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모 문화원장 선임결의는 무효 ‘판시’
조정 두 차례 했으나 끝내 불발
판결 불복할 경우 2주 내에 상고장 제출해야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 민사부(지원장 송혜영)는 12월 4일 오후 2시에 열린 판결선고에서, 지난 2012년 5월 19일에 열린 총회에서 원 모 씨를 원장으로 선임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시를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 모씨는 2004년 6월 23일부터 2008년 6월 21일까지 문화원장으로 재직한 바 있고, 이후 김규식이 문화원장으로 재직하면서부터 직무정지가 되었다”며 “2011년 10월 30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김규식의 직무집행정지에 따른 직무대행자를 결정하게 되었을 때, 이사회는 당초 이용희 부원장을 원장직무대행자로 선임하려 했으나 이용희 부원장이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윤영규 부원장이 원장직무대행자로 선임되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 모씨는 2008년 6월 원장 퇴임이후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고, 김규식 이후 문화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원용호의 회비납부가 문제되자 문화원은 2012년 4. 23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정관에 평생회원이 규정되지 않은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관례적으로 평생회원이 인정되었다’는 이유로 평생회원에 대해 피선거권을 인정할 것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후 문화원은 2010년 5.19일 임시총회에서 원용호를 문화원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다”며 “피선거권이 없는 원용호를 원장으로 선임한 이 사건 총회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 같은 판시를 하기 전까지 조정에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 지원장은 “강진이 장흥보다 고소 고발 건이 많다”며 “원고와 피고가 함께 노력해 조정이 되었으면 한다”고 주문했으나 끝내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법관을 지낸 한 변호사는 “지역사회이기 때문에 그 같은 현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도회지의 경우 조정에 앞서 법과 규정에 따라 판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해 재판부의 고충이 있었음을 대변했다. 원 모 문화원장은 즉시 항소할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화원 평생회원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정관 등 임원선거관리규정에 평생회원제 규정 없고
이사회의록조차도 언급된 바 없어 근거 없는 ‘회원제도’
문화원의 회원은 크게 일반회원과 특별회원으로 나뉜다. 일반회원은 강진군에 거주하는 자이고, 특별회원은 거주지역을 불문하고 문화원 발전에 기여한 자로서 원장의 승인을 얻으면 된다. 그러므로 정관 제7조 구분 및 입회절차에 있어 평생회원 제도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회원의 의무와 자격상실
회원의 의무는 문화원의 정관 및 규약의 준수를 첫 번째로 꼽고 있다. 그리고 연회비 및 제부담금이다. 연회비를 내지 않을 경우에는 회원의 자격이 없음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회원의 탈퇴는 원장에게 탈퇴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회원의 자격이 상실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이는 회원자격이 있는 자가 회원을 포기했을 때를 말하고 있다.
피고측인 문화원에서는, 제11조 ‘회원의 상벌’에 있어 회원에 대한 징계의 종류는 제명과 자격정지가 있으므로 징계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회원자격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회원으로서 문화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손해를 끼치는 경우 회원에 대해 징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격정지에 있어 3월 이상, 6월 이하의 기간 동안 회원자격을 정지하며 자격정지 기간은 이사회 의결에 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는 것은 징계절차를 밟아 징계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해서 제명이나 자격정지 등의 절차를 ‘징계’라는 차원에서 실시하기 위해 만든 조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까지 회비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징계절차를 밟아 징계한 적은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피고측은 “일단 회원자격이 인정되면 연회비를 납부하지 않더라도 탈퇴서 제출이나 징계가 없는 한 회원자격이 정지되거나 박탈되는 것이 아니다. ‘임원선출에 관한 총회운영규정’에서는 피선거권에 대하여 ‘1년 이상 회원자격을 유지한 자’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선거권과 같이 연회비 납부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원용호가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용호에게는 피선거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했었다. 