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0장, 자연은 생존의 고향이다.
小國寡民, 使有什白之器而不用, 使民重死而不遠徙, 雖有丹輿 無所 소국과민, 사유십백지기이불용, 사민중사이불원사, 수유단여, 무소 乘之, 雖有甲兵, 無所陣之, 使人復結, 繩而用之, 甘其食, 美其腹,
승지, 수유갑병, 무소진지, 사인복결, 승이용지, 감기식, 미기복, 安其居, 樂其俗, 鄰國相望, 鷄犬之聲相聞, 民之老死不相往來
안기거, 락기속, 인국상망, 개견지성상문, 민지노사불상왈래,
적은 나라에는 사는 사람도 적다. 십백의 기물이 있어도 쓰지 않게 하고 백성으로 하여금 죽음을 중하게 여겨 멀리 옮기지 않게 한다. 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타는바가 없고 비록 갑옷과 병기가 있어도 벌이는 바가 없다.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새끼줄을 맺어 쓰게 하고, 그 먹는 것을 달게 여기고, 그 옷을 아름답게 여기고, 그 사는 것을 편하게 여기고, 그 풍속을 즐기게 한다.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보고, 닭과 개 소리가 서로 들려도 백성들이 늙어 죽음에 이르도록 서로 가고 오지 않는다.
이 장은 노자의 이상세계를 그린 것으로 공자의 대동사상, 도연명의 무릉도원, 풀라톤의 이상국가,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그리고 오늘날의 복지국가, 등이 노자가 고자 하는 인류 삶의 과제인 소국과민이 이상국가, 이상사회의 대안이자 목표인 것이다. 현대인들은 무엇이 진정한 가치이고 무엇이 진정한 삶의 목표인지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마치 숫컷이 암컷을 따르듯이 끊임없이 외물을 아 나가려고만 하고 있다.
노자는 이러한 삶의 무책임을 비판 하면서 작은 공동체를 인간삶의 목표이자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은 법령으로 다스리기 이전의 원시공동체로서 덕으로만 다스려지는 사회를 말한다. 이러한 사회는 서로 다투지 않고 경쟁하지 않으며 오직 자연에 맡겨 만족하며 사는 사회인 것이다.
노자는 문명의 발달을 원하지 않는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고 화려하게 하지만 동시에 노동력을 감소시키고 개으름과 소비문화와 사치 그리고 내면의 천박함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또 무기의 발달로 인하여 적과 싸워 승리 하는대는 효과를 가져다 줄 런지 모르지만 이것으로 인한 인명경시와 적대적 관계그리고 무기에 대한 공포감이 불신으로 이어져 마침내 대립과 갈등이 광범위하게 펼쳐지게 된다.
노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섣부른 지식과 기술력 때문에 인간의 원초적인 생활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며 또한 인간의 자연적이고 순박한 생활이 지혜와 문명의 발달로 인해 파괴되는 것이다.
문명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자연을 외면 한다.
도시는 모든 것이 풍성하게 하지만 그러나 인간의 마음을 항상 가난하게 한다.
왜 모든 것이 편리하고 먹을 것이 넘쳐 나는데, 인간의 마음은 공허하기만 하는가, 많으면 많을수록 만족하는 것이 아니고 욕심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은 언제나 부족하고 가난 하지만 항상 여유롭고 평화 스럽다. 그래서 인간은 괴롭거나 슬퍼지면, 여행을 떠나, 산수를 구경하고 맑고 고요한 자연의 품에 안겨 위안을 받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산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를 간직할 뿐 감추거나 꾸며서 치장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기 때문이다.
뱁새 걸음이 황새걸음을 부러워하지 아니하고 거북이 걸음이 토끼 걸음을 부러워하는 짓 따위는 산수는 하지 않는다.
아무 욕심 없이 한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며 꿋꿋하게 서있는 산과. 유유히 흘러가는 물은 인간의 고향처럼 항상 맑고 깨끗하기만 하다.
노자는 비록 적은 나라 적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무 욕심 없이 법령이나 규제도 받지 아니하고 자연과 같이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생활을 그리워하고 있다.
유가에서는 인위적인 규범으로 사회 질서를 제시하고 있다.
즉, 집에서 고을로, 고을에서 나라로, 더 나가, 나라에서 천하로,이어지는 국가 통치체재를 제시하고 있는데 반해 노자가 생각하는 국가는 어디까지나 하는 일도 없고 하는 것도 없이, 지도자로서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 그런 사회를 원하고 있다.
중국 한나라 초기에 조참이 행해졌던 청정무위의 정치가 있었는데, 이것이 노자가 생각하는 정치의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노자에 있어서 소국과 대국의 차이 혹은 소국과 천하의 차이는 양적인 것이었다고는 생각 되지 않는다. 소국과민은 글자 그대로 무위정치의 핵심인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세상에서 인간의 생활이 뿌리내리고 살기를 바란다면 노자가 밝혀놓은 작은 나라는 오히려 우리에게 향수만을 불러 일으게 한다.
나라마다 힘쎈 국가가 되려고 별의별 전쟁을 다 치루려고 하는 이때 무력전쟁은 고사하고라도 경제전쟁, 문화전쟁은 물론, 국제교류라는 이름하에 서로 치고 빼앗은 중이 아닌가,
지금은 정보전쟁을 넘어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인공위성이 거미줄처럼 얽혀 소리 없는 전쟁이 지구촌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인간은 누구나 없이 자연을 고향처럼 고 싶어 한다. 자연을 그리워하는 고향, 그것이 바로 노자가 구상하는 소국과민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문명 사회가 비록 인간의 사지육신을 편안하게 해 줌으로써 한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을 영위해 해 줄 것 같지만, 끊임없이 개발 되는 과학 문명은 오히려 인간을 더 쓸쓸하게 해준다. 이런 때 일수록 자연이 그리워지고 어머니를 부르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자연의 삶은 손수 거둔 곡식으로 밥을 지어 맛있게 먹고,
손수 길쌈한 천으로 옷을 지어 아름답게 입고,
손수 지은 집에서 편안 하게 살며,
손수 가꾼 습속을 즐긴다.
인접한 나라가 서로 건너편에 보이고
닭울음소리 개짓는 소리가 들려도
사람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왕래하지 않는다.
이렇게 사는 것이 소국과민(小國寡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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