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양칼럼24
돌아봐도 후회없는 인생(人生)
이형문(수필가·영랑기념사업회자문위원)
우리 인간은 누구나 한 생애를 돌아다보면, 후회 없는 삶이 없습니다. 뭔가 만족되지 않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 세상에 나올 때 운명(運命)은 타고 난다고도 하지만, 자기하기에 따라 어려운 환경을 박차고 일어난 사람도 많습니다. 한 예로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주지사와 상원의원 그리고 대학교수까지 한 "신효범"씨입니다. 이 분은 다섯 살 때 양친 부모를 다 잃고, 서울까지 와서 당시 남대문 거리에서 구걸행각을 하며 배고파 쓰레기통을 뒤져 먹으며 허기를 채워야했던 8살 어린 시절을 자라오다 6.25전쟁 때 하우수보이로 미군부대에서 일하며 미군 장교분의 도움으로 미국에 건너가 양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언어 소통이 되지 않아 적응을 못하다가 어느 날 교회에 나가 그곳에서 목사님 설교를 듣고 깨우침을 받아 공부를 시작하여 미국 사회에서 대 성공을 한 좋은 예입니다.
우리 인생은 어느 누구나 200년은 살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시간이란 것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삶의 편의상 만들어 쓰는 것에 불과하지요. 따지고 보면, 이 시간이라는 것이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이 그냥 그대로인데 인간 스스로 몸이 달아서 "아~세월이 유수처럼 흘러간다." 라고 아쉬워하며 덧없는 세월을 탄식해 봅니다. 시계가 멈춰도 해는 서산에 기울고, 달은 뜨며, 닭이 울지 않아도 새벽은 밝아 옵니다. 또 시계가 없어도 해와 달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다만, 지구의 자전과 공전 속에서 나의 한 조무래기 존재가 살면서 해가 뜬다. 달이 진다고 착각하며 세월 가는 시간을 원망하여보나 시간은 태초에서부터 지금까지 태양은 이글거리고 있으며, 다만, 우리 인생의 생명만이 오 갈 뿐입니다. 왔으면 가야하는 유한의 존재인 나의 생명인데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세월이 빨리 가 버린다고 한숨을 쉽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터득하지도 못한 체 살아 가면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 라고 의문을 갖습니다. 그러나 삶에는 확실한 해답이 없습니다. 어떤 것이 지혜를 얻는 길이며, 어찌하면 부(富)를 쌓는 길인지? 어쩌다 기회를 잘 타 돈을 벌었지만, 그 또한 의문 투성으로 결국은 속고 산 일 뿐이 없는 세상사입니다. 그리그리 하고 살다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인지? 그것조차도 모르고, 그저 그렇게 속고 살아온 길 뿐입니다. 우리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간이란 함정의 배를 타고, 날짜를 헤아려 보지만, 송년과 새해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어김없이 함께 왔다 갑니다. 아! 이젠 더 이상 어리석은 되풀이는 하지 말아야지, 비극의 수렁에 빠지지 말아야지...... 그러다가 내 나이 벌써 이렇게 돼 버렸단 말인가? 라고 한숨을 쉴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가 물거품 같은 인생사 ! 언제 쓰러질지 모를 한 닢 풀잎 끝에 이슬이라 했던가.... 강진 영랑생가 뜰에 은행나무 두 구루가 200년이 되었다는데도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봄이면 푸른 잎새가 돋아나고, 가을이면 누렇게 물들어 유유히 바람에 흩날리며 낙엽이 쌓이는 자태를 뽐내는데 우리내 인생은 100년도 제대로 버티지 못하고 살면서 지지고, 복고, 싸우고, 욕심부리면서 살아 가야하는 것인지? 갈 땐 한 푼도 가져갈 수 없게 하는님이 만들어 놔 버렸는데 인간들은 그걸 다 알면서도 돈 때문에 자식이 아버지를 ,아버지가 자식을 서로 감옥에 넣고 죽이기까지 하는 죄인으로 살아갑니다. 행복은 돈 많은 순서대로 매겨지거나 성적순도 아니요, 내가 살아 온 생애가 돌아봐서 아무 후회가 없이 바른 삶을 살아온 그런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그리하여 나야말로 비록 돈 없고, 권력 없고, 빽도 없이 살아가는 보통 사람이지만, 그래도 "난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자신이 담담하게 말 할 수 있을 때 후회 없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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