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직불금 인상 공약 파기
황주홍 국회의원은 지난 14일 농식품부 국감에서 주무장관에게 “박근혜대통령은 후보시절인 2012년 11월 19일 한농연 토론회 인사말에서 ‘고정직불금을 현재 헥타당 7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고, 또, 새누리당 대선공약집에도 7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으로 인상하겠다는 약속이 들어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 10일, ha당 70만원인 쌀고정직불금 지급단가를 80만원으로 인상하는 고시를 하면서, ‘쌀 고정직불금 인상(70만원⇒80만원)은 농업인 소득안정을 위한 박근혜정부의 핵심 공약사항을 이행하는 1단계 조치’라고 발표했다.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실 관계는 이렇다. 80만원으로 올린 것은 정부가 아닌 국회가 했다. 2013년 1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80만원으로 인상되어 통과되었다. 원래 국회 농식품위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합의로 100만원으로 지급 인상을 의결했다. 그것을 (이명박) 정부가 반대해 80만원으로밖에 못 올렸다. 원래 이명박 정부안은 70만원 동결이었다. 요컨대, 80만원으로 올린 것은 국회였고, 시점은 금년 1월 1일이었다. 주지하듯, 박근혜 정부는 금년 2월 25일 출범했다.
정부는 이런 객관적 사실조차 ‘박근혜대통령의 치적’으로 거짓 포장하고 있다. 관료들은 ‘박(朴)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 80만원으로 고정직불금이 10만원 인상된 것은 박근혜대통령이나 정부(농식품부)의 노력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고정직불금 인상을 위한 예산을 단돈 1원 한 장 편성해놓지 않고 있다. 명백한 약속 위반이고, 공약 파기다. 2013년 예산 6,984억원과 같은 규모인 6,880억원만을 최종 편성해놓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쌀직불금 인상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손톱만큼의 의지라도 가졌다면 2013년 수준(80만원)으로 동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2013~2017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2013. 10. 1)」을 통해, 어이없게도 차기 대통령선거가 있는 2017년에야 ha당 1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선거의 존재의의를 부정하고 희화화하는 일이다. 선거 때 공약한다는 것은, 당선되면 그 약속을 모두 또는 일부부터 실천하겠다는 공약과 지지의 교환계약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 정부는 버젓이 2017년에 지키겠다고 발표해놓고 있다. 웃음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직불금 공약 파기는 기초노령연금 공약 파기보다 훨씬 더 질적으로 심각하고 파렴치하다. 기초연금은 그래도 70% 노인들에게는 지급하겠다는 것이지만, 직불금은 300만 농민들 모두에게 적어도 내년까지는 단돈 1원 한 장 못 주겠다고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10만원 인상한 것을, 그것도 작년에 예산국회에서 한 것을, 마치 박근혜정부가 인상한 것처럼 거짓과 위계(僞計)까지 쓰고 있다.
박대통령과 정부는 대선공약 파기와 부정직한 국민 눈속임 행정행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황주홍의원이 농식품부 국감(10월 14일)에서 이를 집중 추궁하자, 장관은 “책임을 느낀다”고 시인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100만원 약속을 내년까지 지켜야 한다.” 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사과하고, 주무 장관은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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