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 임 사
한없이 사랑하는 군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향우 여러분! 동료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인근 장흥ㆍ영암군 등에서 찾아주신 내빈 여러분!
저는 오늘 군수의 직책을 내려놓습니다.
한없이 부족한 저에게 내리 3선의 영광을 안겨주시고 고향발전을 위해 몸 바칠 수 있도록 해주신 군민 여러분의 하해와 같은 사랑과 은혜에 머리 숙여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달 14일 출마 기자회견장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군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정치권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고, 새로운 위치에서 고향발전을 획기적으로 가져오기 위한 충정의 결단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동료 공직자 여러분!
저는 이제까지 제 ������모든 것을 바친다������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깨끗이 일했습니다. 가난과 저발전의 늪에 빠져있는 고향 현실이 저를 그렇게 하게 했습니다.
저는 2004년 11월 1일 재선거로 군수에 당선된 이후 오늘까지 7년 2개월 2,595일 동안 군정 목표를 가난 극복, 군민소득 증대에 두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강진 행정은 모두 무의미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공무원의 유일한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든 게 부족하기만 한 저는 오직 용기와 분노를 무기삼아 ‘가난과의 싸움’을 선언하고, 이 싸움의 최선두에 서서 이 강진 땅에서, 이 서러운 전라도 땅에서 우리 모두의 적 가난의 섬멸에 몸을 던졌습니다.
오직 일 중심으로 군청을 변화시키기 위해 승진 인사를 비롯한 모든 인사시 청탁, 돈을 일절 배격했습니다. 인사는 군수가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군민 여러분을 지극 정성으로 대하는 친절 공무원이면, 그리고 군민소득 증대에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면, 과감히 발탁했습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경력이 짧건 길건, 남성이건 여성이건 중요시하지 않았습니다.
친절과 정직은 고도의 경제 개념이며, 강진 경제를 일으키는 최고 기반시설로 인식하고자 했습니다. 공직자들에게도 유능한 불친절함보다는 무능한 친절함이 차라리 더 나으며, 친절은 무한정해야 하고 무절제되어야 하며,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들의 상전인 군민 여러분들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친절해지자고 했습니다. 대한민국 행정 수도는 서울이지만, 「친절 수도」 ․ 「정직 수도」는 강진일 수 있음을 꿈꾸어 왔습니다.
그동안 거의 무신경으로 방치해왔던 디자인의 중요성을 줄기차게 강조해왔습니다. 작게는 홍보 리플렛이나 조그마한 돌담에서부터, 크게는 대형 공사나 건축물까지 선진화되고 글로벌한 디자인을 도입하려 애썼습니다. 그래야 관광이 일어나고, 지역 민심이 순화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전국 유일의 맞춤형 「강진 드림팀제」의 전격 시행은 생산성 향상과 성과중심 행정의 제도적 표현이었습니다. 강진 드림팀제는 지금 세계적 기업 삼성전자에서도 그 의의와 성과를 평가하고 언급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강진 드림 팀제는 강진발전의 기관차임이 속속 입증되고 있습니다.
1억원 이상 농가 순위가 2005년 17위에서 불과 4년만인 2009년부터는 전남 2위로 급상승하였습니다. 1억원 이상 매출 음식점 숫자가 10여 개에 불과했던 우리 강진이 금년의 경우 벌써 91 개가 되었습니다. 전국 최고의 귀농ㆍ귀촌지역이 되었습니다. 전국 출산율 1~2위를 다투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날씨보다 마음이 더 따뜻한 고장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우리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전국적 벤치 마킹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교육 하나만 살려내도 당신은 성공한 군수로 칭송될 것” 이라던 취임 초 몇몇 분들의 간절한 당부를 가슴에 새기며 강진 교육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강진 교육을 살려냈습니다. 지역내 5개 고등학교가 모두 정원 미달이었던 것을 3년만에 모두 완전 정상화시켰습니다. 금년 초에는 성전고가 한 학급 증설되었는가 하면, 며칠 전 전남생명과학고는 전국 최초로 농업계 마이스터고에 선정되었습니다.
강진 청자축제는 대한민국이 공식 지정하고 지원하는, 문자 그대로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축산기술연구소, 소방서, 환경산업기술센터, 통계청, 해양수산연구소 등 공공기관 유치는 달라진 강진의 현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없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군민 여러분!
이제 지난 8년 여 긴 시간을 조용히 뒤돌아봅니다.
우리는 강진군청이 중앙부처를 바꿀 수 있고 강진군에서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느 덧 한국 행정의 한 표준이 되었고, 강진군은 상당히 유명해졌습니다.
가슴 벅찬 감동과 보람도 느끼지만, 그러나 여러가지 아쉬운 점들도 느낍니다.
BTL 사업으로 추진했던 강진 아트홀의 국비확보 문제는 궁극적으로 해결되고 말 것이지만, 심히 유감스럽고 찜찜한 일입니다. 강진CC를 비롯한 몇몇 민간 투자유치사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지 못해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군민 여러분들의 애경사나 각급 모임, 단체 행사에 자주 함께하지 못한 일도 너무 많았습니다. 저를 찾아오시는 군민 여러분들을 그때그때 제대로 모시지도 못했습니다. 제 시력이 워낙 나쁜 탓에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도 잘 알아보지 못하고 먼저 인사를 드리지 못한 일들도 허다했었을 것입니다. 모두 죄송했습니다.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일하면서 일에 관한 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앞으로만 밀어 붙이는 제 성향으로 인해 특히 공무원 여러분을 질타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마음 아파하고 상처 입으신 분들도 계셨을 것입니다.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큰 양해를 구합니다. 이 모두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군정에 대한 충정과 애정, 그리고 공익적 차원이었음으로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그럴 일 없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 모처럼 “휴우···”하면서 긴 숨을 한번 내쉬어 봅니다.
어젯밤 늦게 환경미화원들의 파업문제는 극적인 타협을 보았습니다. 노조에서는 전남 노동위원회의 중재 조정안인 3.6% 인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합의해 주었습니다. 대신, 집행부인 군에서는 위생수당을 매월 1만원씩 인상시키자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파업기간 중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지켜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노사는 함께 인식하였습니다.
그동안 파업에 따른 우리 미화원 여러분들의 육체적ㆍ정신적 고통과 가족 여러분들의 심려에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파업기간 중 자발적으로 쓰레기 치우기 등 대체 업무에 적극 나서 주셨던 동료 공직자 여러분들께 깊은 신뢰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파업기간 중 대체업무에 나서 군 환경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결의를 해주신 군 공무원 노조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불편을 인내하시면서 이 파업상황을 지혜롭게 성원해 주셨던 군민 여러분들께는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어쨌든, 파업문제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날 수 있게 되어 마음 후련합니다.
내일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노두근 군수 권한대행체제가 내년 4월 신임 군수님이 취임할 때까지 흔들림 없는 안정 속에 성과있게 지속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강진군수 재임기간 8년은 제 생애 가장 생산적인 기간이었고 가장 보람에 찬 기간이었습니다. 고향의 군수로서 재임한 사실과 재임한 시간을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또 다른 위치에서, 부족한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사랑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온 몸 바쳐 더 크고 더 용기있게 일할 것을 다짐하고 약속합니다. 여러분들의 한결같고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강진 군민 여러분! 동료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이제 저는 저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정들었던 군수실을 떠나려 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를 진실로 사랑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너무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1. 12. 9.
강진군수 황주홍 올림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