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용 드러내는 강진 전라병영성
대규모 관아시설 발굴…당시 유물공개, 보존상태 양호
강진 전라병영성(康津 全羅兵營城)의 정비·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진군에서는 (재)한울문화재연구원(원장 김홍식)에 의뢰하여 전라병영성 내부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결과, 객사(客舍)로 추정되는 대규모 건물지를 포함 총 14개소의 건물지와 방지(方池) 4개소 및 담장·배수로 등이 확인되었다.
사적 제397호인 ‘강진 전라병영성’은 병마절도사가 머무는 조선시대 서남부 지역의 군사본부로 태종 17년(1417)에 축조되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큰 역할을 담당했던 곳으로서 1894년 동학농민운동으로 성내 시설물 대부분 전소된 후 고종 32년(1895)에 폐영(廢營)되었다. 전라병영성에 대한 학술조사는 성벽에 대한 발굴조사가 1999년부터 6차례에 걸쳐 진행되어 현재는 대부분의 성벽이 복원된 상태이고, 2011년부터는 성 내부에 대한 시굴조사가 진행되어 2012년 현재, 객사(客舍) 및 동헌(東軒), 내아(內衙)의 영역으로 추정되는 북서측지역에 대하여 정밀발굴조사가 진행 중에 있는 상태이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전라병영성의 객사(客舍)로 추정되는 대규모 건물지를 포함하여 총 14개소의 건물지와 방지(方池) 4개소 및 담장·배수로 등이 확인되었다. 조사된 건물지들은 전반적으로 2~3차례 증·개축된 중복 양상이 확인되는데 잔존 상태가 양호한 조선 후기의 유구를 기준으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조사지역 남측에서 정면 11칸(54m), 측면 4칸(18m)의 대규모 건물지가 노출되었는데 건물지의 규모 및 유구의 양상으로 볼 때 객사로 추정된다. 주칸거리는 320~570cm 내외이며 적심은 지름 200~270cm 규모로 상당히 큰 편이다. 건물지 남측 전면에는 월대(月臺)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아래에는 박석이 깔려 있는 상태이며 후면에도 답도시설과 복도로 추정되는 흔적들이 확인되었다.
조사지역 북측에서는 동헌 및 내아와 관련된 건물지로 추정되는 건물지 8개소가 밀집되어 노출되었다. 동헌으로 추정되는 건물지는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로 동측 전면에는 박석이 깔린 마당공간이 확인되었고 그 주변 일곽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지가 확인되었다. 문헌 기록에는 병마절도사가 머무르는 운주헌(運籌軒)과 우후(虞侯:병마절도사 밑에 두었던 부직)의 아사(衙舍)인 적만헌(敵萬軒)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동헌 추정지역의 북측지역에서는 내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들이 확인되었다.
조사지역 북서측에서는 4개의 방지(方池)와 방지들 사이에서 건물지 3개소가 확인되었는데 문헌 기록에는 이 일원에 연희당(燕喜堂)이 있었다고 한다. 4개의 방지(方池) 중에 가장 큰 규모의 방지는 가로 27m, 세로 20m, 깊이 1.8m 정도로 객사로 추정되는 건물지 서측에 인접해서 노출되었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병영과 관련된 성곽 중 가장 보존상태가 양호한 강진 전라병영성은 도성, 읍성과는 다르게 성 내부에 군사적인 시설만이 있었던 군영성이다. 호남지방의 53주 6진을 총괄하는 육군의 총지휘부로서 성 내부의 군영 체계와 배치 관계 등 조선시대 총지휘부의 병영에 대한 학술적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써 가치가 크다 할 수 있다.
한편 강진군에서는 지난 5일 전라병영성 복원 현장에서 설명회를 실시했다. 이날 목포방송과 호남방송 등 많은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설명회에서 (재)한울문화재 박호승 연구원은 “이번에 발굴된 적심의 크기는 실제로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은 큰 것으로 본 기둥이나 초석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윤순학 강진군청 문화관광 과장은 “특히 최고 3m 길이의 적심은 건물 내부 기둥을 받친 흔적으로 남아 건물의 위용이 거대했음을 짐작케 한다”며 “당시 생활용기로 사용했던 백자그릇과 연적, 화살촉 등 300여 점의 유물도 공개한다”고 밝혔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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