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백가(百家)를 찾아서 10)
전망 좋은 곳에 한 점 나비처럼 나앉은 한옥
‘따끈따끈’ 구들방 한파에도 끄떡없어
군동면 호계리 556-2 이봉삼(58)씨 전원주택
군동면 문화마을에서 금곡사 쪽으로 조금 올라가다 보면 한옥 한 채가 날아갈 듯 서 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주변에는 키 작은 정원수가 자리 잡고 있을 뿐 삭막할 만큼 탁 트인 양지바른 곳이다. 내려다보면 구강포와 군동 평야 일부분이 보이는 명당, 지나가는 사람마다 집터가 좋다고 했던 아늑한 곳이다. 우두봉과 비파산을 주산으로 하고 탐진강이 입수이니 전망 하나는 어디에 내놔도 부족할 것이 없는 길지이다.
이봉삼씨는 20년 전, 문화마을이 생기기도 전에 800여 평의 논배미를 구입했다. 나중 정년퇴직을 하면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지난 해 3개월에 거쳐 29평의 한옥을 지었다. 평당 500만원 가량 들었는데, 방과 거실에 황토벽돌을 쌓고 편백루바로로 벽면처리를 했기 때문에 돈이 더 들었다. 방 3개, 거실1개로 구성된 한옥은 역시 천정이 멋있다. 대들보와 서까래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장식품이 되기 때문이다.
“강진에서 태어나 목포 농림수산식품부 소속의 검역원에서 일하면서 항상 전원생활을 꿈꾸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는 이곳에 최근 이사를 와서 먹을 만큼의 닭도 키우고, 채마밭, 그리고 정원수도 10여 종 기르고 있다.
“한옥은 겨울에 춥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까래 사이를 막는 당골매기를 4벌 정도 했어요, 대부분 2벌에 끝내는데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불 때는 온돌방 하나를 만들었다. 방구들을 놓을 때 충남 보령에서 돌을 가져왔는데, 두께가 일반 구들장보다 두 배나 두꺼웠다. 그리고 전문가가 구들장을 놓아서 그런지 불을 한 번 때면 24시간 따끈따끈하다. 방바닥에 맥반석을 깔았기 때문에 체감으로 느끼는 그 맛은 옹골지다. 불을 처음 땔 때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벽면은 황토로 석고처럼 발랐다. 해초를 끓여서 처리를 했기 때문에 단단하고 전혀 흙이 떨어지지 않는다.
“퇴직하고 나면 이곳에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지요. 전원생활을 맘껏 즐기면서 말이죠.”
그는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기자를 문 밖까지 배웅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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