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선일지
2013년 10월 23일
황주홍 (민주당 장흥강진영암)
승복과 불복의 문제
방금 JTBC 박성태 앵커의 「뉴스 콘서트」에 출연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문재인 의원의 성명서 관련 인터뷰였습니다.
Q. 황의원님, 문재인 의원의 성명서 어떻게 보셨습니까?
A.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그와 같은 입장 표명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가기관에 의한 상당 수준 대선 개입이 있었고, 이것은 심각한 일이며, 대통령의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문재인 의원의 성명서에 수긍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불공정 선거의 수혜자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단정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입니다.
민주당의 입장은, 국정원 댓글 등 대선 개입의 진상이 밝혀져야 하고, 관련자 처벌이 뒤따라야 하며, 박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대선이 잘못되었다, 그러니 다시 하자” 는 입장은 아닙니다. 이른바 ‘대선 불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대선 승복입니다.
김한길 당 대표도 국정원 대선 개입 등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지난 대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느냐 하는 것은 증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108만 표 차로 이겼는데, 이 108만 표 중 불법 댓글에 영향을 받아 안 찍었을 사람이 찍은 경우가 얼마인 거냐? 를 입증해내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쳤냐 안 미쳤냐, 크게 미쳤냐 작게 미쳤냐, 하는 문제도 판단 여하에 따라 논의의 여지가 큰 것입니다.
문제는, 정부 여당이 도무지 집권당답지도, 대통령답지도 못하다는 데 있습니다. 지금 정부 여당을 보면, 혹시 잘못 발언하고 잘못 대처했다가 박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리지나 않을까 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당당히 시인할 것은 시인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야 맞을 것 같은데, 자꾸 무언가를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것 같아서,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박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렇게 중요한 국정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것입니까? 국사에 침묵하고 있으라고 대통령으로 뽑아놓은 것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박대통령은, 비록 이런 일들은 이명박 정부 때 일어났던 일이지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확실히 밝히겠다, 공명정대하게 처리하겠다, 하고 나와야 합니다. 왜 대통령다운 입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입니까?
내일도 국정감사가 있습니다. 마사회와 농어촌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있어서 그 준비로 분주했지만, 최근 댓글 정국과 관련한 추이가 국민들 보시기에 퍽 한심해 보일 것 같아 한마디 인터뷰를 했습니다. 경제지표상으로는 곧 선진국이니, 이미 선진국이니, 하고 있는 OECD급(級) 대한민국에서 ASEAN급의 논란으로 영일이 없으니 참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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