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와 흑수 피해 쌀 생산 비상
강진 해안가 인접한 논들 극심한 피해
공무원들 피해조사 시 “농민마음 헤아린 친절 필요하다”
전남도 염해, 백수, 흑수 피해 벼 수매한다 밝혀
“벼가 쓸어 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진짜 피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암면 신기리 김00씨는 벼 이삭과 잎이 하얗게 말라버린 논에 할 말을 잃었다. 막 피어 나던 벼 이삭이 태풍을 맞아 백수 또는 흑수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피해 현상이 전남도 농가에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9일 전남도가 염해와 백수, 흑수 피해를 입은 전남도내의 농가 벼를 정부가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진지역 농작물의 경우 바닷가에 인접한 사초리, 약천, 대벌, 논정, 신기, 만덕리 등 해안가 논들은 해풍, 조풍으로 인해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벼가 제대로 서 있어 보여도 한 번 피해를 입은 논은 정상적인 결실을 맺을 수 없어 제 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이번 태풍 피해에 대해 공무원들이 피해조사를 나왔을 경우 그냥 겉만 핥고 가는 조사도 그렇지만, 무표정하고 불친절한 태도에 화가 났다고 표현한 경우도 있다. 많은 민원으로 인해 업무가 가중된 공무원 상황도 이해가 되지만, 피해를 당한 농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친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피해조사와 복구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농작물의 경우 지난 볼라벤과 덴빈 태풍에 의해 직접적인 침수로 인해 염해를 입지 않고도 태풍을 맞은 벼들은 벼 알곡의 수분이 말라서 백색이나 흑색으로 말라 죽는 백수, 흑수 현상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올해 농가 쌀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백수 흑수 현상은 강한 바람에 벼 이삭이 상처를 입고 수분이 말라 백색이나 흑색으로 변색되고 쭉정이만 남게 되어 상품성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수확을 못하게 된다.
전남도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 해안가 벼논을 중심으로 염해와 백수 흑수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하여 도는 피해 정도별로 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긴급 건의한 결과 염해와 백수 흑수 피해에 의한 등외품 벼에 대해서는 등외품 공공비축미로 수매키로 했다고 밝혀 피해농가들은 한편으로는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또한 태풍피해로 인해 수확할 수 없는 벼 중 조사료용으로 사용 가능한 면적에 대해 사일리지 제조비 50억 원(톤당 4만원)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전남도는 또 태풍피해로 인해 벼를 수확할 수 없는 면적 2만ha에 볏짚제거작업료 120억원 지원, 태풍 피해답에 대한 벼 후작으로 조사료를 재배하는 농가에 종자대 등 295억원 지원, 재해대책 경영안정자금 500억 원 무이자 특별융자지원, 태풍으로 인한 흰잎마름병, 벼멸구 등 후기병해충 예방을 위한 농약대 지원 등 피해 내용별 대책을 건의해 정부와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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