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슬픔이 오롯이 되살아난
茶山家와 천주교
제13회 강진청자문화제 & 제4회 다산 정약용선생 유물특별전
2008년 8월 9일~ 9월 7일 강진군 다산기념관
-- 강진군· 예술의 전당· 오륜대한국순교자기념관 공동주최-
강진의 자랑 다산 정약용선생
제4회 다산 정약용선생 유물특별전이 다산기념관에 전시되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13회 강진청자문화제 개막일에 맞추어 전시된 다산 정약용선생 유물특별전은 ‘다산가와 천주교’라는 전시 테마로 오는 9월 7일까 한 달 간 전시된다.
2005년부터 개최된 <다산 정약용선생 유물특별전>은 해마다 ‘다산과 제자의만남’ ‘다산과 추사의만남’ ‘다산 학예의 뿌리를 찾아서’등의 주제로 조명하면서 4회째에 이르고 있다. 강진에서의 이러한 조명은 학문과 예술 철학 정치학 경제 지리 법률 역사학까지 거의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방대한 분야에 매진한 다산 정약용선생의 정신과 사상의 숭고함을 느껴보는 좋은 시간이다. 관광객들은 다산 정약용선생이 18년간 강진유배의 처절한 삶에서 초월적이고 차원 높은 정신경지에 도달했음을 알게 된다.
각종 성서, 순교·박해관련 자료의 종교적 차원
이번 특별전에는 ‘다산가와 천주교’를 주제로 한 서학(西學)이다. 조선후기 새로운 학문이자 신앙으로 도입된 천주교의 종교적 입장을 다산가와 함께 조명하고 있다. 다산가의 천주교 핵심 인물 중 한 분인 정약종의 저작 주교요지와 당시 각종 성서, 순교·박해관련 자료를 통해 조명하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주교요지는 초기 천주교회 창설자의 한 사람인 정약종(세레명:아오스딩)이 저술한 교리서로,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말로 지은 최초의 교리서인 것이다. 이 외에도 대중(大衆)중에 있는 신자가 고백성사를 볼 수 없을 때, 또는 임종 때 상등통회로 구원을 얻는 방법을 4부분으로 나누어 제시한 회죄직지, 일반신자들이 죽음을 묵상토록 한글로 쓴 사후묵상, 교리에 대한 100항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으로 구성된 천주성교백문답, 그림교리서인 요리강령, 성오상 방지거 잔꽃송이, 성경광익 등 당시 희귀활판본, 필사본, 성경 및 순교 박해관련 인물필적, 정약용과 그의 아들 학연의 간찰 등 33건 41점이 최초로 공개되었다.
다산가(茶山家)와 천주교(天主敎) 그리고 강진
다산 정약용선생은 1801년에 벌어진 ‘신유사옥’과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천주교도로 지목되어 강진 유배생활을 하였다. 다산은 강진유배 40세(1801년)부터 58세(1818년)까지 장장 18년간 처절하게 좌절된 삶 속에서 차원 높은 정신경지를 이루며 역사적이고 세기적인 업적을 남겼다. 이러한 유배생활동안 떨어져 있던 아들 학연과 주고받은 간찰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나귀를 타고 광나루로 나가 배에 돛을 걸고 동쪽으로 거슬러 올라가 5~6동안 물고기를 잡아 회를 먹고 천진암을 구경하는 것이 좋을 듯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경술년(1850) 단양절 이튿날 학연 올림
앞의 아들 학연의 간찰에서 ‘천진암’ 이라는 지명이 들어가 있음은 당시 다산선생의 가계가 천주교와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천진암은 이벽, 정약종,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 등 한국 천주교회 초기 인물들이 천학의 자발적인 진리탐구를 위한 강학회를 통해 천주교회로 승화시킨 천주교발상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천주교회의 103위 성인의 한 분인 정약용선생의 조카 정하상(바오로)의 <상재상서>라는 호교론의 문체는 육경고문체로 다산의 도움을 받아 저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산가와 한국천주교의 관계는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제4회 다산 정약용선생 유물특별전은 다산과 천주교 그리고 강진을 이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전시회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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