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송영우노자이야기71회
제 75장 부정부패는 백성을 굶주리게 한다.
民之饑, 以其上食稅之多, 是以饑, 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是以難민지기, 이기상식세지다., 시이기, 민지난치, 이기상지유위, 시이난治, 民之輕死, 以其求生之厚, 是以輕死, 夫唯無以生爲者是賢於貴生
치, 민지경사, 이기구생지후, 시이경사, 부유무이생위자시현어귀생
백성의 굶주림은 그 위가 세금을 많이 먹음으로 써다. 이로써 굶주린다.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 위가 유위함으로 써다. 이로써 다스리기가 어렵다. 백성이 죽음을 가벼이 하는 것은 , 그 삶을 는 것이 두터움으로 써다. 이로써 죽음을 가벼이 한다. 대저 오직 삶으로써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은, 이것이 삶을 귀히 여기는 것보다 어질다.
사람은 누구나 잘 살고 싶어 한다 . 굶주리거나 불행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에 나 혼자만의 명예나 부귀영화를 가지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거나 장관이 되려고 한다면 그 나라는 거들나고 말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미래에 지도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먼저 내 몸부터 잘 다스려야 한다.
요즘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권력형 부조리를 보면 치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 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이 부동산 투기나 증권을 해서 돈을 벌어도, 나는 해서는 안 되며, 남들은 검은 돈을 받거나 뇌물을 받아도, 나는 하지 말았어야 하며, 남들은 남녀 관계가 복잡하거나 술판에 가서 놀아도 나는 그 속에 끼지 말아야 하며, 남들은 군대에 안 갔어도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군대에 갔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른을 공경 할 줄 알어야 하며 언제 어디서나 겸손의 미덕을 갖 추어야 한다.
이것이 공직자가 되기 위해 몸에 지녀야 할 덕목인 것이다.
정권이 바뀌거나 장관이 사표를 내게 되면, 국회에서 청문회를 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밝혀진 비리들이 돈과 관련된 것 들이 많다, 사람이 돈과 권력을 한꺼번에 얻게 되면 이보다 더 행복해 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양손에 떡을 쥐고 큰소리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권력을 거머쥐면 돈이 없어야 하고 돈을 거머쥐면 권력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정직한 사회가 된다, 양손에 돈과 권력을 갖게 되면 몸에서 구린내가 나기 마련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어찌 맑고 께끗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겠는가. 그래서 청문회는 보다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이 맑드시 치자가 깨끗해야 아랫사람에게 깨끗한 사회를 강요 할 수 있고 모범된 사회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금술잔의 맛있는 술은 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맛있는 안주는 백성의 기름이라
촛불이 눈물 지을 때 백성도 눈물 짓고
노랫소리 질펀한 곳에 원성만 쌓이네.
이것은 춘향가 중의 한 대목이다. 높은 벼슬아치들이 세금을 걷어다가 백성을 위해 쓰지 않고 날마다 술판이나 벌리고 호화스럽게 사는 것을 비꼬아서 쓰는 내용의 글이다.
못난 정치는 백성들에게 세금을 턱 없이 걷어 내지만 제대로 한 정치는 백성들이 납득할 만한 세금을 받아, 나라 살림을 꾸려 나가고, 못난 정치는 백성이 낸 세금을 전리품이나 장물처럼 여겨 패거리들 끼리 착복하고 횡령하여 특권층이나 신흥 세력을 양산 한다. 오늘날 북한의 정치 집단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해년마다 흉년에 흉년을 거듭하여 배성들이 초근목피를 못 면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정치를 하면서도 지배층은 날마다 살이 쪄서 큰 소리 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노자의 다음과 같은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은 치자들이 너무 많은 세금을 받아먹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굶주리게 된다.
백성을 다스리기가 어려운 것은 치자들이 못한 짓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스리기가 어렵게 된다.
백성들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치자들이 자기네들끼리만 잘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죽음을 가볍게 여긴다.
전라북도 고부 땅에서 전봉준이 동학군을 일으켜 조정에 반기를 들었다. 이른바 동학 혁명인 것이다.