또한 “원장은 일반회원보다도 많은 임원회비를 납부하였고 공로가 인정되므로 문화원은 원장으로 직무를 수행한 자들에 대해 관례적으로 회비납부의무를 면제해 주었다”며 “이 경우 전임 원장들은 평생회원으로 인정해 주는 문화원의 관습법이 있고, 이에 대해 피선거권을 인정한 이사회의 의결이 있었으므로 원용호가 2008년 이후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용호에게는 피선거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가 주장한 바와 같이 회비납부 여부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개념적으로 피선거권은 선거권을 가진 사람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통상 선거권보다 강화된 요건을 규정하는 것이므로 피선거권은 ‘회원자격을 취득하고, 회원자격을 취득한 날로부터 계속하여 1년 이상 회원자격을 유지한 자 중에서, 임원선임을 위한 총회 소집일을 기준으로 6개월 이전에 연회비를 납부하는 자’에게 인정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렇지 않게 해석할 경우 회원이 된 지 1년이 넘은 사람은 선거권은 행사하지 못하더라도 임원의 피선거권이 있다는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원장의 임원회비란 무엇인가
문화원은 모든 임원과 모든 회원이 회비를 납부해 오고 있다. 임원의 회비납부는 일반회원보다 더 많이 내는 것으로 대의원, 이사 ·감사, 부원장, 원장 순으로 차등을 두고 있으며 원장이 가장 많이 내고 있다. 통상 50만 원 내외인데, 이 경우 원장은 년 300만 원 이상 판공비의 예산이 세워지고 있으므로 많은 임원회비를 냈다고 주장하기에는 권리와 의무가 상충되지 못하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대의원, 이사·감사, 부원장 역시 일반회원보다 더 많은 회비를 내는 것은 문화원의 각종 행사와 사업의결 등 문화원 사업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회원보다도 특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경우 피고측에서는 원장이 임원회비를 내지 않아도 되며 그에 따른 규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강진문화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이며 해년마다 예산안을 세울 때 해왔던 일이므로 임원으로 재직시 임원회비를 많이 냈기 때문에 일반회비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게 재판부의 해석으로 비쳐진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원용호가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므로, 원칙적으로 피고 임원 피선거권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원용호에 대해 피선거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평생회원 제도의 인정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관습법상 평생회원이란 무엇인가?
이용희 부원장을 직무대리로 의결할 때 논란
재판부 ‘평생회원 인정 기준에 대해 확립된 기준 없다’
재판부는 관습법상 평생회원의 인정 여부에 대해 2004년도 박종상, 김영배, 이형희, 윤일영을, 2006년도에 박종상, 김영배, 이형희, 이용희를, 2012년도에 김영배, 박종상, 원용호를 회원관리대장 상 평생회원으로 기재하여 관리한 사실. 박종상, 김영배, 이용희, 윤일영이 2008년 제8대 임원선거 내지 2012년 10대 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원의 관습법상 평생회원을 인정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가능하다고 할 것이나 회원의 자격과 종류,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인정 범위와 같이 중요한 사항에 대한 관습법의 존재 여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관해 위 인정사실에 의한 다른 점으로 문화원의 정관에는 일반회원과 특별회원만을 규정한다는 점, 원장이 회원의 가입승인을 이사회에 보고한 후 회원자격을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평생회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기본적인 절차를 갖추어야 할 것인데, 이사회에 대한 보고 내지 원장의 승인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문화원에서는 전임 원장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평생회원 제도가 생겼다고 하나 평생회원으로 되어 있다가 누락되기도 하고 평생회원의 인정 기준에 관하여 확립된 기준이 없는 점, 문화원이 평생회원을 관리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4년이고, 이후 임원 선임을 위한 총회는 2008년과 2012년 단 두 차례에 그쳤던 점, 이용희 부원장의 회비 미납부가 문제되어 원장직무대행자로 선임되지 못한 점, 정관 제17조 제3항에서 회비를 납입하지 않을 경우 임원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회비납부의무는 회원의 주요 의무로 보아야 하는 점, 또 문화원에서 2012년 4월 23일 이사회에서도 평생회원 제조의 인정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문화원의 관습법상 평생회원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문화원에서는 회원관리원부 비고란에 평생회원임을 명시해 놓고도 그에 따른 일체의 정관, 선거관리규정, 이사회의록, 내부결재 등의 절차를 갖추지 않았고, 전임 원장 뿐 아니라 원장을 지내지 않는 사람도 평생회원으로 명시해 확립된 기준이 없다는 점을 재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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