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이장님65
칠량면 명주리 사구마을 김광채(59)이장
버스도 없는 산간오지마을 “건강한 사람들”
천수답 의존 농사도 힘들지만
학교다니는 초등학생들 ‘동네활기’
평생을 살아온 마을·· 이장님 10년째
“하루 몇차례라도 군내버스 운행을”
사구마을은 면소재지에서 동남쪽으로 8km 지점이고, 군소재지로부터는 역시 동남쪽으로 18km 지점에 위치한 산간마을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져 있어서 지방도 837호선에서 마을이 보이지 않는다. 마을 바로 밑 서북쪽에는 명주저수지가 있고 동쪽으로는 양한봉이 있는데 이곳을 넘으면 장흥군 대덕읍과 관산읍으로 갈 수 있다. 남으로는 천태산이 있는데 이 산이 대구면 용운리와 경계가 된다. 명주저수지내에 원래 본 마을이 있었는데 1956년 저수지가 신설됨에 따라 현 위치로 이주하여 촌락을 이루었다. 버스는 강진읍에서 명주마을까지만 왕래하기 때문에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2km를 나가야만 한다. 명주 승강장까지 나가야 군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지라고 할 수 있다. 김광채(59)이장은 사구마을 태생으로 평생 사구마을에서 살아오면서 10여년 가량 이장 일을 맡아왔다. 부인 김순화(56)씨와 2남을 두었고, 큰 아들에게서 손자도 둘이나 두었다. 사구마을은 22가호에 45명이 거주하고 있다. 65세 이상이 17명이며, 50대가 젊은 층에 속하지만, 초등학생이 4명이나 있고, 고등학생도 1명이 있어, 동네 같은 분위기가 있는 마을이다. 마을의 주업은 벼농사와 밭농사와 함께 축산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토양이 사질양토이고 깊이 들어가면 암반층이 나와 관정 개발 등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특별한 수리시설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농경지가 천수답이다. 마을 내에 있는 30여개의 둠벙은 이런 농업용수 확보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것들이다. 높은 산이 겹겹이 둘러싸여 있지만 물이 부족한 마을이다. 이유는 석산이 이유라고 한다. 밭과 논 밑이 전부 바위투성이라는 것이다. 김이장은 “오일만 가물어도 하천이 말라버리죠. 산이 짙어지면 물이 좋다하는데 꼭 거짓말 같아요. 나무가 모두 먹어버리기 때문인지 몰라요.”라며 마치 그 무성한 나무들이 물을 모두 먹어 버리기 때문인 것 같다며 푸념하기도 한다. “옛날 양반들은 고생하고 돌아가셨죠. 지금은 장화신고 뭣하고 논에 들어가지만 옛날에는 맨발로 들어가서 일했으니 발바닥이 칼로 좃아 놓은 것 같았을 것이에요.” 그토록 사구마을 사람들은 힘든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도 80세에서 90세까지 되신 어르신들이 8명이나 되고, 대부분 건강하게 장수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청정한 환경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마을 앞을 가로질러 흐르는 냇가 명월천은 명주저수지의 주수원으로 명주리와 단월리를 흐른다. 아낭골 참샘에서 발원하여 명주·단월·송정리를 거쳐 삼흥천과 합류 강진만으로 흘러간다. 냇가 옆에 있는 사장나무는 수령이 30년에 불과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여름철 휴식처로, 이날도 마을 사람들이 여럿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상징적 나무로 주민들이 가장 아끼는 마을의 보배이기도 하다. 사구마을의 마을회관은 2008년 11월 20일에 새롭게 준공되었다. 인구가 적고 고령화되면서 마을 회관이 마을의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지만, 인구가 적기 때문에 행사들도 없어지고 이장이 행정을 전달할 때 모이는 장소로 쓰인다. 출향인중 김기동(70세 경상도 군위)씨는 마을회관 건립 시 100만원을 희사하는 등 올 때마다 마을에 희사금을 주고 있기도 하다. 사구마을은 아직도 버스가 들어오지 않아 교통 불편을 안고 있다. 이러한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김이장은 군에 의견을 전달해왔다. 김이장은 “5~6년 전만해도 강진 군내버스가 대형버스여서 들어오지 못했다고 하지만, 작년부터 미니버스가 생겨 마을 좁은 길에도 들어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라며 마을의 숙원사업은 미니버스가 마을까지 들어와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구마을은 학생들이 살고 있어 꼭 필요하다는 거였다. 현재 명주리까지 하루 6번의 버스가 들어오고 있으므로 마을까지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 세 번 만 들어와 준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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