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북초등학교, 야구부 창설 1주년
“이제는 지역 야구단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폐교 위기 딛고 일어선 희망의 야구단… 전천후 실내연습장 마련등 과제 선적
지난해 야구단을 창설하여 폐교 위를 극복한 강진읍 서산리에 위치한 강진북초등학교(교장 박현수)가 지난 10월 14일 1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총동문회 회원들이 다수 참석하였으며, 화순군 야구팀을 초청하여 경기를 갖기도 했다.
강진북초등학교는 현재 전체학생 30명 중 16명이 야구선수다. 당시 야구단 창설은 학생 수 감소로 폐교위기에 처하자 전국 각지에 있는 동문들이 힘을 모아 광주ㆍ전남 전 지역을 포함하여 야구를 좋아하는 학생을 모집하게 되었다. 또 학교 운동장에 야구장 시설과 합숙소 등을 마련하였고, 14명선수를 조직하여 야구단 창단식을 가졌다.
또한 총동문회에서 지원을 하기로 하고 북초등학교 동문인 전 해태타이거즈 출신인 김태업(51) 선수를 감독으로 선임하였으며, 교육청 지원으로 코치 한 명을 모시면서 본격적으로 야구선수를 키워내는 학교로 변신했다.
이와 같이 야구단을 창설한 후 현재까지 8번의 경기에 참가해온 북초 야구단은 7차례 경기에서 저조한 실적을 내다가 최근 9월 7부터 9일까지 개최된 전남야구협회장 야구대회에서 공동3위를 차지하면서 드디어 좋은 실적을 올리기 시작했다.
북초등학교 야구단은 현재 5학년 7명, 4학년 3명, 3학년 1명, 2학년 4명, 1학년 1명으로총 16명이다. 이 학생들은 인근학교 학생보다는 외부에서 온 학생들이 더 많다. 학교 인근에는 노령화로 인해 아이들이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을 수소문하여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모였기 때문에 야구연습을 하는 시간이 최고로 즐거운 아이들이다. 그러나 야구선수라고 해서 정규 수업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훈련시간은 수업을 모두 마친 방과 후 시간이다. 학교운동장의 3분의2를 차지한 야구장 시설에서 어린 선수들은 해질 무렵까지 야구연습 하며, 방학을 이용하여 전지훈련을 다녀온다.
이처럼 강진북초등학교 야구단은 창단 후 1년간 총동문회의 노력과 지자체의 도움으로 이끌어 오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서서히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많은 보이지 않는 애로점이 있고, 직접 야구선수들과 생활하고 있는 감독에게는 매우 절실하다.
1년간 북초등학교 야구단을 이끌어온 김태업 감독은 “지역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오기를 바랐지만, 아이가 야구를 한다고 해도 부모가 반대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운동을 하면 공부를 안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며 “공부를 다 하고 운동을 하기 때문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전남 서남부 야구단으로서는 유일한 야구단이기 때문에 이제는 지역에서 적극 이끌어 가면 더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피력했다.
현재 북초등학교 야구단은 우천시와 동계에는 훈련을 할 수 없다. 실내연습장을 갖추지 못하여 연습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내연습장을 짓기 위해 현재 운동장 한쪽에 시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총동문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전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김 감독은 “야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을 유치하는 문제도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제대로 시설을 갖추면 학생들이 더 올 수 있다”며 “시골이라 기피하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북초 야구단이 있음으로 해서 타 지역 야구단이 강진으로 전지훈련을 오는 경우도 있어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에 따르면 “올해에도 3~4팀이 전지훈련지로 선택할 의사 전달해 왔다”며 “동계 전지 훈련팀이 오겠다고 해도 현재는 연습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치하기 힘든 상황이며, 다른 팀들과 경기도 해보고 실력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초등학교 박현수 교장은 “북초 야구단은 지금까지 걸음마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시기다”며 “야구선수들이 야구를 하면서 공부 실력도 같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게 된다면서, 어린 시절 공부와 더불어 좋아하는 운동을 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월등한 체력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강진북초는 1963년 개교한 후 1970년대까지 전교생이 1,000명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전교생이 17명으로 줄어 통폐합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2011년 총동문회의 노력으로 10월 14일 야구단을 창단했으며, 학생 수가 31명으로 늘어나 가까스로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재까지 야구단 운영은 총동문회의 도움과 강진군에서 연간 5,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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