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진충신 강운화가의 '하늘'그림 |
풍경 사진 하나만으로도 힐링이 된다는 연구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한 학자는 집안에 풍경 사진 하나 걸어놔도 힐링이 된다고 발표했다. 강진에는 풍경을 나타낸 것으로 금릉팔경(金陵八景)이 있다. 지금은 금릉팔경의 풍경을 모두 볼 수는 없지만 지난 2일 산사음악회를 연 고성사의 고암모종을 시작으로 비파산에 뜨는 달, 서기산의 저녁 해, 죽도로 돌아오는 배 등이 금릉 팔경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많은 강원도엔 관동팔경(關東八景)이 있다. 강릉 경포대를 비롯해서 고성 삼일포, 양양 낙산사, 울진 망양정 등이 관동팔경이다. 소상팔경(瀟湘八景)은 중국의 동정호와 소수, 상수 근방에 있는 좋은 경치의 여덟 가지를 말한다.
풍경에 관심에 많았던 옛 선비들은 각 고을마다 팔경을 짓기를 주저하지 않아 군 단위별로 팔경이 있다. 이렇듯 아름다운 팔경을 보며 사는 것은 두말 할 나위조차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그러나 풍경 사진 하나 집안에 걸어놔도 힐링이 된다는 얘기다.
풍경에 관련된 숙어도 많다. 만리연수(萬里烟樹)란 말은 만리나 뻗친 연기 낀 나무란 말로, 연경의 팔경 중 하나이다. 명구승지(名區勝地)란 말은 아름답고 경치 좋은 땅이란 말이고, 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이란 말은 봄밤의 일각(一刻)의 경치가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말로서 봄 경치가 좋다는 얘기다. 원근강산(遠近江山)은 멀고 가까운 강과 산, 강산정기(江山精氣)는 산과 물이 빼어난 기운, 승개, 승지, 승경이란 말은 뛰어난 경치란 말이다. 강산풍월(江山風月)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이란 말이고 무릉도원은 (武陵桃源)은 선경(仙境)을 말한다.
화가 이중섭은 “일본의 산림은 빽빽이 나무가 서서 첫째 답답하고 인정이 안 가! 우리 산하가 아름다워! 더러 벌거벗어 살들이 들여다보이는 우리 황토산(黃土山)이 따스한 친근감을 주어…”라고 말했다.
이중섭의 말대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경우, 초가집의 마을 사진이나 아무렇게나 만든 것 같은 논틀밭틀의 옛 풍경이 더 가슴에 닿을지도 모르겠다. 성장했을 때의 추억의 사진이므로. 김광주 소설가는 ‘삼월 풍물첩’에서 “번거로운 도회지를 떠나 한없이 널푸러진 잔디밭 위로 오랑캐, 진달래, 개나리, 만발한 언덕으로 수양버들 늘어진 시냇가로……. 나물 캐는 아가씨 붉은 댕기에 향토색이 푸르녹고, 음매… 송아지 긴 울음에 한가한 오후가 흘러가고……. 이런 풍경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동경하는 수채화 같은 풍경에 불과한 것인가, 봄은 봄이언만-.”하고 말했다.
풍경 사진도 좋지만 풍경화도 사진 못지않을 것 같다. 그런데 푸른 색깔의 풍경사진이 더 힐링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의 말이다. 푸른 바다, 푸른 들, 푸른 나무 등 푸르름은 세상 어디에도 가득 차 있는 풍경이다.
강진에서는 사진애호가 그룹이 있어 차를 타고 아름다운 풍경을 찍기 위해 길을 떠나곤 한다. 우리가 ‘아, 멋지다’ 하고 감탄하는 사진들은 다 노력하고 땀을 흘려서 얻어진 것들이다. 풍경화를 그리는 강진 출신 작가들도 많다. 강운의 경우 흰 구름이 있는 ‘하늘 풍경’은 가히 압도적이다.
풍경.
풍경 사진 하나로도 힐링이 된다니 이 가을에 맘에 든 풍경을 골라 내 집에 들여오면 좋을 듯싶다. /송하훈 기자
다음기사 : 