전봉준은 1855년 전라북도 고부군 궁동면에서 태어났다.
천안 전씨로 몰락한 양반의 후예인 그는 단신의 체구 때문에 녹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880년 동학에 입도, 고부 접주가 되었다.
동학혁명의 발단은 고부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이 농민들로부터 과중한 세금을 징수하고 양민의 재산을 탈취하는 등 탐욕과 학대를 자행 하면서 만석보 밑에 다시 보를 축조 불법으로 700석의 수세를 징수 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전봉준은 농민 대표와 함께 시정을 요구했으나 거부 당했다, 드디어 1894년 갑오년, 음력 정월 10일, 새벽 첫닭이 울자 머리에 흰 수건을 동여맨 일천여명의 농민들이 괭이 혹은 죽창을 들고 모여들었다. 단숨에 고부관아에 들이 닥쳤다. 그러나 군수 조병갑은 미리 알아차리고 부호 은씨의 집에 숨었다가 전주로 도망갔다.
당시 정국은 조선을 가운데 두고 청일 양국이 서로 주도권을 잡아 조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던 시기였다.
이때 전봉준은 관군과 맞붙어 싸우는 족족 이겼다. 드디어 전주가 함락 되면서 동학군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조정은 몹시 당황한 나머지 비밀리에 청나라 군벌 원세개를 만나 구원병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마침내 청나라 군대가 인천에 상륙하고, 천진조약을 빙자하여 일본 군대가 입국함으로써, 국가의 운명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동학군은 정부가 파견한 양호초토사 홍계훈의 선무에 응하기로 하고, 탐관오리 응징, 노비해방, 토지 균분제실시 ,등 12개 종목의 시정개혁에 대한 확약을 받고 휴전 하였다. 이후 전라도 지방에 집강소를 설치하여 동학의 조직 강화에 힘쓰고 한편으로는 도정에 참여하고 감시 하였다. 그러나 근본적인 시정개혁이 실현 되지 않으므로 재 궐기를 개획하던 중 청일 전쟁의 우세를 이용하여 침략행위를 노골화 하는 일본의 행패에 격분한 동학군이 다시 봉기하기에 이르렀다.
전봉준은 남도 접주로써 12만의 농민군을 지휘 하였으며 북도 접주 손병희의 10만 농민과 연합하여 교주 최시형의 총 지휘하에 구국의 대일본전을 실행하였다. 항쟁의 규모는 한때 중남부 전역을 비롯하여 함경남도와 평안남도까지 확대 되었으나 근대적 무기와 화력을 앞세운 일본군과 관군의 반격에 패배를 거듭하여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대패했다. 이로써 패색이 짙어지자 농민군을 해산하고 순창에 은신하여 동지 손화중, 김덕명, 최경선, 등과 모의 하던 중 부하인 김경천의 밀고로 12월 2일 채포되어 서울로 압송 1895년 교수형을 당하였다.
이상과 같은 동학농민 혁명은 처음에는 관리들의 학정에 못 이겨 일어났지만 결국에는 우연치 않게 국가에 사활이 걸린 전쟁으로까지 번져 갔다. 한 사람의 관리가 잘 못 함으로써 벌어진 사건은 마침내 국가로 까지 이어져 한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전봉준이 동학군을 일으켜 조정에 반기를 들었을 때 죽지 못해 살았던 백성들이 너도나도 들고 일어났었다.
어디 양반 상놈이 따로 있다더냐, 사람은 다 같다. 사대부만 나라의 주인인가. 백성이 주인이다. 반상이 따로 없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전봉준은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향하여 외쳤다.
가는 곳 마다 백전백승한 동학군이건만 그러나 일본군의 신식무기 앞에 맥없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전봉준이 생포되어 한양으로 압송되는 비운을 맞았을 때 백성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1950년 때 까지만 해도 흔히 들었던 민중의 노래다.
동학 혁명이 일어난지 100여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건만 그때까지 이 노래가 유행처럼 불러졌다는 사실은, 당시 민중들의 설움이 얼마나 컸었는가를 새삼 짐작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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