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땀방울 식히는 우리네 어버이의 노래
신전 들노래 공연
신명 난 노래 가락에 절절하게 흐르는 슬픔 한 조각 건져진다.
그 덩어리 목에 울컥 걸린다.
어린 시절 머리맡에 놓인 밀가루떡 한 조각 간절히 먹고 싶다던 시인이 있었던가.
농투사니 아버지가 점심 무렵 돌아와 어린 자식을 위해 흙 묻은 손으로
빚어주시던 밀가루떡이다.
그렇게 허둥지둥 일하시다가 밭 곁에 묻히셨다.
그런 당신께선 죽어서도 붉디붉은 잇몸 악물고 자식을 먹여 살리려니
석산꽃 하염없이 꺾어 꽃다발을 만든다.
마침내 들꽃이 된 당신을 만나려고
신전 들노래는 고봉밥 담긴 밥그릇을 닮은 봉분 사이에서 한 톨, 한 톨,
새끼들의 먹거리를 만드는 우리네 어버이의 노래다.
구성진 가락에 절로 덩실거려지는 어깨춤이 외려 구슬프기까지 한 건,
농군들의 고된 땀방울을 식히는 농요(農謠)이기 때문이리라. (김현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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