계속되는 한 결코 풀어지지 않고, 결단코 자신이 풀어 버릴 때만이 변치 않는 영원한 진리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사에는 공짜란 없으며 우주 질서의 인과관계인 만큼 쉬 풀리지 않는 괴로움을 뉘우쳐 참회치 않고는 풀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서 불교의 특성인 선 (禪 )은 순수한 집중을 통해 인간 존재의 실상을 자각(自覺)하는 길, 또한, 모든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의 길이며, 또한 고요히 생각함 정로(靜盧)이나 정로는 생각으로 닦음인 사유수(思惟修)란 뜻이 됩니다. 불교는 사는 동안 절대로 남에게 피눈물 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반드시 그 업이 수십 곱빼기로 후손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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