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중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교칙위반 학생에 동료학생으로 구성된 배심원 ‘모의재판’
학생자치법정 개최 등 ‘학교폭력’예방 건전한 학교발전
강진중학교(교장 김경중)에서는 7월10일(수) 학생 자치 법정을 개최하여 법의 소중함과 준법정신을 일깨우는 뜻 깊은 행사를 가졌다. 자치법정은 금학년도부터 실시하고 있는 그린마일리지 상벌점제도와 연계하여 교칙 위반 학생에 대하여 동료 학생들로 구성된 배심원으로 하여금 긍정적 처벌을 내리게 하는 일련의 모의 재판과정이다. 과벌점자에 대한 처벌 수준을 동료 학생 배심원단에 의해 결정하게 함으로써 학생자치회가 함께 참여하여 제정한 학생 생활 규칙을 지키지 못했을 때 그 결과에 대해 다 함께 고민하고 책임지게 한다는 점에서 교칙준수를 위한 색다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벌점 받은 학생들에게 전교생 앞에서 각자 나름의 사정을 변론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책임 있는 약속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바람직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10일 강진중에서 진행되는 자치법정을 보며 강진중이 달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 그동안 강진중학교는 학생생활지도와 관련하여 많은 문제가 있었음을 학부모입장에서 잘 알고 있었다. 물론, 학교 붕괴, 학교 폭력, 금품 갈취, 자살 등의 문제는 비단 강진중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위기감을 느낄만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어 오죽하면 근 몇 년 사이 관련법이며 관련 기구들이 머리가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이 생겨났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민, 학부모의 눈으로 보았을 때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강진중의 학교문화는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2013년 들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제일 먼저 전교생 교복입기를 지도했다. 단정한 교복입기는 학생들로 하여금 학생의 신분임을 깨닫고 책임 있는 행동을 유도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금품갈취며 학교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했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를 했을 때 반드시 변상조치하여 학교의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도덕성을 가르쳤다. 수업방해를 하는 학생에겐 그린마일리지제도의 벌점제를 활용해 생활점검부를 만들어 바른 수업태도를 유도했고 학부모 상담을 대폭 늘려 문제가 있는 학생은 학부모와 함께 고민을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전교사가 혼연일체가 되어 마침내 강진중이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강진중은 면단위 학교에 비해 교사들의 근무여건이 매우 힘들다고 한다. 과밀학급에 생활지도와 학습지도의 부담이 커서 교사들의 근무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중학생은 사람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라는 말이 있다. 사람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라면 괴물이란 이야기다. 사춘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와 만나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장난스러우나 단적으로 드러낸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중학교 2학년 학생 때문에 북한이 남침을 하지 못한다는 개그는 구버전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민이나 학부모나 새로운 학교문화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강진중의 노력에 뜨거운 응원과 관심을 보낼 필요가 있다. 생활지도는 학교만의 노력으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없다. 긴 시간을 두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고 협력할 때 비로소 열매를 거둘 수 있는 법이다.
기실, 학교폭력이며 금품갈취는 단지 강진중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래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긴밀한 연결고리가 있다. 강진중이 달라진다는 것은 강진 관내의 고등학교가 더불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으며 멀게는 강진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긴 투자가 아닐 수 없다.
학기초 강진중은 학교전담경찰관(강진경찰서 이준학)의 청소년 범죄예방교실 특별강의를 18회나 실시했다고 한다. 지역의 유관기관들과 긴밀하게 손잡고 학생들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학부모와 지역민은 보다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함께 연대하여 협력할 것이 무엇인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이 진행하여 다소 어리숙하지만 진지한 가운데 진행된 오늘의 학생자치법정은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준법정신과 책임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학교생활의 기초 질서 확립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행복한 학교를 만들려는 학교분위기의 일면을 엿보게 했다. 생활지도는 학습지도와 긴밀한 연결 관계가 있고 몇 명의 힘으로 만들어지거나 천지가 개벽하듯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강진중이 달라질 때 길게는 강진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더 많은 신뢰와 관심, 그리고 응원을 보내자고 제안해 본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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